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만 한 여성보다 낙태를 한 여성의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 9월 5일 유럽공중보건저널(Europe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실린 ‘재생산 경력과 장기간 사망률에 대한 연구(덴마크 인구기록 연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낙태를 한 번 했을 때 45%, 두 번 했을 때 114%, 세 번 이상 했을 때 191.7% 사망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낙태를 한 여성이 낙태를 하지 않고 출산만 한 여성보다 평균 2배 이상 사망률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엘리엇 연구소(Elliot Institute)의 프리실라 콜먼(Priscilla K. Coleman)과 데이비드 리어든(David C. Readon), 산부인과 의사이자 모성사망의학 전문가인 바이런 캘헌(Byron Calhoun)이 담당했다.
연구는 덴마크에서 1962~93년에 태어난 100만1266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들 중 16세~42세(1980년~2004년) 사이에 사망한 5137명의 모든 의료기록과 사망기록을 자세히 검토해 사망자들의 과거 임신, 출산, 낙태, 자연유산 경력을 비교,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2년 전 핀란드에서 연구한 내용과 거의 일치한다. 사망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낙태 경험이 있는 여성이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일정하게 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낙태는 여성에게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후유증을 남겨서 삶의 품질을 떨어뜨린다는 사실을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미국 학자들이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 국가의 기록을 참고로 연구했던 이유는 사회보장제도가 일찍이 정착했고, 국민 개개인의 모든 병원력이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기록연동연구(Record Linkage Study)가 수월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들이 북유럽 국가들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사망진단서만을 근거로 조사한 결과가 발표된 적이 있는데 출산이 낙태보다 6~14배 사망 위험이 높다는 신빙성 없는 내용이었다. 사망진단서에는 사망자의 모든 정보가 담겨져 있지 않기 때문에 통계자료로는 가치가 없는데도 정치가나 이데올로기 투쟁가들은 그런 엉터리 자료를 인용하곤 했다.
수석연구자인 리어든은 “낙태와 관련한 여성 건강의 문제들은 이데올로기나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학문적으로 잘못된 연구결과들이 낙태를 옹호하는 데 이용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보고서를 분석한 낙태반대운동연합 김현철 회장은 “이것은 팩트이다. 낙태가 뱃속의 아기에게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안전과 행복을 해치는 행동이라는 것을 객관적으로 보여 준 증거이다. 여성이 낙태시술로 태아를 제거하는 것은 자신의 수명도 일정량 덜어내는 위험한 선택이다. 따라서 여성을 진정으로 위한다면 낙태는 선택지에 포함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낙태가 태아를 잃는 비극일 뿐만 아니라 여성의 건강과 사망률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면, 책임 있는 성생활과 계획임신과 출산복지를 위해서 더욱 많은 홍보와 교육과 정부 정책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