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텐가?
한국화이자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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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05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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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무 담당자가 그간 언론을 통해 공개된 급여평가위원회(급평위) 명단을 바탕으로 제품의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 효과성 자료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에 대한 자사 약물(항암제 잴코리)의 급여등재 로비시도 의혹과 관련, 한국화이자제약이 입을 열었다.

한국화이자는 4일 늦게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급평위 평가 결과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어떠한 의도를 갖거나 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한국화이자제약은 급평위 최종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다”고 해명했다.

해당 제품의 등재 업무를 진행하는 실무 담당자가 그간 언론을 통해 공개된 급평위원 명단을 바탕으로 해당 제품을 설명하기 위해 접촉을 시도한 것이지, 로비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화이자측의 이같은 입장은 한마디로 궁색한 변명에 불과하다고 아니할 수 없다. 사안의 진실에 다가가려는 노력의 흔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직접화법을 배제하고 특유의 우회적 화법을 통해 어물쩡 넘어가려는 듯한 인상마저 주고 있다.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했지만, 그다지 반성하는 기미도 없어 보인다.

우선 ‘언론을 통해 공개된 명단’이라는 주장부터가 설득력이 없다. 대체 어느 언론이 대외비로 취급되고 있는 급평위원의 최근 명단을 공개했다는 말인가. 설령 공개를 했다면 해당언론도 공익을 간과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지만, 이번 문자 메시지 사건은 한국화이자측이 로비를 시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명단과 전화번호를 사전에 입수하지 않았다면, 쉽게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알려진 것처럼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는 총 52명의 위원들이 인력풀을 구성한 후, 회의 14일 전에 참석할 위원 21명을 무작위로 선정, 통보해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선정된 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해 급여여부에 대한 의견을 개진한다.

그런데 한국화이자는 이번 회의(12월4일)에 참석하는 위원들의 명단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문제의 문자메시지를 공개한 건강보험가입자포럼측에 따르면, 가입자측의 경우 3명이 급여평가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한국화이자는 이들 중 이번 회의 참석자로 선정된 위원 1명에게만 “만나자”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화이자의 설명대로 “급평위 최종 참석자 명단을 사전에 알지 못하였고, 언론에서 공개한 명단을 바탕으로” 했다면 52명 전원의 위원에게 문자를 보냈어야 한다.

화이자가 이번 회의 참석자를 사전에 파악하고 있었다는 정황은 4일 열린 급평위 회의에서도 확인됐다. 4일 급평위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측 관계자에 따르면, 심평원 확인 결과, 4일 회의에 참석한 위원 중 6명을 제외한 나머지 모두가 화이자로부터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다.

통상 급평위 회의 때 참석하는 위원이 20명 내외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14명 정도가 화이자로부터 ‘은밀한 만남’을 제의받은 셈이다.

화이자가 이들 위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시점은 지난 1일로 알려지고 있다. 회의 개최 며칠을 앞두고 담당자 한사람이 이 많은 위원들을 만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불가하다. 이번 사건이 화이자의 실무 담당자 한 사람 선에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해당 제품의 등재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 중, 실무 담당자가 제품의 임상적 유용성 및 비용 효과성 자료를 설명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그랬다’는 해명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 화이자는 세계 1위 제약회사이고, 스스로 밝힌 것처럼 윤리경영 및 관련 규약 준수를 가장 중요한 기업 가치로 여기고 있다.

그러한 기업의 직원이 회사에 보고도 없이 ‘접근금지’ 구역에 있는 심평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에게 버젓이 문자를 보내 “만나고 싶다”는 제의를 했다는 말인가. 더욱이 이번에 문제가 된 항암제 ‘잴코리’는 타 약제에 비해 효과가 높지 않고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아 2번이나 급여등재에 실패, 화이자로서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화이자의 이번 해명은 여러모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 오히려 이번 명단 유출 사건의 진상을 심평원이 아니라, 검찰이 직접 나서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할 대목임을 확인시켜주고 있을 뿐이다.    

한국화이자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것이 아니라, 떳떳하게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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