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로 똘똘 뭉쳐도 모자란데, (지금 의협은) 분열되고 서로 헐뜯고 하는 실정이다. 과연 의협을 믿고 파업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나. 검토하고 심사숙고해야 할 시기다.”
고광송 구로구의사회장은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신도림 디큐브시티 쉐라톤호텔 6층에서 열린 ‘구로구의사회 제35차 정기총회’에서 내부 갈등을 겪고 있는 의사협회에 일침을 날렸다.
구로구의사회장 “의협 믿고 파업할 수 있겠나?”
고 회장은 “투쟁은 좋다. 반대 안한다. 그러나 투쟁의 방법론에 있어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건 명심해야 한다”며 “회장은 머리를 맞대고 설득하든 따지든 해서 통일되고 설득력 있는 (파업) 계기를 마련하길 부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기총회에 참석한 노환규 의협회장을 의식해서였는지 고 회장의 발언은 강경했다.
하지만 노 회장을 적극 밀어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고 회장에 이어 단상에 오른 노 회장은 “투쟁에 대한 우려를 생각해야 한다고 했지만, 안할 때의 우려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환규 “투쟁 안할 때의 우려도 생각해야”
그는 “투쟁하지 않으면 더 나아질 것 같나. 나아질 것 같지 않으면 누군가 대신해서 이 제도를 바꿀 것 같나”며 “의사의 자부심을 되찾고 싶다면, 직업을 걸고 정부와 싸워 올바른 제도를 세워야 한다. 이는 선택이 아니라 반드시 취해야 하는 우리의 사명이다. 지금이 가장 좋을 때고 용기 낼 때이다”고 총파업 결정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노 회장은 4차 투자활성화대책,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을 ‘사무장병원 활성화 정책’이라 규정하며 “사무장병원을 활성화시켜도 되냐”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10일 총파업 투쟁에 뜻을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또 “3대 비급여 개선 정책으로 선택진료·상급병실이 문제되고 있는데, 많은 개원의들이 ‘대학병원 일이니 우리와 무관하다’, ‘대학병원들은 잘 먹고 잘 살았으니 잘됐다’며 속시원해 하는데 절대 개원가와 무관하지 않다”며 “3대 비급여 정책은 차상위 상급병원을 정말 힘들게 하고 중소병원은 경영위기로 몰아넣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학병원이 경증환자를 가지고 1차의료기관과 경쟁하게 될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회장의 인사말이 끝나자 박수가 쏟아졌다.
한 임원은 “목에 칼을 대는 게 쉬운가. 이렇게 힘든 일 하는 사람 존경하고 도와줘야 한다”고 노환규 회장의 행보에 힘을 보탰다.
재적회원 210명 중 93명(53명 위임)이 참석한 구로구의사회는 올해 예산으로 전년(8939만원)보다 737만원 증액된 9676만원을 승인했다.
또 ▲건강보험 수가 현실화 ▲의료전달체계 확립 ▲보건소 선심행정 지양 ▲대체조제 금지 강화 ▲보험회사 진료기록 제출서식 일원화 및 정당한 발급비용 규정 ▲의협 주도의 독자적 전자차트 개발·보급사업 실시 ▲건강검진 평가자료 제출 간소화 ▲일반의약품 DUR ▲소득세율 인하 ▲디스크, 관절염 물리치료 횟수 개선 등의 서울시의사회 건의안을 제안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