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안전보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환자안전보고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인터뷰] 배정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 X-선 영상 착오 해명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7.01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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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환자안전보고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사건이 벌어져 유감이다.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원인을 분석해 향후 대책을 강구하겠다.”

이대목동병원이 부비동염 유무를 판별하기 위해 촬영한 부비동 일반 X-선(PNS Water’s View) 영상이 좌우가 뒤바뀐 채로 전산시스템에 올려졌지만 4개월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한 사건이 보도되자 환자안전보고에 대한 문제가 다시 한번 수면위로 떠올랐다.

이대목동병원에서 X-선 필름이 바뀐 이유는 사소한 실수에서 비롯됐다. 한 방사선 기사의 착오로 인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4개월간 촬영된 이비인후과, 소아과, 내과 등 환자들의 얼굴 엑스레이를 필름의 좌우를 바꿔 병원전산시스템에 올리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 배정호 이대목동병원 교수

배정호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1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얼굴과 가슴 X-선을 동시에 촬영할 경우, 가슴 X-선은 뒤에서 앞으로 찍고 얼굴 X-선은 그 상태에서 뒤로 돌아 앞에서 뒤로 찍기 때문에 얼굴 사진 필름을 바꿔 올렸어야 했는데 초보 방사선 기사가 좌우를 착각하고 실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방사선 기사는 지난해 12월부터 얼굴 X-선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의사들이 이러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바뀐 필름을 근거로 환자를 치료했다는 것이다. 4개월간 이렇게 치료받은 환자는 578명에 달하며 이중에는 소아환자도 93명이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사들은 왜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까?

배 교수는 “문제가 된 환자들 중 대부분이 이비인후과 환자가 아닌 후비루증후군(코 및 부비동에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을 감별하기 위한 내과, 소아과 환자들이었다”며 “이들은 얼굴과 흉부 X-선을 동시에 촬영했지만 기침이 주증상인 환자들이기 때문에 내과, 소아과 교수들이 흉부 X-선 위주로 확인해 영상 착오를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부비동염은 좌우 영상에 영향을 받는 비강(콧구멍 안쪽 공간)을 치료하는 것이 아니며 부비동에 생기는 염증을 치료하는 것이기 때문에 좌우 영상에 의해 치료 시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이대목동병원은 수술이나 시술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는 중증 부비동염 환자의 경우에는 X-선 영상만으로 수술을 진행하지 않는다”며 “수술 전 반드시 내시경 검사나 CT 촬영 절차를 거친 후에 수술이나 시술이 진행되는 만큼 의학적 치료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병원 차원의 은폐 사실이나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병원 측은 이번 사건을 일으킨 방사선 기사를 업무 정지시키고 징계위원회에 회부했으며, 이 사실을 보고하지 않아 환자안전을 최우선 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한 해당 영상의학과 부서장에게 책임을 묻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병원 차원에서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환자안전보고가 깨진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반응이다.

QPS센터 내 환자안전위원회 환자안전실장을 맡고 있기도 한 배 교수는 “환자안전보고에 대한 병원 측의 포상 등이 생기면서 환자가 낙상할 뻔한 일까지 보고하는 등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쉽다”며 “이번주 목요일에 이번 사건에 대한 근본원인을 분석하고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환자 안전과 관련한 모든 분야에서 새로운 각오를 다져 두 번 다시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병원을 이용하는 환자나 보호자, 일반 시민을 위해 이번 사건에 대한 사과문을 작성해 병원 벽면 및 게시판과 홈페이지에 게시, 환자들이 불필요한 오해나 잘못된 정보로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명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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