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식생활, 급증하는 대장암 대처요령
서구식 식생활, 급증하는 대장암 대처요령
전문가 조언, "조기진단과 맞춤 치료가 최선"
  • 임대풍 의약산업전문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07.01.16 2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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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패턴의 서구화에 따른 동물성 지방의 섭취 증가 등으로 전립샘암과 대장암등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가 중앙암등록사업소에서 발간한 2002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5년 이후,  2002년 현재 대부분의 암이 급격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남성의 경우, 전립샘암이 211%,  대장암은 184%가 늘었다.  여성의 경우는 갑상선암(246%), 유방암(199%), 대장암(164%) 순으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대장암의 경우, 남성은 위암, 폐암, 간암에 이어 네번째로 많이 발생하며 여성 역시 유방암, 위암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대장암은 남녀 모두 두번째로 흔한 암임을 고려할 때 생활패턴이 서구화되면 될수록 선진국형 암인 대장암의 빈도는 계속 늘 것으로 전문의들은 추산하고 있다. 

대장암은 얼마나 발생하고 있나

대장암은 서구에서 가장 흔한 악성 종양 중의 하나로 암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폐암에 이어 대장암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2위다. 서양의 경우 50세에 정상이었던 사람이 80세가 될 때까지 대장암에 걸릴 확률은 약 5%로 알려져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과거에는 대장암의 발생률이 그리 높지 않았다. 현재까지도 발생률이 가장 높은 암은 위암이다. 그러나 과거 20년간 통계를 보면 위암이 전체암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약 14% 감소한데 반해, 대장암은 203%나 증가했다. 주요 암 중에서 그 증가세가 가장 높은 것이다.

증가세 2위를 보이는 유방암 증가율이 63%인 것과 비교해 보면 가히 위협적이다.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전호경 교수는 "대장암 증가의 원인을 한 마디로 말할 수는 없지만 식생활의 서구화, 과도한 영양 등이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며 "서구의 경우에도 1930년대에는 위암이 최대의 호발암이었으며 대장암 발생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서구에서 위암은 드문 암이 된 반면, 대장암은 흔한 암이 되었다. 2001년 현재 우리 나라에서 대장암은 4위의 발생률을 보인다.  이를 성별로  보면 남자의 경우 전체 암의 10.5%로  4위, 여자의 경우 전체 암의 10.5%로 3위이다.

2000년에 우리나라에서 새로 발생한 암환자 수는 모두 8만3846명이었는데, 이 중 대장암 환자수는 총 8149명으로 10.3%에 달했다. 

대장암의 사망률을 낮추는 노력이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조기 진단과 맞춤치료가 완치의 관건

박 모 씨(37세)는 평소 고기를 잘 먹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며 그런대로 건강을 유지해 왔다.  그런데 최근, 대변을 볼 때 마다 출혈이 있어 내시경을 받아본 결과,  3곳에서 대장암이 진단돼 수술을 권유받았다.

박 씨는 누나 3명과 형이 있었는데 작은 누나(45세)는 10년전 대장암을 진단받고 수술받은 적이 있다. 박 씨가 수술을 받고 입원해 있는 동안 박 씨의 큰 누나(48세)도 복통으로 병원을 방문,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유전자 검사 결과, 복제실수 교정 유전자인 MSH2의 돌연변이가 발견됐다. 박 씨는 유전성 대장암으로 진단돼 전체 대장절제술을 받았으며 조직검사에서 1기 대장암으로 진단됐다. 박 씨의 누나 역시 1기 대장암이었다.

이와 같이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한 유전성 대장암은 젊은 연령에서 발병한다. 가족구성원의 약 절반에서 암이 발생하므로 매우 위협적인 셈이다. 

전체 대장암 환자의 약 75%는 유전과 관계없이 산발적으로 발생하지만 25% 정도는 유전과 관계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유전성 대장암으로는 박 씨의 경우와 같은 복제실수 교정유전자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유전성 비용종성 대장암과 전체 대장에 걸쳐 수백개 이상의 용종이 발생하고 대장암으로 진행되는 가족성 선종성 용종증이 있다. 그 원인 유전자도 APC로 잘 알려져 있다.

대장암 환자들의 연령 분포를 보면 60대가 31.9%로 가장 많으며 50대가 그 뒤를 따른다. 그러므로 대장암에 걸릴 수 있는 위험 요인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50세 이상의 연령 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50세 이상이 되면 누구나 대장암에 걸릴 위험에 노출되고 이밖에도 다음과 같은 사람들은 특히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지적이다. 

[대장암 발병 확률이 놓은 사람]

◇ 과거에 대장의 선종,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 등을 앓았던 사람
◇ 가족 중에 대장암이나 대장 선종 환자가 있는 사람
◇ 가족 중에 대장용종증 환자가 있는 사람
◇ 지방 섭취가 많고 섬유질 섭취가 적은 사람
◇ 과거에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을 앓았던 사람

대장암 특징적 증상 없어 식별 곤란   

그렇다면 대장암은 어떤 증상을 통해 알 수 있을까.  전문의들에 따르면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으나 특징적인 증상은 없다. 상당한 경우에서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각종 검사로 대장암이 진단되기도 한다.

그러나 평소의 배변습관과는 달리 변비나 설사가 새로 나타나서 상당 기간 계속될 때, 배가 자주 아플 때, 대변의 굵기가 가늘어질 때, 대변에 피가 묻거나 섞여 나올 때, 그리고 대변을 본 이후에도 덜 본 것 같은 잔변감 또는 후중증이 있을 때는 나이가 40세 이상이면 대장암을 한번쯤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이런 증상은 대장, 직장 또는 항문의 다른 질환일 때에도 흔히 나타나므로 정확한 검사로 구별해야 한다. 물론 암의 일반적인 증상인 체중 감소, 식욕 감퇴, 원인 미상의 피로감 또는 빈혈도 대장암에서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증상의 종류와 정도는 대장에서 암이 어느 부위에 있는지 또는 어떤 모양인지, 종양이 장을 막는지, 그리고 암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양한다.

예를 들면 직장암에서는 대변에 피가 묻어 나오는 경우가 흔하고, 좌측 대장암에서는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수 있으며, 우측의 대장(상행결장)암에서는 흔히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출혈이 계속되어 빈혈이 발생하기도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전호경 교수는 "이런 경우, 대변에 섞여 있는 아주 적은 양의 피도 찾아낼 수 있는 대변 잠혈검사가 진단에 큰 도움이 되며,  때로는 환자 스스로가 배를 눌러보아 덩어리가 있음을 알아차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전 교수는 "종양이 장을 막아서 장폐색증이 발생하면 복통이 심하고 배가 불러지며 장이 꿈틀거리며 움직이는 것을 스스로 느낄 수도 있다."며 "좌측의 대장(하행결장, 에스상 결장, 직장)암에서는 평소의 배변습관과는 달리 변비나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고 직장이나 에스상 결장과 같이 항문 가까운 곳에 암이 생길 때에는 변을 보기 힘들거나 대변이 가늘어지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대장암이 간으로 전이되는 경우에는 오른쪽 윗배가 뻐근하게 아플 수 있으며 황달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복막으로 전이되면 배 전체가 답답하고 불편하며 때로는 복수가 차서 배가 불러지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폐로 전이된 경우에는 호흡곤란과 기침이 문제가 되며 늑막에 전이되면 흉통과 호흡곤란을 호소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대장항문외과 의사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하고 치열이나 치질로 자가 진단하고 전문의를 찾지 않아 암의 진행을 방치하면 그만큼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전 교수는 밝혔다.

특히, 자가 진단은 금물이다. 복통이나 체중 감소는 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나타나는 증상이기 때문이다.

대장암 검사와 치료, 어떻게 하나 

최근에는 대장내시경에 관심이 많이 높아져서 조기진단이 되는 경우가 조금씩 늘고 있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환자들은 암이 진행된 상태로 병원을 찾게 된다.

일단 대장내시경에서 조직검사를 통해서 대장암이 진단되면 어느 정도로 진행되어 있는지를 알아보는 진단검사가 이루어지는데 대표적인 것이 복부골반CT 검사이다.

검사결과 간, 폐, 뼈 등 원격장기에 전이가 없는 경우 수술을 하게 되는데 수술이 대장암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암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수술방법은 차이가 있지만 암이 발생한 부위를 정상조직과 림프절을 포함하여 제거한 후 남은 장을 서로 연결하여 대변을 잘 볼 수 있도록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외과적 수술의 기본원칙이다.

최근에 대장암에 대해서도 복강경보조 대장절제술이 많이 시행되고 있는데 상처가 적어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으며, 면역력저하를 줄일 수 있어 기존의 개복수술에 비해 성적이 동등하거나 우세하다는 보고들이 있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암발생 이전에 용종의 단계를 거치므로 용종인 상태에서 발생하는 대장암의 경우는 내시경을 통한 절제술 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수술로 제거한 조직은 정밀조직검사를 통해 최종적인 병기가 결정되는데 대장암의 경우 림프절전이가 없으면서 대장 전체벽을 뚫지 않은 경우는 1기, 대장전체벽을 뚫고 나왔으나 림프절 전이가 없는 경우는 2기, 림프절 전이가 있으면 암세포 침투 깊이에 관계없이 3기, 간, 폐 등 원격장기에 전이가 있는 경우는 4기로 분류된다.

병기에 따라 맞춤치료가 이루어지는데 1기인 경우 특별한 항암제치료를 하지 않으며 2기인 경우 항암제 치료의 역할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젊은 연령이거나 암세포의 모양이 좋지 않은 경우, 림프혈관의 침범이 있는 경우는 항암제 치료를 고려한다.

3기인 경우 원칙적으로 항암제치료를 하는데 최근에는 기존의 혈관주사 항암제와 효과가 동등한 경구용 항암제의 사용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4기인 경우에도 전이된 병변이 일부분에 국한되어 있는 경우 전이 병변을 함께 수술하는 것을 고려하는 데 이런 경우는 전이 병변을 그대로 둔 경우보다 생존기간이 연장될 수 있다.

4기의 경우는 항암제 치료가 원칙이며 최근에는 암세포에 나타나는 분자물질을 표적으로 하는 분자표적치료가 행해지기도 한다.

[도움말=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외과 전호경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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