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기 신흥시장국 중 하나인 브라질에 진출하려면 ‘제품 인증 획득’이 선행돼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텍 글로벌(VATECH Global Co.) 이원영 브라질 법인장은 9일 오후 2시 서울 코리아나호텔 스테이트퀸룸에서 열린 ‘제5회 의료기기 수출 마케팅 협의회-브라질·인도 의료기기시장 진출 심포지엄’의 발표 연자로 나서 “브라질 의료기기 사업의 성패는 ANVISA(브라질 위생감시국/인허가기관) 인증 보유가 핵심이다. 인증 획득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제품이) 브라질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면 제품 인증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의 잠재적 시장을 봤을 때 인증소유를 위한 법인 설립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리스크(risk)를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적은 비용으로 제품인증을 취득해 브라질 시장에 진출한 후 장기적으로 법인 진출을 계획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제언했다.
치과용 영상진단기로 유명한 바텍은 지난 2008년 브라질에 진출, 2011년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이원영 법인장은 “현재 브라질 내에서 판매되는 바텍 제품은 고객 만족도 1위, 시장 점유율 25%라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연 45억불(약 5조 1300억원) 규모의 브라질 의료기기 시장. 빈부격차 감소와 미미했던 개발의 활성화 등으로 인해 낙후된 의료기기 교체가 이루어지는 등 브라질 의료기기 시장의 장래는 밝다는 게 바텍의 판단이다.
이 법인장의 발표에 앞서 축사를 전했던 고경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장도 “다국적 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다른 나라에 비해 브라질·인도는 상대적으로 미개척 시장이기 때문에 우리나라 업체도 이들 시장에 충분히 여지가 있다”고 밝혀, 한국 기업의 브라질 진출은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브라질 진출의 관건인 제품 인증은 어떻게 획득해야 하는 걸까.
브라질에서 의료기기는 제품 리스크 클래스(risk class)에 따라 1~4단계로 분류되는데, ANVISA 제품 인증은 제품에 따라 빠른 등록(Cadastro)과 정규 등록(Registro)로 나뉜다. 이 때 위험이 높은 제품은 GMP 감사를 의무적으로 받고 정규 등록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정규 등록의 신청에서 등록 완료까지 보통 3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바텍도 2010년 10월에 신청한 GMP 심사가 아직까지 진행되지 않고 있으며, 올 하반기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GMP 심사가 늦춰지는 것은 수요는 많으나 인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이 법인장은 “‘빨리빨리’가 없는 브라질 문화 특성”도 지연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ANVISA는 브라질 국가 청렴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투명하기 때문에 기다리는 방법밖에 없다”며 “간혹 소송을 통해 인증까지의 기간이 단축시킬 수 있다고 하나, 모든 제품을 소송할 수도 없고 소송이 지나치게 보편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 법인장은 브라질 법인 설립 경험도 공유했다. 그는 ▲대리점 인증 보유 후 통제가 어려운 점 ▲경쟁사의 현지 법인 설립 및 자체 인증 진행 ▲대리점 지역 분할 필요 ▲자국 제품 보호 정책 대비 등의 이유를 들며, 브라질 시장의 장기적 진출을 위해선 법인 설립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바텍 브라질 법인은 올해 시장 점유율 1위 유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진출 성공을 바탕으로 대리점 발굴 및 영업 지원, 의료 제품 인증 호스팅 제공 사업 등을 계획하고 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