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P 세포 이야기
STAP 세포 이야기
[뉴스클립] 일본판 황우석 사건의 전말 … 네이처 발표에서 논문조작까지
  • 임도이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3.30 1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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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의과학계를 뜨겁게 달구며 언론의 주목을 받았던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제3의 만능세포로 알려진 ‘스태프(STAP / Stimulus-triggered acquisition of pluripotency)’ 세포, 일명 ‘자극야기 다능성획득 세포’ 이야기입니다.

일본 이화학연구소 연구팀이 개발한 이 세포는 iPS세포(유도만능세포)보다 더욱 간단하고 효율적으로 제작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유전자를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암 발생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았습니다.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주임 연구원의 주도 아래 개발했다는 STAP 세포 이야기는 관련 논문이 올해 1월 말, 영국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되자마자, 세계 의과학계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습니다.

“쥐의 비장에서 채취한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담그는 정도의 간단한 조작으로, 신경 · 근육 · 장 세포 등 모든 장기로 변화 가능한 만능세포를 만들 수 있다.”  네이처에 소개된 연구결과는 지금까지 알려진 생명과학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 등 일본 정치인들은 앞다퉈 찬사를 늘어놓으며, 대폭적인 연구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전 세계 언론은 “인류의 신기원을 이룰지도 모르는 놀라운 성과”라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나이 31세의 젊은 여성연구원 오보카타에 전 세계의 눈과 귀가 쏠렸습니다.

“천재 중의 천재. 노벨상 1순위.” 오보카타는 일약 ‘과학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습니다. 일부 언론은 “실험실에서 할머니가 쓰던 앞치마를 착용하고, 밤샘연구를 해도 출근할 때는 반드시 화장과 정장을 한다”는 일화까지 소개하며, 그녀를 아이돌 같은 스타덤에 올려놓았습니다.

본지 역시 이번 사건을 비중있게 다루었습니다. 그동안 만능세포를 제작하려면 상당한 수준의 기술이 필요했으나 이번 성과는 만능세포분야의 대중화가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곧 난치성 질환을 보다 손쉽게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렸음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호들갑이 아니라 그 이상의 찬사를 보낸다고 해도 아까울 게 없는 연구결과였던 거지요.

 

▲ 일본의 젊은 여성과학자가 주도했다는 STAP 세포에 대한 논문조작 사건은 과학계 최대의 스캔들로 막을 내렸습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는 말이 새삼 와닿습니다. (세포가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요? 헬스코리아뉴스의 자료사진입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STAP 세포 이야기는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은 지 불과 한 달 보름여 만에 관련 논문이 철회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전세계 과학계를 뒤흔든 논문이 사실은 거짓이었다는 것인데요, 사연은 이렇습니다.

‘STAP 세포’를 개발했다는 일본 이화학연구소는 올해 3월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매우 놀라운 사실을 공개합니다. 발표 내용은 “자체 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 지난 1월 말 과학잡지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이 작성 과정에 중대한 과오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고, 따라서 관련 논문을 철회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대체 어떤 과오가 있었길 때 이 ‘엄청난 사건’의 논문을 철회해야한다는 것이었을까요.

이유는 크게 3가지였습니다.

조사결과, ▲STAP세포 사진에 일부 가공 흔적이 있고 ▲STAP 실험과 다른 실험에서 만들어진 태반 사진 2장이 실제로는 동일하며 ▲STAP세포가 장기로 변화한 것을 증명하는 3장의 사진은 오보카타의 박사 논문 사진과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것입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STAP 세포 실험 방법을 설명한 내용이 2005년 독일에서 발표된 다른 학자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뿐만아니라, 오보카타가 2011년 와세다대에 제출한 박사학위 논문의 세포 사진도 인터넷에 나오는 시약 선전용 사진을 베끼고 미국립보건원(NIH) 웹사이트를 그대로 표절한 것이었다니,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힐 수 밖에요.

주말드라마 ‘왕가네’를 통해 올해 유행어가 된 “6.25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라는 말은 이럴 때 제격인 것 같습니다.  오보카타 주임과 공저자 2명은 논문을 철회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며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이로써 세계 의과학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스태프 세포 이야기는 한편의 막장 드라마같은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지만, 뒷맛은 씁쓸합니다.  

이번 논문조작 사건은 2012년 모리구치 히사시 도쿄대 연구원이 iPS세포로 심장 질환을 치료했다고 조작한 이래, 최대 스캔들이었습니다. 야마나카 신야 교수(교토대 iPS 연구소장)가 2012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으면서 정점에 이른 일본 생명과학계에 대한 불신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걸핏하면 불거지는 논문조작 사건에 일본 정부는 곤혹스러워 합니다.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노벨상을 받자 일본 정부는 “생명과학을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겠다”며 대대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불신이 높아지자, 당장 이화학연구소를 신설되는 ‘특정국가연구개발법인(가칭)’의 후보에서 제외할 수 있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습니다. 나아가 제3자가 연구 책임자를 감사하는 새로운 윤리 지침안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한 번 추락한 신뢰가 쉽게 회복될 수 있을까요?

거짓은 또 다른 거짓을 낳고 …. 일본 내에서는 야마나카 교수가 어렵게 쌓아놓은 일본 생명과학에 대한 위상마저 손상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번 STAP 세포 논문 조작사건이 보여주는 교훈입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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