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협의체 잘 굴러갈까?
의·정 협의체 잘 굴러갈까?
투-트랙 투쟁전략 시작부터 암초 … 병원계 “의협 투쟁 실패할 것” 직격탄
  • 이영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4.01.15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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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영리화 문제 등을 다룰 의·정(의료계-정부) 협의체 구성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정부가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의 국무회의 상정을 보류하고 의료계와의 대화에 집중키로 하면서, 의·정간 대화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협상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14일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임수흠 부회장을 협상단장으로 정한 의협은 정부와 협의할 내용을 단기와 장기 과제로 나누었다. 영리병원과 원격의료와 같은 단기과제는 복지부와의 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고, 건강보험제도 개혁 등 여러 이해 당사자들이 참여해야 하는 장기적 과제는 대통령 또는 총리실 산하 특위를 설치해 해결해 나가자는 입장이다. 의협은 이 같은 협의체 제안 공문을 조만간 복지부에 보낼 예정이다.  

▲ 임수흠 협상단장(사진 왼쪽)과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이 14일 정부에 협의체를 제안하고 있다.
정부는 의협의 대화제안을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는 지난 12일 의협이 총파업 카드를 꺼내들면서 한편으로 대화를 제안한 것과 관련,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협상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협의 협의체 구성 제안을) 언론을 통해 알고 있다”며 “내용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영리병원과 원격의료 도입 등의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는 정부가 이같은 반응을  보인 것은 극단적 대결구도는 일단 피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오는 3월3일 총 파업카드를 꺼냈던 의사협회가 대화쪽으로 방향을 튼 것은 무엇보다 의료계 내 불협화음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개원의 단체인 의사협회는 원격의료와 영리병원 도입을 반대하고 있지만, 병원 경영자 단체인 대한병원협회 등은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윤수 병원협회 회장은 14일 열린 ‘신년 기자회견’에서 “원격의료는 해외의 경우 보편화돼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하다”며, 정부 정책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나춘균 병원협회 대변인도 거동이 불편한 노인 등 기준을 확실히 정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지만, 원격의료의 도입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파업은 올바른 방법이 아니다. 의협이 투쟁에 나서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며 의협과 생각이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병원협회는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의료영리화) 등이 담긴 정부의 제4차 투자활성화 대책에 대해서도 환영한다는 뜻을 밝히며 의사협회와 날을 세웠다.

김 회장은 “정부의 투자활성화 대책은 상대적으로 열악한 위치에 있던 의료법인병원의 부대사업 범위 확대, 타 법인과의 형평성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심각한 위기에 처한 840여개의 의료법인 경영난 개선을 위한 조치”라며 “이를 통해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창출해 국가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의료계 대표자들이 구랍 7일 전국의사대표자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중소병원계 경영진들도 의사협회의 파업투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백성길 대한중소병원협회 회장은 14일 ‘대한병원협회 신년 기자회견’에서 “의료계에는 병원협회와 의사협회 두 축이 있는데 의사협회가 병원 측을 도외시하고 (파업을) 진행하는 것은 벌써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며 “의협의 파업투쟁은 실패하게 돼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특히 투쟁목표와 아젠다도 정확해야 한다”며 “중소병원계는 의료법인 자법인 허용에 대한 정부 정책을 법인체 보호를 위해 찬성한다”고 말했다.

대정부 투쟁을 둘러싼 의료계 내 갈등은 결국, 정부와의 협상력까지 떨어뜨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의료계의 한 관계자는 “병원 경영진과 개원의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면, 협상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것”이라며 “이러다 총파업도 실패하고 대정부 협상도 실익 없이 끝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정부 투쟁의 선봉에 나선 노환규 대한의사협회장은 요즘 들어 무척 수척해진 모습이다. 의료영리화 저지 등을 위해 지난 연말 전국 의료기관을 돌며 투쟁동력을 끌어올리려 노력했지만, 이래저래 사정이 여의치 않은 까닭이다.

압박(총파업)과 대화(협의체)라는 ‘투-트랙’ 전략을 밟고 있는 의협의 이번 투쟁이 어떤 모습으로 귀결될지 주목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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