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 대한 금품로비 의혹에 시달리고 있는 장동익 대한의협회장이 공식사태를 선언했다.
장 회장은 24일 국회 복지위원회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 "모든 잘못은 나에게 있다"고 밝힌 뒤, "대국민 성명을 발표하고 오는 30일까지 사퇴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의 이날 사퇴 발언은 의협회관에서 국회로 떠나기 직전인 오후 4시경에 이어 두번째다.
장 회장은 "이번 일로 9만 의사회원의 명예가 실추되고 국민에 대한 국회의 위상이 실추됐다"며 "죄송하다. 모든 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이해하고 정정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또 "명예훼손으로 검찰에 고발하면 어떻게 하겠냐"는 강기정 의원의 질문에 "너그럽게 생각해 주셨으면 하는 것이 저의 바람"이라며 선처를 요구했다.
장 회장은 이어 복지위 소속 의원들이 불법로비 진위여부, 의정회 예산사용 내역 등을 캐물으며 의협의 대국회로비 대한 검찰조사 필요성을 강조하자, "전혀 사실무근이다. 금품을 제공한 적은 한번도 없으며, 모두 나의 허풍이었다"고 답변했다.
◆정형근 의원, 장동익 회장 청문회장 불참
그런가운데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이 "장 회장으로부터 불법자금지원을 제안받은 사실이 있다"고 고백, 한때 회의장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박 의원은 "오랫동안 고민하다가 밝힌다. 작년 6월20일 저녁 8시40분에 시내호텔 커피숍에서 의사 친구가 자녀의 미국 유학을 상담하자고 해서 만났는데 장 회장의 개인후원금이라며 봉투를 내밀었다. 그러나 불법자금을 수수할 수 없어서 거절했다"고 해명했다.
박 의원은 특히, "혹시나 전달되지도 않은 돈을 줬다고 장부에 적어놨으면 어쩌나 걱정을 했다"면서 "대의를 위해서, 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진실을) 밝혀야 했다"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이에 대해 "정식 계좌로 하라고 한 것을 오해한 것"이라며 "의정회 돈으로 후원금을 한 것인데 편법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번 파문을 몰고온 녹취록 상에 의협으로부터 현찰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은 이날 상임위에 불참했고, 본인은 물론 국회 의원실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장 회장은 이에대해 "일부 회원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낸 것이 와전됐다"며 "2∼3일 내에 후원금 영수증을 받아 공개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