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개발 산학협력이 중요하지요”
“의료기기 개발 산학협력이 중요하지요”
김규성 인하대병원 교수, 의료현장 아이디어로 ‘어지럼증 자가진단 및 치료시스템’ 개발
  • 이영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10.2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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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규성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저거 내가 10년 전에 생각한 건데….” 의료기기 신제품이 출시됐을 때 의사들은 간혹 이런 말을 내뱉는다고 한다. 

실제로 상당수 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문제는 아이디어가 반짝였을 때 구체화시키고 상용화하는 단계에 도달하는 일이 드물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의료기기에 관심을 갖고 직접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국내 의사들이 늘고 있다.

인하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규성 교수(인하대 의료원 산학협력본부장)도 그 중 한 사람. 어지럼증 치료용 의료기기의 특허권을 가진 그는 산학협력을 통해 제품 상용화에 나섰다.

김 교수는 22일 헬스코리아뉴스와 만난 자리에서 “임상 현장의 아이디어를 상용화하기 위해서는 산학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팔리는 기계로 만들려면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것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스위치를 제품 어디에 둘 것인지도 고민해야 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 업체의 노하우가 필요한 거지요.”

의사의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상용화되기까지는 아이디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실제 기기를 만들고 마케팅까지 하는 기업의 공이 더 크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 “2년 반 동안 진척 없던 제품 개발, 업체 연계하니 바로 진행”

김 교수가 의료기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5년. 일본 도쿠시마대학에서 어지럼증 환자의 안구 운동검사 시 비디오 안진기를 이용한 새로운 분석 방법을 연구하게 되면서다.

이 연구로 의료기기 개발에 처음 접근하게 됐고, 관심이 커져 한국에 돌아와 의공학 권위자인 인하대 홍순원 전자공학과 교수를 만났다. 이후 공과대학 교수들과의 활발한 교류와 학교 내 의료기기임상센터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을 이어나갔다.

김 교수가 개발 중인 의료기기는 ‘어지럼증 자가진단 및 치료시스템’으로, 현재 인하대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단 협의체 메디링크(MEDILINC)에서 활동 중인 의료기기업체 노바레보와 함께 제품 상용화를 추진중이다.

김 교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2년 반 동안 교수님들과 (개발을) 해보려고 했으나 안됐다”며 “서로 만나기도 힘들었다. 진척이 되지 않아 포기하고 있다가 의료기기 회사에 넘겼는데, 바로 진행이 됐다”고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융합 차원에서 타과간의 교류가 이뤄져도 학교에서의 연구 개발은 한계가 있다는 것.

업체와 연계한 이후 희소식도 날아왔다. 해당 의료기기가 중소기업청이 지원하는 서비스기술개발사업에 선정돼 2억1000만원의 연구개발비를 받게 된 것이다. 1년 안에 시제품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

 

▲ 어지럼증 치료용 의료기기를 개발 중인 김규성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 “LINC처럼 학문과 산업 연결해주는 중간자 역할 하고 싶어”

김 교수는 메디링크를 통해 의료기기 업체 노바레보를 소개받았다.

메디링크는 인하대 의학 분야 산학협력센터(Medical Inha Linc Center)를 말한다. 기술교류, 정보공유, 네트워크 확대, 연구개발 협업, 산학협력 선도모델 창출 등을 운영목표로 삼고 있다. 공대·IT공대·의대와 전담 산학협력중점교수 등 총 12명의 교수가 메디링크에 참여하며, 50개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의료기기 개발을 촉진하고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임상 교수와 의료기기 업체 대표는 서로 만나는 것을 어려워하고 만남이 이루어져도 시각차에 부딪힌다. 그럴 때 이들을 연결해주는 곳이 메디링크다.

김 교수는 “학문(교수)과 산업(대표)은 연계가 잘 안 되는데 메디링크를 통해 연결된다”며 LINC사업을 추진한 정부를 칭찬하기도 했다.

임상 교수와 대표의 시각차를 극복하는 방법과 관련, 임상 교수는 제품 상용화에 직접 참여하는 것보다 아이디어 제공과 조언의 역할을, 업체는 적극성을 띠고 의사와의 관계 유지에 힘써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조언이다.

그 역시 교수이기에 업체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그는 올해 상반기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최한 ‘제1기 의료기기 CEO 과정’을 수료하기도 했다.

“사장들의 모임에 들어가면 그들이 방식을 잘 이해할 수 있겠다 싶었다”고 지원 동기를 밝혔다.

학교 내 산학협력과 외부 의료기기 업체와의 소통에 적극적인 김 교수. 그는 자신이 진짜로 하고 싶은 일이 의료기기 개발은 아니라고 했다. 대신 “1조짜리 의료기기 회사를 탄생시키는 데 조력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업과 학교를 연계하는 LINC사업처럼, 자신도 임상 현장과 의료기기 업체를 연결하는 중간다리가 되겠다는 것이다.

◆ “임상 현장에 있으면서 조력자 되겠다”

임상 현장의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해 병원 밖에서의 활동을 늘렸던 김 교수는 다시 외부 활동을 줄이고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돌보는 데 매진할 계획이다. 최근 과장으로 승진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그는 “현재 우리과 교수 7명이 모두 국가 R&D 연구를 가지고 있다”며 “대학병원 의사로서 임상도 하고 연구도 같이 하는 과의 분위기를 살려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기회가 될 때마다 의료 현장과 의료기기 업계의 조력자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는 다짐도 내비쳤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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