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얼개 완성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 얼개 완성
대한간학회 김창민 이사장 “간질환 위험성 제대로 알아야”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8.27 21: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한간학회가 B형간염, C형간염, 알코올간질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등 4개 간질환에 대한 진료 가이드라인을 완성했다. 우리나라 간질환 환자의 95%가 이 4개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간질환 가이드라인의 큰 얼개를 완성한 셈이다.

이런 성과는 근거중심의 진료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대한간학회의 노력으로 이뤄졌다.  올해 1월 의료진과 환자의 오랜 숙원이었던 B형 간염 항바이러스제 병용요법을 11년만에 급여화하는데 성공한 데 이어, 개정 6개월만에 급여기준을 일목요연하게 교통정리한 ‘경구용 B형간염치료제 일반원칙’ 제정을 이끌어 냈다.

연이어 지난 7월 ‘알코올 간질환 진료 가이드라인’을 제정했으며, 현재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가이드라인 제정 작업도 인쇄 단계에 이르렀다. 올해 안으로 만성 C형간염 가이드라인의 개정안도 발표할 계획이다.

2011년 12월 간학회 10대 이사장으로 취임한 김창민 이사장(국립암센터 의학박사)은 임기 동안 가장 주력했던 부분이 ‘연구와 진료의 활성화’였다고 강조했다. 회원들이 제대로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하는 게 학회의 가장 중요한 임무라는 설명이다.

“가이드라인을 바꿀 수 있는 연구를 해야 한다. 허공에 떠있는 주제가 아닌, 실제적으로 환자의 증상에 최적화된 약제를 결정하고, 그에 맞게 가이드라인을 바꿀 수 있는 연구를 하는 게 학회의 중요한 역할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김창민 이사장을 만나 간학회의 그간 활동상황과 가이드라인에 대해 들어봤다.

 

 

 

 

▲ 대한간학회 김창민 이사장(국립암센터 의학박사)

 

 

최근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알코올 간질환’은 만성 간질환의 두 번째 흔한 유형이지만,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돼 개인적, 사회적 손실이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김 이사장은 “간질환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기존에는 B형간염, C형간염 등 바이러스 성 간질환이 주를 이뤘으나 이들 질환은 이미 관리 및 조절이 가능해졌다. 앞으로 알코올 간질환이나 비알코올 지방간질환 등 비만과 관련된 질환의 비중이 커질 것이며, 이번 제정은 앞을 내다본 준비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의료진에게는 폭풍처럼 쏟아지는 의료정보 중 무엇이 표준치료이고, 무엇이 시험적 치료인지 그 기준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일반인들이 인식하고 지켜야할 내용도 포함시켰다. 예컨대, 알코올 간질환의 위험도는 알코올 섭취량과 관계가 있는데,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 양은 남성의 경우 하루 20~40g(소주 약 반 병 내외) 이상, 여성의 경우 10~20g(소주 2잔 정도)이다.

또 AUDIT-K 표는 음주습관을 점수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인들도 쉽게 본인이 위험 범주자 혹은 알코올 사용장애자에 해당되는지 알 수 있다.

◆ “급여문제에 대한 정부와 학회 온도차 이해 … 그러나, 간경변증 급여는 시급”

11년만에 병용약제 모두가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급여기준이 개선됐으나, 여전히 의료진들은 불합리한 면이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김 이사장은 “기본적으로 정부와 학회가 같은 의견을 공유하기는 힘들다. 정부는 한정된 자원을 시급한 것부터 효율적으로 배분해야 하지만, 학회는 최선의 의학지식으로 최선의 치료를 원하는 단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그 간극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학회의 의견을 잘 수렴하려는 모습을 보여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목소리를 높인다고 해결되는 게 아닌 만큼, 급한 것부터 잘 해결해 나가는 것이 학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형 간염에 의한 비대상성·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급여 적용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학회는 비대상성 간경변증 환자의 경우 B형간염 바이러스가 있으면 간수치에 상관없이 B형간염 치료제를 사용해야 하며, 대상성 환자는 혈청 HBV DNA가 2000IU/mL 이상이면 간수치에 관계없이 급여적용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간경변증 환자 중에는 간이식을 받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있다. 항바이러스제를 쓰면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데 보험재정 때문에 커버되지 못하는 문제”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항암치료를 받거나 면역억제제를 복용하면, B형간염 바이러스가 활성화된다”며 “이런 경우 미리 B형간염을 치료하면서 항암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급여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 “자신의 B형간염 감염 여부 몰라 … 간질환 인식 개선 필요”

 

간학회는 간질환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기 위한 대국민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성인남녀 3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대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45.4%가 B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알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도 간염검사의 날을 제정해야 한다. 국민의 4%가 B형간염 보유자인데, 이 중 절반 이상이 보유자라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조사 결과다. 그들을 찾아내 치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학회는 올 연말 14번째 ‘간의 날’ 행사를 통해 전국 40~50개 의료기관에서 환자 대상 교육을 진행할 계획이다. 국내 간질환의 현황, 예방 및 검진 정책 등이 담긴 백서도 출간할 계획이며, 간질환자가 많은 몽고 환자를 대상으로 무료 암검진을 진행할 계획이다.

◆ “제대로 된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 확대”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학회의 역할은 ‘연구와 진료의 활성화’라고 김 이사장은 말한다.

이를 위해 간학회는 지난 2년간 상당금액을 학술연구비로 지원할 수 있도록 재원을 배분했다. 각종 연구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했는데, 실제로 환자 대상 임상연구를 하고 싶어도 시스템이 없어 하지 못하는 연구자를 위해 임상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임상 연구를 디자인하는 임상연구 워크숍도 지난해 처음 시작했다.

그 결과 최근 우리나라에 국제 임상연구 수주가 들어오는 등 의료진의 연구 수준이 상당히 진화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장은 “매년 간학회-GSK 학술상을 통해 우수 연구자 2명을 뽑는데, 4~5년전만 해도 ‘헤파톨로지’에 논문을 싣는 1~2명이 거의 당선됐다. 하지만 현재는 SCIE급 잡지에 실리는 논문이 4~5편이라 서로 경쟁한다”며 “이미 상당한 수준에 올랐기 때문에 불씨가 꺼지지 않게 잘 보완하면 향후 훌륭한 연구성과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