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이 되면 서늘해진 날씨와 단풍을 만끽하기 위해 산을 찾아 등산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일반 평지보행(운동장이나 공원 걷기)은 단순 유산소 운동이지만, 등산은 보행과 더불어 가파른 오르막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전신근육을 사용하므로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근력강화운동에 가깝다. 그르므로 평소에 잘하지 않던 등산을 갑작스럽게 하고 난 뒤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내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부분의 통증은 지연성 근육통으로 우리가 흔히 근육이 많이 뭉쳤다고 표현하는데 대개 2-3일 길게는 7일 정도 휴식이후 증상이 좋아지기 때문에 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7일 이상 휴식에도 통증이 지속될 경우 근육통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우선 하지에 발생하는 통증은 등산로의 상태(울퉁불퉁한 길, 자갈길 등), 과도한 등산시간과 관련이 있다. 울퉁불퉁한 길을 걷다 발이 접질려 발생하는 발목인대 염좌, 하지의 3대 관절(발목, 무릎, 고관절)의 관절염이 흔하다. 이 외 발뒤꿈치 통증이 발생했다면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염 등의 질환을 의심해 볼 수 있으며, 무릎 통증이 발생했다면 연골손상, 슬개골건염, 장경인대증후군 등의 질환도 고려해 봐야 한다.
척추부위통증은 주로 짊어지는 배낭의 무게나 산의 경사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척추는 과도하게 앞으로 숙이게 되면 디스크 등의 질환이 발생하기 쉬우며, 과도하게 뒤로 젖히게 되면 척추관절염 등의 질환이 잘 생긴다.
배낭의 무게가 너무 무겁거나 경사도가 높은 산에 오를 때 넘어지지 않기 위해 허리를 과도하게 앞으로 굽히게 되며, 하산 시에는 반대로 앞으로 구르지 않기 위해 허리를 과도하게 뒤로 젖히게 때문에 척추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건강해지기 위해서 등산을 시작했다가 오히려 병을 얻으면 그것만큼 후회스러운 경우는 없다.
그러므로 건강하게 등산을 하기 위한 다음과 같은 방법들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산행 시 발이 접질리지 않도록 가급적 발목까지 올라오는 신발이 좋으며, 신발이 큰 경우 신발 안에서 발이 돌아다녀 다칠 수 있으므로 자신의 발사이즈에 맞는 것을 고른다.
2. 배낭은 과도하게 무겁거나 느슨할 경우 척추에 무리가 가므로, 배낭무게는 가급적 가볍 게 하고 허리에 배낭을 밀착시켜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준다,
3. 지팡이(등산스틱)를 사용하여 하지관절에 압력을 줄여주고, 경사길 보행 시 척추가 곧게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4. 평소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이면 처음부터 너무 무리한 코스를 택하지 말고 경사가 심하지 않은 코스로 2-3시간 정도 가볍게 등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5. 근력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남들이 무난하게 해내는 등산코스도 본인에게는 큰 무리가 될 수 있다. 등산의 계획이 있다면 평소 본인의 신체부위 중 평소 좋지 않았던 곳을 생각해 보고, 미리 병원을 방문하여 상담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 재활의학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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