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콜성 지방간에만 작용하는 효소 발견
비알콜성 지방간에만 작용하는 효소 발견
  • 김소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9.10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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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포함한 대사증후군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사증후군에 동반되는 비알콜성 지방간에서만 작동하여 간에 지방 축적을 증가시키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발견되었다.

연세의대 김재우 교수(45세, 교신저자)와 이유정 박사(제1저자)가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이주호)와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핵심연구) △선도연구센터(MRC)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최신호(8월 21일자)에 게재되었다.

▲ 김재우 교수

▲ 이유정 박사

논문명은 ‘식이에 의한 간지방증에서 PPAR 감마에 의해 조절되는 MGAT1 발현이 지방축적에 기여한다’ [Nuclear receptor PPARγ-regulated monoacylglycerol O-acyltransferase 1 (MGAT1) expression is responsible for the lipid accumulation in diet-induced hepatic steatosis]이다.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비만,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포함, 인구 5명 중 1명이 대사증후군일 정도로 대사증후군은 사회적, 의료적 문제가 되고 있다. 방치하면 심뇌혈관 질환 등의 부작용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대사증후군에서 흔히 동반되는 간지방증(비알콜성 지방간)은 당뇨병 위험을 더욱 증가시키며, 간염이나 간경변증 등 심각한 간 질환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서 예방과 치료에 많은 연구가 집중되고 있다.

간은 정상적으로 체내 대사를 지휘하는 역할을 하며, 지방을 소량 축적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식이에 의한 비만에서는 간의 지방축적이 크게 증가하여 지방간에 이르게 된다.

하지만 최근까지 대사증후군에서 간의 지방축적이 과도하게 일어나는 원인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으며, 특히 서구화된 고지방 식이에 의한 지방간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 김재우 교수 연구팀

 

김재우 교수 연구팀은 마우스에 고지방 식이를 투여한 지방간 모델을 이용하여 MGAT1이라는 효소가 지방간에서만 높게 발현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이 효소는 간에 중성지방이 축적되는 정상적인 경로와는 달리 모노아실 글리세롤(monoacylglycerol)에서 직접 중성지방을 합성하는 효소로서 ‘모노아실 글리세롤 아실 트렌스퍼라제(monoacylglycerol acyltransferase, MGAT1)’라 불린다.

연구팀은 MGAT1이 정상적으로는 간에 거의 발현이 되지 않지만, 지방간이 유발되면 이 효소를 이용한 지방 축적이 크게 증가함을 규명하였다. 또한 이 효소의 발현을 아데노바이러스 기법으로 억제한 결과 식이에 의한 지방간이 크게 완화됨을 관찰하였다. 더불어 MGAT1이 고지방 식이를 할 때 핵수용체의 하나인 감마형 PPAR에 의해 증가되는 메커니즘도 밝혔다.

연구결과, MGAT1이 억제된 마우스에서는 혈당조절기능이 개선되었고 체중도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 이 효소를 억제하면 지방간을 감소시킴과 동시에 대사증후군의 진행도 완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MGAT1 억제에 의해 간의 지방축적(흰색 방울 모양)이 현저히 감소함을 보여주는 현미경 사진.

 

이번 연구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첫째, 기존 연구가 탄수화물 대사와 연결된 지방산 합성에만 집중되었음에 반해 고지방 식이의 경우에는 중성지방의 합성 경로가 크게 작용함을 새롭게 밝혔으며, 둘째, 정상적인 간에 존재하지 않지만 지방간에서만 발현되는 유전자를 발굴함으로써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점이다.

김재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비알콜성 지방간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타겟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며, “정상적인 간의 기능과 체내 대사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과도한 지방의 축적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김 교수는 “MGAT1 효소 억제가 혈당조절기능 개선과 체중 감소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밝히게 되면 비만 연구와 치료제 개발에도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 말했다.

<용어설명>

1. PNAS 誌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 of USA)
○ 미국국립과학원회보. 미국의 국립과학원(National Academy of Science, NAS)에서는 각 분야 저명한 과학자들(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물학 등 모두 포함)을 NAS 멤버로 선정하고 있으며, 이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회보(Proceedings)로 출발하였다. NAS 멤버가 아닌 경우에도 논문을 실을 수 있는데 이런 경우를 "direct submission"이라 하여 논문 심사가 까다롭고 게재승인 받기 매우 어려운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Impact factor : 9.681)

2.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NAFLD)
○ 간에 지방이 과도하게 축적되는 것을 지방간(fatty liver) 혹은 간 지방증(hepatic steatosis)이라고 한다. 지방간의 큰 원인 중의 하나는 알콜 섭취인데, 이 경우는 임상적, 병리학적으로 구분할 수 있어 이를 알콜성 지방간이라 하며, 나머지 경우를 비알콜성 지방간으로 정의하였다. 비알콜성 지방간의 가장 큰 원인은 대사증후군이다. 간지방증(hepatic steatosis)이 지속되면 지방간염(steatohepatitis)으로 발전되고, 더 진행되면 간경변증(liver cirrhosis, 흔히 간경화증이라고도 하나 잘못된 용어임)이 되기도 하여 이 세 가지를 묶어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 [non-alcoholic fatty liver disease (NAFLD)]라고 부른다.

3. 중성지방 (triacylglycerol 혹은 triglyceride)
○ 생명체가 함유한 지방은 매우 다양한 종류가 있으나, 임상적으로 주로 관심의 초점이 되는 것은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이다. 중성지방은 글리세롤(glycerol) 한 분자에 지방산(fatty acid) 3분자가 결합된 모양을 가지고 있어서 tri-(3개를 의미) acyl-(지방산결합을 의미) glycerol(글리세롤)이라 부른다. 중성지방은 우리 몸에서 에너지원으로서의 지방을 저장하는 기본 형태이다. 섭취한 지방은 주로 지방조직에 중성지방의 형태로 저장되며, 필요할 때에는 중성지방에 붙어있는 3개의 지방산을 분리하고, 지방산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지방산 산화를 거쳐 에너지인 ATP를 만들게 된다.

4.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
○ 우리 몸에서 기능하는 단백질들은 유전자 발현을 통해 만들어진다. 유전 정보의 흐름은 DNA(유전자)-mRNA-단백질로 연결된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각 유전자에는 유전자에서 mRNA(messenger RNA)를 만들 것인지를 실질적으로 조절하는 부위가 있는데, 이를 프로모터(promoter)라 한다. 이 프로모터에 결합해서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것이 전사인자이다. 요약하면, 어떤 필요에 의해 (1) 전사인자가 유전자 프로모터에 결합하고 (2) mRNA을 많이 만들고 (3) 단백질이 많이 합성되어 (4) 세포의 기능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하나의 전사인자 발현이 여러 단백질의 발현을 이끌어 세포의 기능 방향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에 최근 이삼십년 동안 전사인자의 발굴과 규명에 많은 연구가 집중되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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