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 두뇌 기능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하여 다시 한 번 확인됐다.
권준수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뇌 영상연구를 통해, 장기간의 바둑훈련이 두뇌 기능을 발달시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재단법인 ‘한국기원’과 같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협회 소속의 평균 12.4년 바둑을 훈련한 바둑 전문가를 대상으로 뇌의 기능이 일반인들과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를 규명했다.
연구는 17명의 바둑 전문가(비교군, 평균 연령 17세, 남: 14명, 여: 3명)와 16명의 일반인(대조군, 평균 연령 17세, 남: 12명, 여: 4명)을 대상으로 MRI 영상의 하나인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를 촬영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fMRI는 뇌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의 농도 변화를 측정해 뇌 신경세포의 활동 정도를 알아보는 검사이다.
검사 결과, 비교군이 대조군에 비해 정서적 처리와 직관적 판단에 관여하는 편도체와 안와전두엽 부위의 기능이 활성화됐다. 공간적 위치정보를 처리하는 두정엽 부위에서도 같은 현상이 관찰됐다.
여기서 정서적 처리는 외부의 정서적 자극이 들어올 때 그것을 빨리 처리해서 소화해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바둑 전문가는 일반인에 비해 정서적 처리, 직관적 판단을 처리하는 뇌 부위들이 서로 잘 연결돼 하나의 자극에 대해 일련의 합목적적인 역할을 더욱 잘 수행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러한 발견은 인간의 뇌기능을 이해하는데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장기간 반복된 수련을 통해 뇌기능이 변화할 수 있다는 기존 가설을 지지해주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팀은 이미 지난 2010년 한국기원과의 협력으로 오랜 기간 바둑훈련을 받아온 프로바둑기사들이 대뇌 백질의 해부학적 연결성이 증가해 있음을 뇌영상 학술지인 ‘Neuroimage’에 게재한 바 있으며, 이번 연구는 이에 한발 더 나아가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을 통해 기능적 측면에서 뇌의 연결성을 분석한 것이다.
연구 결과는 신경과학에 관한 최신동향을 담고 있는 ‘Frontiers in Human Neuroscience’ 10월호에 게재됐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