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당선자는 18일 의협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주관으로 진행된 의협회장 보궐선거 개표 결과, 총 5106표(48.8%)의 지지를 얻어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추 당선자는 노환규 전 회장의 잔여임기인 내년 4월말까지 약 10개월 간 의협을 이끌게 된다.
추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주요 정책 공약으로 ▲원격의료 저지 ▲영리자법인 저지 ▲인턴·레지던트·펠로우 등에 대한 적정급여, 적정 노동시간 준수 ▲보건소 진료 금지와 기능 재편 ▲배출 의사 수 조절 ▲수련환경평가기구 독립 ▲대의원회 개혁 지원 ▲불법 사무장병원 관리감독 강화 ▲불법의료, 유사의료행위에 대한 의협의 상시적 단속·고발체계 마련 등을 내세웠다.
이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역시 대의원회 개혁 여부이다. 대의원회 개혁은 노 전회장이 그토록 강조했던 핵심 현안으로, 추 당선자는 선거 과정에서 노환규 전 회장이 추진한 정책 기조의 발전적 계승을 슬로건으로 앞세웠다. 이번 선거를 ‘노환규 세력 대 비노환규 세력’의 싸움으로 본 것도 이 때문이었다. ‘추무진 당선 = 노환규 재신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추 당선자가 노환규 전 회장의 개혁 노선을 그대로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짧은 임기동안 37대 집행부의 정책적 기조를 이어 받아 회원총회를 통한 대의원회 개혁에 나설 경우, 기득권 세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추 당선자가 선거 과정에서 강조했던 지역간, 직역간 갈등 봉합과 화합도 멀어질 공산이 크다.
때문에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말이 있듯이 노 전 회장의 정책기조는 유지하되, 회원간 갈등을 유발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한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추 당선자는 선거과정에서 3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제2 의정협의’ 결과물인 원격의료 시범사업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다가 역풍이 일자, 시행 불가쪽으로 입장을 바꾼 바 있다.
“의협회장에 당선이 되면 노 전 회장의 장점은 지키되 단점은 보완하겠다”는 발언도 그가 내부 갈등봉합에 역점을 둘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의협 안팎에서는 추 당선자가 조만간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의협 대의원회, 시도의사회장 등과 소통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원격의료 시범사업’ 저지나 ‘의료기관 자법인 설립’ 저지와 같은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서라도 이들의 지원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추 당선자가 넘고 가야할 과제는 이건만이 아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의협회장 대표성 문제가 거론될 수 있다.
이날 의협회장 보궐선거 투표율은 총 유권자 3만6083명 중 1만449명만 참여, 28.9%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이는 의협 회장 선거 역사 상 최저 투표율로, 회원들의 선거에 대한 무관심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보궐선거 투표 참여자는 전체 의사회원의 10.5%에 불과하다. 이는 의사회원 10명 중 1명만 회장 선거에 참여한 것”이라며 “회원들은 당선된 의협회장이 과연 회원들을 대표할 수 있는 적임자인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집행부 구성도 관심거리다. 추 신임회장의 당선에는 전국의사총연합 등 노환규 전 회장의 세력들이 상당한 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기존 상임진이 대거 발탁될 가능성이 높다. 신임 집행부 구성은 다음주 내 완벽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추무진 당선자가 임기 10개월 동안 의료계의 적폐를 청산하고 대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추무진 회장은?>
추무진 신임 의협회장은 1960년생으로 서울의대를 졸업(1986년)하고, 서울대 의학과 석사(1992년), 서울대 의학과 박사(1995년) 과정을 거쳤으며, 1992년부터 2001년까지 약 9년간 충북의대 부교수, 2001년부터 2002년까지 순천향의대 부교수를 지낸 바 있다.
이후 경기도 용인시에서 현재까지 메디서울이비인후과의원을 운영해 오고 있으며 경기도 용인시의사회 회장, 경기도의사회 대의원회 부의장 등을 지냈다.
노환규 회장이 이끄는 제 37대 집행부에서 자문위원·정책이사 등을 맡아 활동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