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3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찌는 듯한 날씨와 높은 습도에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은 사람만이 아니다. 미 스타트리뷴지는 최근 폭염이 가정 상비약과 특정 환자를 위한 처방약 모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미국 최대 비영리 건강소비자 단체인 '헬스파트너' 마이크 하그 약료담당관은 "더운 날씨가 하루 이틀 지속되는 일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29도가 넘어가는 날씨가 며칠이고 계속되면 상황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폭염이 계속되면 약물 성분의 분해가 시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헤네핀 카운티 메디컬센터의 앤 브리지노 약사는 "폭염으로 인한 약물 성분 변화는 특히 에어컨이 없는 가정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부분의 약들은 보통 상온에서 보관되기 때문이다. 그는 "에어컨이 없는 집들에서의 실내온도는 보관적정온도를 넘어서기 쉽고, 이 상태가 계속되면 약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져야야 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고온으로 인해 약효를 잃은 약들이 외관상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데 있다.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약의 상태 변화를 알아차릴 수 없다는 말이다.
페어뷰 업타운 클리닉의 새러 존슨 박사는 "약을 먹어 보기 전에는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모르기 때문에, 특히 응급상황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인슐린을 상시적으로 투여해야 하는 당뇨 환자들이나 앨러지 환자의 경우 그 위험성은 생명과 직결될 정도로 높다"고 말했다.
브리지노 약사는 "현재까지는 고온에 의한 약물변성에 대한 포괄적인 연구가 수행된 적이 없어 모든 약물에 대해서 항상 그렇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의심이 나면 지체 없이 약사나 의사에게 문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했다.
폭염은 약의 성분은 물론 복용하는 사람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상당수의 약물에는 이뇨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찜통 더위가 계속될 때 이런 약물을 복용한 후에는 탈수현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늘 유의해야 한다. 혈압강하제, 심장질환 관련 발작억제제, 항히스타민제, 신경관련 약 등을 복용할 때는 특히 더 조심해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