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원격의료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
[성명]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원격의료 찬성’ 입장을 철회하라!
  • 의료연대본부
  • admin@hkn24.com
  • 승인 2013.07.09 11:58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월 31일 취임한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이 원격의료에 대해 찬성 입장을 밝혔다. 7월 3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격의료에 대해 ‘가능한 환자군에서부터 원격의료를 확산해 나가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우리는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고 의료상업화를 심화시키게 될 원격의료에 대해 국립대병원장이 찬성 입장을 표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
오병희 병원장은 ‘혈압약 타러 3~4개월에 한 번씩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면 진료비보다 교통비가 더 많이 들게’ 되기 때문에 이러한 환자 군에서 원격의료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혈압약을 타러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오면 진료비보다 교통비가 더 많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는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을 막고 지역을 중심으로 한 의료전달체계를 확립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현상이지 원격의료를 도입해야 할 근거가 아니다.
고혈압 환자는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충분히 진료할 수 있으며, 그렇게 할 때에 ‘진료비보다 많이 드는 교통비’를 절감할 수 있다. 경증의 외래 환자는 1차/2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받고, 서울대병원과 같은 3차 의료기관은 중증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한 의료전달체계라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는 서울대병원이 고혈압 환자를 진료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고혈압 환자를 3~4개월에 한 번씩 진료하는 것이 과연 교과서적인 진료인지,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이 진정한 문제의 해결방안인지 오병희 병원장에게 묻고 싶다.
오병희 병원장은 또한 ‘만성질환자의 경우 원격으로 관리할 경우 예후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연구보고서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스스로 밝혔다시피 이는 ‘병원에 자주 못 오는 환자’의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다. 병원에 못 오는 것보다는 원격진료라도 받는 것이 낫다는 것이지 병원에서 의사에게 직접 진료받는 것보다 원격진료가 좋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과연 우리나라에 의료기관이 없어서 만성질환 관리를 받지 못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가. 정부가 원격의료를 추진하면서 수백만에 달하는 인구를 원격의료 대상자로 추산했지만 심각하게 과장되었음이 밝혀진 바 있다. 게다가 의료기관이 부족한 지역이 있다면 국가가 나서서 의료기관을 배치하는 것이 최선의 해결책이며 경제적인 해결책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원격의료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질 낮은 의료를 비싼 가격에 제공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외국에서도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한 곳은 없으며, 그나마 시행되고 있는 곳들은 방글라데시나 인도네시아처럼 아주 가난해 무의촌인 섬 등이 산재한 나라이거나 미국의 알래스카 극지나 네바다 사막지역 혹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 전초기지 등 특수한 지역이다.
근거도 부족하고 효과적이지도 않은 원격의료 도입이 사회적인 논란이 되는 배경에는 원격의료를 활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서 돈을 벌려는 의료재벌과 IT기업들의 탐욕, 그리고 의료를 국민의 건강권이 아닌 산업으로 생각하는 정부의 의료민영화 정책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우리 사회 의료시스템의 중추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병원인 서울대병원장이 이러한 사정을 외면하고 지엽적인, 그마저도 설득력이 없는 근거만을 들면서 원격의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심각한 문제다. 우리는 오병희 병원장이 즉각 원격의료 찬성 입장을 철회하고 사과할 것을 요청한다.

2013년 7월 9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1111 2013-07-09 14:33:37
첨단 정보화시대에 꼭 얼굴보고 면담하면서 해야 하나?
성명서 발표 너무 이기적인듯 싶네요
스마트시대에 새시대를 포기하는 것 같습니다
첨단화에 맞게 의료환경도 변하는것이 맞이 않을까요??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