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간호사 최우선 과제는 병역대체 해결”
“남자간호사 최우선 과제는 병역대체 해결”
서울대병원 1호 남자간호사 김장언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을 만났다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4.2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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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금남의 영역으로만 여겨왔던 ‘간호사’가 이제는 옛말이 됐다. 국내 남자 간호사 비율이 해마다 증가, 지난해 말 현재 6202명에 이른다. 이 중 66%가 최근 5년간 배출됐고 연평균 19% 정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 간호학과에 재학 중인 남학생도 8000명에 달해 남자간호사 1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20일 ‘남자간호사회’가 정식 출범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이제 남자간호사도 우리 사회의 당당한 직업군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와 맥을 같이하는 것이다. 1962년 남자간호사 1호가 탄생한 이후 반세기 만이다.

갓 출범한 남자간호사회가 해야 할 일은 태산이다. 남자간호사의 수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의료기관의 간호업무는 여성간호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자간호사들은 생리휴가와 출산·육아 휴직 등 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지만, 남성들은 군복무로 2∼3년 입직이 늦어지고, 예비군훈련 갈 때조차 눈치를 보며 근무시간을 바꿔야 한다.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에 선출된 김장언 서울대어린이병원 수간호사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남자간호사의 병역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김 회장을 29일 서울대어린이병원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 남자간호사회를 창립한 이유는 무엇인가?

“지난해 간호정책선포식에서 남자간호사회 창립의 필요성이 논의됐고, 성명숙 대한간호협회 회장 역시 남자간호사회의 창립을 적극 지지하면서 추진하게 됐다. 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남자간호사들의 방향을 잡아줘야 할 구심점이 있어야겠다고 생각해 창립하게 됐다.”

-. 서울대병원 최초의 남자간호사인 것으로 알고 있다. 간호사 직종에 처음에 발을 들인 계기는 무엇인가?

“1977년도에 남자가 서울대 간호대학에 입학했다는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됐다.(나중에 알게 됐지만 2학년 때 자퇴를 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그냥 ‘신기하다. 남자가 간호대에 들어갈 수도 있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이듬해 인문교육계열에 응시를 했고 낙방을 하게 돼 재수를 하게 됐다.

그때 갑자기 이 기사가 생각이 났다. 남이 안하는 걸 하고 싶었고 앞이 내다보이는 삶은 살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무쌍한 모험으로 가득 찬 삶으로 내 인생을 채워나가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79년도에 서울대 간호대학에 지원하게 됐고, 학교에 입학했을 때 78학번에 남학생이 2명 있고, 동기로 남학생이 1명 있었는데 모두 자퇴해 지금은 모두 의대 교수와 의료기기사업을 하고 있는 사장이 돼 있다. 그래서 내가 서울대병원에 들어갔을 때 ‘서울대병원 최초의 남자 간호사’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 남자간호사들이 갑자기 기하급수적으로 급증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두 가지로 분석되고 있는데 이제 ‘간호사=여자’라는 고정관념과 편견이 많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우리 때는 남자가 간호사를 한다는 것 자체에 반대도 많았고,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제는 많은 인식변화가 일어났다.

또 지난 2008년부터 불어닥친 경제불황으로 인해 취업이 힘들어져서 100% 취업이 가능한 전문직종의 간호대를 지원하는 사람이 많아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특히 간호대에 지원하는 남학생들을 보면 고등학교 졸업 이후 들어오는 사람보다는 이미 다른 학교를 다녔거나 사회생활을 겪고 다시 재입학하는 케이스가 많았다. 간호는 전문직으로서 향후 비전이 밝기 때문에 일을 잘 수행한다면 분명한 보상이 따를 것이다.”

-. 여자들 위주로 돌아가다 보니 일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는가?

“이것은 개개인별로 다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자 동료와는 어울리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일과 후 술 한잔 하고 싶어도 여자 동료와의 술자리는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최근 젊은 남자간호사들을 보면 오히려 여자 동료들과 스스럼없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부럽기도 하다.(웃음)”

 

▲ 김장언 남자간호사회 초대회장

-. 남자간호사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연세가 드신 분들은 너무 좋아하신다. 아무래도 여자 간호사들보다는 체력적으로 좋기 때문에 쉽게 포지션 체인지도 해줄 수 있고, 말 잘하는 남간호사는 입원실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는 경우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아직 젊은 분들은 거리감을 두기도 해 ‘남자 간호사도 자연스럽구나’하는 대중인식을 심어줘야 할 필요가 있다.”

-. 남자간호사회가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농어촌 지역에 의료기관이 있지만 열악한 환경 때문에 제대로 자격을 갖춘 정규간호사는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남자간호사도 공중보건의사처럼 농어촌 의료기관에서 공중보건업무로 병역을 대체할 수 있다면 농어촌 지역민에게 양질의 간호서비스가 제공될 뿐 아니라 군 복무로 인한 남자간호사의 경력단절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일환으로 신경림 의원은 지난해 9월 남자 간호사도 의사와 치과의사, 한의사처럼 병역의무를 공중보건 업무로 대체할 수 있도록 하는 ‘병역법 개정안’를 발의하기도 했다. 남자간호사회는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들어갈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어서 이 법안에 힘을 실어줄 것이며 조만간 ‘남자간호사 병역문제 개선에 대한 정책 토론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 지속 가능한 남자간호사회의 존립을 위한 앞으로 목표는?

“조직을 정비하지 않으면 추진력이 발휘되지 않는 만큼 조직 정비를 통해 협회의 안정화를 꾀할 것이다. 또 남자간호사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베이스화해서 후배 간호사들이 한 사람이라도 더 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도록 하겠다.

또 간호사가 전문직이긴 하지만 의사와 달리 ‘슈퍼 을’의 입장인 만큼 남자 간호사들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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