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간염 명확한 급여기준 시급하다”
“B형간염 명확한 급여기준 시급하다”
[인터뷰] 환자 커뮤니티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 송연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5.06 0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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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형간염 치료제 보험급여 기준이 명확해져야 한다. 환자와 의사, 정부 모두를 위해서다.”(환자 커뮤니티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

윤구현 대표의 한 마디는 명쾌했다. 빠른 시일내에 급여기준이 명확하게 정리돼야 의사와 환자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는 불편한 상황을 종료할 수 있다는 거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의 B형간염 치료제 삭감액만 수억원에 달한다고 하니, 명확한 급여기준의 필요성은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급여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신약 ‘비리어드’의 등장으로 가속화됐다. 현재의 급여기준은 A약물에 대한 내성환자에게 병용처방시 급여가 되는 약물을 일일이 열거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수 많은 환자 케이스를 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기존의 약제를 ‘비리어드’ 단독으로 교체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심사평가원이 수용하지 못한다는 불만이 솟구쳤다.

전문가인 의사들의 견해가 정부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점, 삭감으로 인한 의료기관과 환자의 불편, 빨리 시장을 확대하기 위한 제약사의 마케팅 계획 등 복합적인 사안이 얽히면서 급여기준 문제는 크게 이슈화됐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처음 급여가 적용되던 2004년부터 지금까지 급여확대를 위해 노력해온 간사랑동우회 윤구현 대표를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윤구현 대표

 

 

-. 급여기준, 무엇이 문제인가?

“제일 중요한 건 급여기준이 명확해지는 것이다. 의사들이 약을 처방할 때 급여 적용될까 걱정하지 않도록 예측가능한 기준이 나와야 한다. 기준이 명확해져야 약의 교체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 약을 바꿨다가 삭감당하면 다시 원내처방으로 돌아와야 한다. 환자들이 그런 위험을 무릅쓰고 약을 교체하는 것은 무리다.

현재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약을 한 번만 바꾼 경우에는 명확하지만, 약을 여러 번 바꾼 경우에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예컨대, 임신 때문에 약을 중단했다가 DNA 수치가 올라가 다시 복용하는 경우 DNA만 올라가도 복용이 가능한지, 간수치까지 올라가야 되는지, 중단 기간을 얼마나 인정하는지 등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다.

정부가 정당한 약의 교체를 막아선 안된다. 특히 ‘비리어드’ 단독처방은 교수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주제인데, (무턱대고 급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

-. 삭감으로 인한 환자 불편은?

“환자들은 보험급여가 되지 않아 비용부담이 줄지 않거나 보험급여가 되기 위해 불필요하게 약을 바꿔야할 처지가 됐다. 병원에서도 환자와 분쟁이 있는 경우도 있다. 의사가 처방해 서 먹었다가 급여가 안되니 불만을 토로하는 것이다.”

-. ‘비리어드’ 출시 후 의료진 사이에서도 약물 교체의 필요성에 대한 이견이 있는 것 같다.

“장기적으로 보면 불필요하게 교체하기보다 꼭 바꿔야 할 환자들이 바꿔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게 낫다고 본다. 교체는 급하지 않다. 환자들도 많이 묻는다. 그러면 나는 급여기준이 정리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좋겠다고 답한다. 3개월(보통 3개월분을 처방) 늦게 약을 바꾼다고 큰 차이가 나진 않는다. 특히 초치료시 ‘바라크루드’ 단독을 복용한 환자에 대해서는 의사도 교체를 조심스러워한다.

또 ‘바라크루드’ 부분반응 환자에 대한 ‘비리어드’로의 교체에 대해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는데, 급하게 교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대한간학회 가이드라인도 꼭 바꿔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진 않다.”

-. 현행 급여기준에서 주요한 사례를 다 정히할 수 있을까?

“모든 급여사례를 제시할 수는 없다. 그래서 내성환자에 뉴클레오사이드 계열(바라크루드, 제픽스, 세비보, 레보비르 등) 1개, 뉴클레오타이드(비리어드, 헵세라) 1개씩 병용하도록 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틀만 던지는 것이다. 약을 여러번 바꾼 경우 급여기준대로 약을 처방하기가 쉽지 않다.

다만, ‘비리어드’ 단독처방이 가능한 경우만 예외로 두면 된다.

대신 약물 교체를 신중하게 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자주 바꾸면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한 번 처방하면 1년 이상 쓰도록 하거나 내성이 생기기 전까지는 부분반응을 판단하는데 6개월 혹은 1년 이상 하라고 하는 등의 방법이다.”

-. 신약 출시 후 B형간염 치료제 시장 경쟁이 치열한데. 

“경쟁이 치열하면 언론에 자주 노출돼 환자가 병원에 자주 가게 된다. 긍정적으로 본다.”

-. 경구용 C형간염 치료제가 개발 열기가 뜨거운데.

“C형간염은 환자의 절반 이상이 감염 여부를 모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는 우리나라의 C형 간염 유별률에 대한 데이터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몇 년전부터 질병관리본부에 검진프로그램에 C형간염 검진을 한시적으로라도 넣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를테면 만 40세와 만 66세를 대상으로 하는 생애전환기건강검진을 이용해 검진하는 것이다. 미국은 모든 베이비부머에 대한 검진을 권고하고 있다.

C형간염은 완치가 가능하고, 전염성 질환이고, 예방접종 수단이 없는 질환이다. 장기적으로 한 번에 치료하는 게 더 유리할 수 있다. 10~20년 후를 생각하면 당연히 치료해야 한다. 문제는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고가약이라 정부가 건강보험안에서 부담할 것인가다.”

-. 검진 후 치료로 이어져야 하는 문제가 남는다. 

“일단 수면위로 올라오면 논의가 활발해 질 것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진행하고 있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가 나오면 한시적으로라도 40세 이상은 건강검진에 다 포함시켜야 한다는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이다. 또 C형 간염은 신규 감염은 거의 없다. 지금 감염된 환자만 치료하면 안 생긴다.”

-. 환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딱 하나의 메시지는 ‘병원을 다녀라’다. 누군가 내게 금주와 병원가는 것 중 어떤 게 좋냐고 묻는다면 당연히 병원을 가라고 말한다. 검사를 안 받으면 아무리 생활을 잘 하더라도 심각해질 수 있는데, 증상이 나빠진 후 병원에 가면 손쓸 수 없는 상황이다. 일상적으로 생활하되 병원을 적극적으로 가야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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