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균이 신경계의 자가면역반응을 제어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다발성경화증이나 중증근무력증 같은 과민 염증반응을 동반하는 신경계 자가면역질환에 대한 보조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부 임신혁 교수 연구팀은 10일 이같은 연구성과를 임상면역학회지(Clinical Immunology) 최신호(2월 26일)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자체개발한 유산균 혼합물 IRT5가 장관 면역계에서 과민 염증반응을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장에서 교육받은 면역세포가 다른 부위에서 일어나는 염증반응도 제어할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고 신경계에서의 효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팀이 IRT5 유산균 혼합물을 다발성경화증 모델동물에 투여하자, 조절 T세포가 활성화되는 반면 염증성 T세포는 활성을 잃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의 발병과 진행도 각각 50%와 30% 가량 완화한다는 설명이다.
임 교수는 “마찬가지로 IRT5 유산균 혼합물을 중증근무력증 모델동물에 투여한 경우에도 아세틸콜린 수용체라는 단백질을 외부물질로 인식하여 분비되는 항체가 50% 정도 감소하는 등 과민 염증반응이 완화된 것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용어설명> * 염증반응 : 면역세포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외부의 해로운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혈관확장, 부종, 통증, 발열 등을 동반하는 면역반응이다. 조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민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경우 다양한 질병에 관여한다. * 다발성경화증 : 중추신경계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신경을 감싸고 있는 단백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중추 신경계 기능 저하 및 하반신 마비 증상을 유도한다. * 중증근무력증 : 신경-근육 접합부위의 자가면역질환이다. 신호전달에 관여하는 아세틸콜린 수용체 단백질에 대해 면역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근무력증을 유발한다. * T 세포 : 인체의 면역반응을 담당하는 세포로 골수에서 만들어져 흉선(thymus)으로 이동, 성숙해 T 세포로 불린다. 크게 외부의 침입을 감지하는 조력 - T 세포(helper-T)와 직접 외부물질을 제거하는 살해 - T 세포(killer-T), 그리고 이들 T 세포가 과잉반응하지 않도록 돕는 조절 - T 세포(regulatory T cell)로 나뉜다. |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임신혁 교수팀이 하버드의과대학 권호근 박사 등과 공동으로 수행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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