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크게 놀아야 한다”
“삼성은 크게 놀아야 한다”
송인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
  • 이영주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3.03.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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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인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M&A를 한다거나, 시장이 작은 중소기업형 아이템을 M&A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분야에 뛰어드는 대기업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한국의료기기협회 송인금 회장은 15일 서울 역삼동 협회 교육장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의료기기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삼성메디슨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의료기기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줄곧 강조해온 대표적인 신수종사업으로, 삼성은 차세대 신성장동력인 의료기기사업의 일류화를 위해 올해초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 바 있다.

송 회장의 이날 발언은 삼성의 사업확장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소 의료기기업체들의 피해를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회장으로부터 국내 의료기기 산업의 과제와 비전 등을 들어보았다.

 

-. 취임 1주년을 맞이했는데, 소감은 어떤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좋은 것보다는 힘든 점이 많았다.  사소하지만 하나씩 결실을 거두는 열매가 있어 좋다.” 

-. 식약청이 식약처로 승격되는 등 새정부가 출범하면서 의료기기 업계에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의료기기 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당부하고 싶는 말이 있다면? 
 
“의료기기산업이 수출지향, 노동생산성이 높은 지속 성장이 가능한 유망산업임을 인식하고, 현재 중소기업 위주의 의료기기업체가 중견기업, 대기업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중소기업 규모로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식약청은 의료기기업계의 요구에 부응해 행정절차 간소화 및 기간 단축을 위해 의료기기안전국 신설, 안전국 내 직제 변경을 통해 허가 체계를 일원화했다. 식약청이 식약처로 승격됨으로서 규제개혁, 선제적 허가관리 체제를 갖추는데 가속화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나, 한편에선 일원화된 허가체계가 이원화되는 움직임도 있어 염려가 된다.

하지만 식약처의 신속한 허가체계 구축, 융복합 의료기기에 대한 선제적 허가 등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갖추는데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본다.”

-.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정부와 업계의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현재 의료기기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지원하는 규모로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기업 규모와 개발 아이템에 대한 경쟁력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글로벌 진출 기업 ▲수입 대체 및 내수 확대를 주도할 기업 ▲장기적인 투자로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미래지향 아이템 개발 지원 등으로 구분해 발전시켜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의료기기 산업 육성 로드맵을 만들고 정부 지원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무엇보다 의료기기종사자, 법령, 자본, 인프라 등 복합적인 토대가 마련될 때 의료기기 산업이 체계적으로 육성된다고 생각한다.

이명박 정부에서 의료기기산업이 미래신성장동력으로 선정돼 국민 인식 제고와 기업 성장에 도움이 된 바 있다.

현 정부는 아니지 않느냐 하는데, 첨복단지 조성 등 (의료기기 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또한 조만간 국회에서 오제세 보건복지위원장이 의료기기산업육성 특별법을 대표 발의할 것이라 알고 있다.”

 

▲ 송인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장이 1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료기기산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히고 있다.

-. 국내 의료기기산업의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군 및 분야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2012년도 의료기기 생산 수·출입 현황을 통해 트렌드를 분석해 보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생산 및 수출 품목으로 초음파 영상진단장치, 치과용 임플란트, 소프트렌즈, 추간체 보형제, 디지털엑스선 촬영장치, 레이저 수술기 등이 있다.

최근 중국이 저가품목을 많이 추월하고 있다. 중국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저가 품목이 많은 중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기술이 좋다. 중국에 역수출할 고가 제품이 많다는 것이다. 1, 2등급의 저가 의료기기 보다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3, 4등급으로 의료기기 산업이 발전돼야 아시아 개발도상국과의 경쟁을 피할 수 있으며, 고부가가치의 기술력이 확보된 의료기기로 선진국과 승부를 겨룰 수 있을 것이다.” 

-. 국내 의료기기 업체는 영세한 편이다. 어떻게 규모를 키워야 하나?

“영세한 기업을 단기간에 성장시키는 것은 어렵다. 현재 국내 시스템은 복지 쪽에 치우쳐 소비에 굉장히 위축돼 있다.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규제를 완화해 시장성을 확대해야 질 좋은 제품 생산과 판매의 길이 열릴 것이다.

기업의 규모가 작아도 강한 중소기업이 되도록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식경제부의 강소기업 육성 전략이 의료기기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작지만 전문화·차별화된 의료기기를 개발·생산하는 것이 필요하다. 수요처인 다양한 의료기관의 타깃을 정해 의료기기를 판매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 삼성메디슨이 국내 중소 의료기기 업체를 인수할 경우 그 대안은 있는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M&A는 막을 수 없는 합법적인 기업 육성 및 확장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 선진국의 대기업들은 대부분 M&A를 통해 성장했다는 것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다만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M&A를 한다거나, 시장이 작은 중소기업형 아이템을 M&A대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이 할 수 있는 사소한 분야에 뛰어드는 대기업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 그러나 (대기업이) MRI, PET, 암 치료기 등에 뜻을 두고 있다면 그것은 좋은 방향이다. 기업을 인수할 때는 무엇보다 기업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줘야 한다.”

-.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 현재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무엇보다 연구개발에 투자되는 금액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켜야만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 또 병원 환경이 충분히 반영된 의료기기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이 낮은 국내 의료기기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제 전시회, 학회 세미나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이 필요하며, 품질과 안전성이 확보된 의료기기 개발 및 국내 대형 병원에서 국산 의료기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 의료기기 업계는 제약에 비해 단결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수입업체와 국내 제조업이 상생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협회 설립 목적은 양질의 의료기기를 공급해 국민보건향상과 의료기기산업발전에 기여하는 데 있다. 이 같은 목적 하에 협회는 설립 때부터 이사회 임원 구성에 있어, 제조와 수입업을 균형있게 해 왔으며, 제조·수입사 임원들의 교류를 통해 업계 현안에 대해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상생발전을 위해 의료기기 4개 단체 이름으로 수행된 ‘의료기기 신년회’는 수입사 제조사를 떠나 의료기기업계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의지의 표현이었으며, 정기적인 4개단체장 회의와 체육대회를 진행·준비하고 있다.

아쉽게도 가끔 어떤 사람은 산업협회는 수입사 단체이고, 한국의료기기공업협동조합은 제조사단체라고 한다. 그러나 협회 이사 구성을 보면 30명 중 15명은 수입업체 임원이고, 나머지 15명은 제조업 임원이다.

협회장인 나도 의료기기 수입을 시작으로 업계에 뛰어들었으나, 지금은 의료기기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수입사는 수입사대로 국내의료기기산업 성장에 기여한 바가 있고, 국내 제조사는 수입의료기기의 국산화에 힘쓰고 해외 수출로 국익을 살찌우는 역할을 다하고 있다. 

수입사와 제조사 양쪽의 어려움과 애로사항을 충분히 경험한 사람으로서 임기동안 소통의 기회를 늘려 의료기기의 상생에 더욱 힘써 노력하겠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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