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에볼라 구호 파견 불안감 ‘증폭’
의료계, 에볼라 구호 파견 불안감 ‘증폭’
"파견인력 끝까지 책임질 수 있나?" … "전문가 지원 여부도 미지수"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10.21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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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에볼라바이러스 유행 지역인 서아프리카에 국내 의료진을 파견한다는 대책을 발표하자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보건의료 인력을 파견하기 전에 국내 검역·방역 체계를 강화하는 등 사전 준비부터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정부, 에볼라 피해지역에 국내 의료진 20여명 파견

정부는 지난 20일 외교부 청사에서 외교부, 보건복지부, 국방부 국장급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관계부처 협의회를 열고 에볼라 피해지역에 보건의료 인력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지역에 파견되는 국내 의료진 1차 본진(긴급구호대)은 20여명 규모로 이뤄질 예정이며 완전 공모로 선발된다.

이들은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약 3개월간 현지에 머물며 치료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현재 파견 지역은 라이베리아나 시에라리온이 유력하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감염병 전문의를 포함한 민간의사 10명, 군의료 인력 8~9명, 행정인력 등 모두 20명 수준으로 1차 의료진을 구성할 것”이라며 “내년 1월이면 에볼라가 잠잠해질 것으로 보기 때문에 활동기한을 이때까지로 정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대책이 발표되자 의료계는 “과연 파견 인력을 정부가 끝까지 책임질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이다.

의료계 “사전 준비 철저히 해야” … “감염관리 전문가 지원 미지수일 것”

한국 의료진의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시 정확한 치료 장소와 환자 이송 방법, 치료제 확보 방안 등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환자의 안전성을 담보하기 힘들다는 것.

신현영 의협 대변인은 “에볼라 바이러스 발병국에 의료진 파견 시 최우선해야 할 것은 안전”이라며 “사전 교육은 물론 현지에서 의료진 중 환자가 발생할 경우 어디에서 치료할 것인지, 어떻게 이송할 것인지, 치료제는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등이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를 한국에 이송해 치료할 경우 치료제를 한국에서도 확보해야 한다”며 “치료는 누가 할 것인지, 기준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확실한 안전대책이 없는 상황에서 감염관리 전문가가 얼마나 지원할지도 미지수라는 의견이다.

A 대학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사들 중에 가겠다고 자원하는 사람들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숫자가 많지 않기 때문에 자원자 중 감염 관리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정부는 의료진 선발의 원칙을 전문성과 자발성에 무게를 둔다고 했는데 이 둘을 모두 충족하는 전문가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파견 이후 복귀 문제 등에 대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며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았는데도 낙인이 찍혀서 환자들이 기피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들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안전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목소리 … 의협, 오늘 공식입장 발표 

정치권도 에볼라 유행 지역으로의 의료진 파견 문제와 관련, 안전 대책을 최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파견 의료진의 안전이 곧 국민의 안전”이라며 “정부는 국민적 우려가 불식될 수 있도록 파견 의료진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안전대책을 완벽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남윤인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보건인력 파견을 통해서 에볼라 발병국의 현지 정보를 공유하고, 에볼라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은 우리나라에 감염병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도 “파견 시기를 너무 서두르지 말고, 현지의 정보를 보다 철저히 파악하고 충분하게 준비한 후에 파견해도 늦지 않다”며 정부의 신중한 결정을 당부했다.

한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협회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에볼라 발생국 보건의료인력 파견과 관련한 공식입장을 표명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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