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물 신약이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순수 합성의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데다, 약효도 우수해 의사와 환자 모두 만족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2월 출시한 동아제약의 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은 올해 3분기 누적처방액이 82억8700만원에 달했다. 분기별 처방액은 1분기 14억2900만원, 2분기 26억5800만원, 3분기 41억9900만원으로, 올해 1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티리톤’의 매출 상승은 먼저 출시한 천연물신약 ‘스티렌’의 매출 손실분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소화성궤양치료제 ‘스티렌’은 연간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국산 신약의 신화를 썼지만, 특허만료 이후 제네릭이 출시되면서 처방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스티렌’의 1~9월 누적처방액은 55억8900만원으로 전년 동기(60억5600만원) 대비 7.7%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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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출시한 안국약품의 진해거담제 ‘시네츄라’도 잘 나가는 품목 중 하나. ‘시네츄라’의 1~9월 누적 처방액은 247억5400만원으로 안국약국의 최대 효자품목이다. 분기별 처방액(1분기 101억3500만원, 2분기 88억5100만원, 3분기 57억6700만원)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회사측의 고심은 커지고 있지만, 호흡기계 질환은 겨울과 이른 봄철에 환자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올해 300억대 매출도 기대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국내 1호 천연물 신약인 SK케미칼의 ‘조인스’(관절염치료제)도 블록버스터로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1~9월 누적 처방액은 238억9600만원. 전년 동기(204억8600만원) 대비 16.6% 증가한 수치다.
녹십자의 골관절염치료제 ‘신바로’는 유일하게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약물은 동아제약의 ‘모티리톤’보다 3개월이나 앞서 지난해 9월 출시했지만, 올해 1~9월 누적 처방액은 30억4927만원에 불과했다.
‘신바로’는 분기별 처방액(1분기 6억9100만원, 2분기 10억6200만원, 3분기 12억9500만원)에도 큰 변화가 없어 올해 매출 목표(100억원) 달성은 일찌감치 물건너간 꼴이 됐다. ‘모티리톤’이 출시와 동시에 공전의 히트를 치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현재 식약청의 허가를 받은 국산 천연물신약은 7개 품목이다. 이 중 건강보험 급여를 받는 이들 5개 품목의 올해 3분기 누적처방액은 약 1159억원에 달했다. 제약사들이 개발 중인 천연물신약이 식약청의 허가를 받고 경쟁대열에 가세할 경우, 천연물 신약 처방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의사들이 행사하고 있는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놓고 한의사와 양의사간 대립이 격화되고 잇어, 변수는 남아있다. 약 선택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처방량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서다.
제약업계에서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A제약사 관계자는 “환자들이 의약품을 처방받기 위해 습관적으로 일반 의료기관을 찾는 상황에서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이 한의사들에게 넘어갈 경우, 처방량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정부가 교통정리를 빨리 해 제약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