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가장 아름다운 미래는 문화다.”
정태섭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지난 2일 서울 논현동 갤러리 구하에서 열린 ‘의학도, 문화 100배 즐기기’ 과목의 마지막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정 교수가 신설한 이 과목은 연대 의대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수강신청을 서둘러야 할’ 교양수업이다.
정 교수는 “의대생은 지성과 이성 교육에 치우친 교과과정으로 감성·인성 교육이 부족할 수 있다”며 문화 과목 개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수업의 절반은 외부강사 초빙과 현장실습으로 진행됐다. 학생들은 인문, 언론, 의류, 미술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소통할 기회를 가졌으며, 현장의 생생함을 통해 문화를 접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외부강사 초빙 등 쉽지 않은 구성에도 이 수업을 고집해 왔는데, 자신이 문화에 조예가 깊기 때문이었다. 그는 미술선생님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어려서부터 미술을 가까이하며 성장했다고 한다. 문화에 대한 관심은 의사가 된 이후에도 계속됐다.
정 교수는 “나에게도 (지금의 나와 같은) 스승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학생들 중 한 두명은 이를 이어받아 후대에 전파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 수업은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전야제 참여와 문화계지도인사들이 초대된 갤러리에서의 저녁 식사로 장식됐다. X-ray 아트 창시자이기도 한 정 교수는 3일~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KIAF 2013에 X-ray 아트 작품을 전시중이다.
한 수강생은 “KIAF라는 전시회를 처음 알았는데, 큰 규모에 놀랐다. 시간이 없어 다 둘러보지 못했지만 많은 미술 작품을 접해 좋았다”고 말했다.
의사이자 예술가인 정태섭 교수. 그는 “의학도란 의학이 단순한 환자의 질병만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문화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수업을 마무리했다.
이 수업은 당분간 개설되지 않을 전망이다. 정 교수는 “힘이 부쳐 3년 정도 쉴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강생 들은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는데 마지막이라니 ‥”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