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에서 필수과정인 막단백질 결정화에 탁월한 효과를 보이는 양쪽성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한양대학교 생명나노공학과 채필석 교수 연구팀은 세포막 단백질과 결합했을 때 작은 복합체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존 MNG(양쪽성 물질)에서 말토즈(maltose) 대신 크기가 작은 글루코즈(glucose)와 그와 조화를 이루는 작은 소수성기를 도입하는 형태로 분자구조를 설계, 새로운 GNG(glucose-neopentyl glycol) 4종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팀은 “이 분자를 사용하면 막단백질의 결정화가 진행되는 일주일에서 한달 동안 막단백질의 본래 구조가 유지되어 단백질 구조 분석이 매우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핀란드 연구자가 연구팀이 개발한 GNG를 사용하여 나트륨 수송 막단백질의 구조를 밝혀 사이언스지에 게재하는 등 동 연구 성과는 관련 분야 연구개발에 그 효용이 매우 크다고 연구팀은 부언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막단백질은 수만 종에 이르지만 구조가 알려진 것은 수백 개에 불과하다. 구조분석을 위해 수용액에 두면 쉽게 변성되거나 물과 섞이지 않으려는 소수성 부분끼리 뭉쳐 원래 구조를 잃고 응집해 버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수성과 소수성을 동시에 지녀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 이중막처럼 막단백질을 감싸주는 양쪽성 화합물의 연구개발이 주목받아 왔다.
<용어설명> * 인지질 이중막 : 지질이 서로 맞닿은 이중층 구조로 된 세포막을 지칭한다. 지질은 소수성의 탄화수소 사슬과 인산 등으로 된 친수성 부위가 동시에 존재하는 대표적 양쪽성 물질이다. |
채필석 교수 연구팀은 이미 2010년에 낮은 농도에서도 막단백질의 응집을 효과적으로 저해하는 양쪽성물질인 MNG를 개발하여 민간에 기술 이전한 바 있으며, 2012년에는 막단백질의 구조 안정화에 탁월한 특성을 가진 GDN(gluco-diosgenin)을 개발하여, 막단백질 관련 연구를 진행하는 연구자들에게 호응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기존에 개발한 양쪽성 물질 MNG와 GDN은 그 탁월한 특성에도 불구하고 막단백질과 다소 큰 복합체를 형성하여 단백질 결정화를 방해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후 막단백질을 감싼 복합체의 크기를 보다 작게 만들면서 동시에 막단백질의 안정화 성능은 개선할 수 있는 양쪽성 물질의 개발 연구에 착수, 이번 성과를 도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양쪽성 물질 GNG 가운데 3종은 미국 바이오기업 Affymetrix에 의해 상용화되었으며, 이를 통해 많은 연구자들이 이 물질을 보다 쉽게 얻어 막단백질 구조규명에 관한 연구를 보다 쉽게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채 교수는 “막단백질의 구조 연구에 공헌할 수 있는 새로운 양쪽성 화합물을 개발하면 기존 물질로 불가능했던 막단백질의 구조를 규명할 수 있고 나아가 다수의 막단백질 구조규명에 활용될 수 있어 그 파급효과가 매우 크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막단백질 연구용 양쪽성 물질 GNG 개발’이라는 주제로 케미컬커뮤니케이션誌 2월22일자 온라인판에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막단백질(membrane protein) 이란? 막단백질은 물질 수송이나 외부신호 감지 등 세포의 관문으로서 중요한 생리기능을 담당하고 있어 신약개발의 주요한 표적이 되고 있다. 세포표면의 세포막에 끼어있는 단백질로 세포의 성장과 분화에 관여하여 암이나 뇌질환 등 다양한 질병과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세포막에서 추출하기가 어렵고 세포내에 존재하는 수용성 단백질들과 달리 소수성 부분을 가져 추출 후 쉽게 변성되어 단백질 구조분석에 있어 고난이도 과제로 꼽힌다.
이 과정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결정화 과정에서 막단백질이 원래 구조를 유지하도록 안정화시키는 양쪽성 화합물을 국내 연구팀이 개발해낸 것이다. * 결정화 과정(crystallization) : NMR이나 X선을 이용해 단백질의 구조를 보기 위해 순수한 단백질 결정이 필요. 세포로부터 분리정제한 단백질 용액에 염농도와 온도조건 등을 맞춘 저장 용액을 섞고 오랜 시간 천천히 증발을 유도하여 단백질의 농도를 증가시킴으로써 순수한 단백질 결정을 얻는 과정. |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