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은 망해도 의사들은 산다”
“병원은 망해도 의사들은 산다”
[인터뷰] 나춘균 병협 보험위원장 … “의사노조 유명무실해질 것”
  • 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2.07.18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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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와 대한병원협회(병협) 간 갈등이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노환규 의협회장은 최근 진행된 전문지 기자 워크숍에서 “병협은 의협과 성격자체가 다른 기관이고 의사로서 지켜야 할 원칙을 파기하고 있는 것이 개선되지 않는 한 관계개선이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병협 또한 “의협이 의료계 갈등을 조장하면서 국민들의 의사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맞받아쳤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협은 ▲병협을 제외한 건정심 위원 구성 ▲의협 산하 병원의사협의회 출범 ▲전공의 노조 설립 등을 주장하며 병협과 또 한번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18일 나춘균 병협 보험위원장을 만나 양 단체의 갈등과 관련, 병원협회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나 위원장은 의사협회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편집자 주>

 

▲ 나춘균 병협 보험위원장

-. 병협이 의협과 관계가 틀어진 것은 지난 5월 건정심에서 포괄수가제를 찬성한 이후부터이다. 포괄수가제에 대한 병협의 입장은 무엇인가? 

“우리는 포괄수가제를 조건부 찬성한 것이다. 이미 병·의원급에서는 85% 이상이 포괄수가제에 참여했던 만큼 의원급에서 시행된다고 해도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확대는 불가피하다. 포괄수가제가 상급종합병원으로까지 확대가 된다면 의료대란이 올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포괄수가제 예로 영국 등의 OECD 국가를 언급하는데 이들 국가 대부분은 공공의료기관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95% 이상이 민간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상황이 전혀 다르다. 정부가 이러한 점을 잘 파악해서 포괄수가제를 전면 확대하는 상황까지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 최근 의협이 병협을 공급자 단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의협의 이 같은 행보가 의사들의 권익을 위한 것인지 따져봐야 한다. 의협이나 병협이 한 틀에서 나가지 않으면 앞으로 전체 의사들에게 불리한 조건이 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감정적으로 대처하면 안된다.

의협이 병협을 의사단체가 아닌 경영자단체라고 하는데 그렇게 따지다보면 의협의 주 회원인 개원의들도 모두 경영자와 다를 바 없다. 이는 말의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의원과 병원은 병상 수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큰 틀에서는 다를 것이 없다. 현재 병협 집행부도 모두 의사출신이기 때문에 비의료인이 집행부에 포함돼 있다는 의협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 의협이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약속한 건정심 구조 개편을 믿고 잠정적으로 포괄수가제를 찬성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 

“정몽준 의원은 복지부 장관도 대통령도 아니다. 심지어 상임위로 복지위가 아닌 기재위로 배정됐다. 정 의원의 말로 정책을 바꾸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하지만 건정심 구조는 절대적으로 의료계에 불리하게 돼 있고, 개편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건정심 구조를 개편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절차를 밟고 시행하는 것이 우선이다. 의협이 하루 빨리 건정심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 최근 의협이 의사노조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사노조는 실효성이 없는 제도이다. 현재 많은 병원이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의사라는 직종은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이 맘에 들지 않으면 바로 병원을 옮길 수 있는 특수성이 있다. 병원은 망해도 의사들은 살 수 있는 현실이다보니 의사노조가 설립된다고 해도 유명무실해질 것이 분명하다.”

-. 지난해 원내 약국 부활을 위해 264만명의 국민 서명을 받았다. 약사법 개정 추진 상황은 어떠한가? 

“지난해 260만명이 넘는 국민 서명을 통해 원내약국 부활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에 19대 국회가 개원한 만큼 의약분업 제도개선을 위해 몇몇 의원들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약사들이 병원 내에서 외래환자의 약을 짓지 못하게 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약을 지을 수 있는 약사들의 권리를 위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는 건강보험재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의약분업 제도 개선을 위해 하루 빨리 약사법 개정이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의협과 병협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관계 개선 방안이 있는가? 

“의사 단체가 힘을 얻기 위해서는 함께 가는 것이 옳은 일이다. 의협은 병협과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지만 대정부 투쟁을 위해서는 두 단체가 손을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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