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수술 비용 낮아지나?
로봇수술 비용 낮아지나?
복지부, 내년 급여화 가능성 시사 … 국산화해야 비용 절감
  • 이영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4.1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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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영기 보건복지부 중증질환보장팀장
이르면 내년 로봇수술에도 건강보험급여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정영기 보건복지부 중증질환보장팀장은 지난 11일 연세의대 1층 강당에서 열린 ‘로봇수술의 명암과 비전’ 토론회에서 “로봇수술에 대해 내년 또는 2016년에 선별급여를 포함해 건강보험에서 관리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 팀장의 발언은 정부가 지난해 6월에 내놓은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방안’의 연장 선상이다. 당시 정부는 비용·효과성이 낮더라도 국민 수요가 높으면 20~50%의 건강보험을 지원받는 ‘선별급여’ 제도를 도입하고, 선별급여 예시 항목에 로봇수술을 포함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로봇수술의 경우 선별급여가 아닌 전면 급여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정 팀장은 “대형병원의 비급여를 조사한 결과, 로봇수술 관련 진료비가 상위에 위치해 있다. 현재 추이를 봤을 때 로봇수술 진료비 규모는 더 빠르게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로봇수술에 대한 기반연구를 진행하고 비용효과성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전립선암 로봇수술 개복·복강경 수술에 비해 우월”

로봇수술 급여화 정책이 탄력을 받는 이유는 로봇수술에 대한 유효성·안전성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 산하기관인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이 진행한  ‘로보수술의 안전성과 유효성 분석’ 연구결과를 보면, 전립선암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개복·복강경) 대비 우월했다. 예컨대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 주변 장기 손상 위험이 23%에 불과했으며, 성기능 회복률은 1.39배 높았다. 

반면 위암 로봇수술은 복강경 수술에 비해 입원기간이 0.89일 단축되는 등 유효성은 일부 확인됐으나, 사망·합병증·출혈·감염 등 안전성에서는 다른 수술과 차이가 없었다.

▲ 이선희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11일 오후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1층 강당에서 열린 ‘로봇수술의 명암과 비전’토론회에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NECA 이선희 실장은 “전립선암의 경우 주로 저위험군 환자에서 로봇수술이 이뤄지고 있으므로 연구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며 “향후 대안별 비용대비 효과를 평가하는 경제성 평가를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위암 로봇수술은 장기추적 관찰과 잘 설계된 전향적 무작위배정 임상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이 실장의 전언이다.

◆ 로봇수술은 대세 … 문제는 비용

토론회 참석자들은 ‘로봇수술이 대세’라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암종별로 차이는 있으나 로봇수술이 안전성·유효성 측면에서 개복·복강경 수술과 차이가 없음이 확인되고 있고, 특히 수술 후 삶의 질 측면에서 개복·복강경 수술보다 우수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어, 로봇수술 분야는 성장을 거듭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영구 한림의대 비뇨기과 교수에 따르면, 로봇수술은 수술 후 삶의 질 면에서 부작용이 적고 수혈이 필요 없을 정도로 출혈이 적다. 수술 후 통증이 적으며, 일상생활 복귀도 빠르다. 집도의 피로도가 덜하다는 장점도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로봇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1.5배 정도 더 비싸다고 알려져 있다.

한상욱 아주대학교 외과 교수는 “위암 수술비의 경우 복강경이 874만원, 로봇수술이 1289만원으로, 약 400~500만원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한국보건행정학회는 11일 오후 2~6시 서울 신촌 연세의대 1층 강당에서 로봇수술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 로봇수술기의 독점 공급 체계가 수술비용 높여 … 로봇수술기 국산화 필요

로봇수술비용을 낮추려면 건강보험급여화도 중요하지만, 로봇수술기의 국산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의 ‘인튜이티브서지컬’이 로봇수술기를 독점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국 병원에 설치된 43대(2013년 12월 기준)의 로봇수술기가 모두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다빈치’ 모델이다.

이영구 교수는 “로봇수술의 효과 대비 경제성은 아직 떨어지기 때문에, 장비가 소형화되고 저렴해지면 향후 의료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로봇수술기 국산화로 유지비용과 수술비용 하락이 동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튜이티브서지컬의 독점 공급은 국내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전세계적이지만, 국내에서 로봇수술기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고 그 가능성이 큰 편이어서, 국산화에 대한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로봇수술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카이스트 권동수 기계공학과 교수는 “현재 공급되고 있는 로봇수술기는 엔지니어 입장에서 터무니없는 가격”이라며 “충분히 ‘다빈치’보다 성능 좋고 가격이 싼 로봇을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로봇수술이 아니라 ‘다빈치’ 수술 얘기를 하고 있어서 안타깝다”며 “정부는 평가에만 투자하지 말고, 기기를 개발하는데 의사와 엔지니어가 공동 작업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고 연구비도 많이 지원해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 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 장면

◆ “로봇수술기 국산화하려면 임상시험에 대한 정부 지원 필요”

로봇수술기 개발은 쉽지 않다. 미국에서도 많은 회사가 로봇수술기 상업화에 실패했다.

박순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산업센터장은 “다빈치 수입이 크게 줄고 있고, 교체시기가 다가오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 국산 제품 공급) 기회는 있는 것 같다”며 “로봇수술기 국산화를 위해서는 연구개발 지원뿐만 아니라 허가 절차 간소화, 임상시험 추가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 센터장은 정부 기관별로 향후 역할을 제시하기도 했다.

NECA는 여러 가지 암질환을 분석해 로봇수술의 경제성과 비용효과성을 따지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본질적 동등성을 증명하는 방향으로 고민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적정수준의 급여화를 연구해야 하고, 지식경제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개발 지원에 임상시험을 추가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조언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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