커피나 차에 많이 들어 있는 카페인이 치매 등의 인지장애 예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팀은 최근 34년간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카페인 섭취와 인지장애의 관련성을 알아 본 20개 관찰역학 연구를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카페인 섭취가 인지장애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은 지난 1990년부터 2014년까지 의학논문 데이터베이스 사이트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 내 20편(대상자 2만1479명)을 선정해 메타분석(기존 문헌을 분석해 질병의 원인, 주기 등을 분석하는 방법)했다.
그 결과, 커피를 통한 카페인 섭취는 17% 인지장애 위험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연구들 중 단면적 연구에서만 인지장애 위험성이 낮아졌고 보다 근거수준이 높은 환자-대조군연구 및 코호트 연구에서는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명 교수는 “치매는 고혈압, 당뇨, 이상지질혈증 등의 생활습관병과 함께 흡연, 음주, 운동 부족, 영양 부족 등이 치매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며 “카페인의 경우 동물실험이나 일부 역학연구에서 치매 등 인지장애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연구마다 결과에 차이가 있었다”고 말했다.
명 교수는 또 “이번 연구에서는 카페인 섭취양, 카페인 음료의 종류, 연구디자인, 성별, 인종별로 세부적인 메타분석을 시행했는데 카페인 섭취는 전반적으로 인지장애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왔다”며 “결론적으로 치매와 같은 인지기능장애를 예방할 목적으로 커피나 차를 많이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신경역학(Neuroepidemiology)’2월호 온라인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