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새 의협회장의 과제
노환규 새 의협회장의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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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5.02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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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정의와 개혁’의 기치를 내세운 노환규 의협 새 집행부가 1일 출범했다. 선거과정에서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민초의사들의 노환규 회장에 대한 기대는 자못 클 것이다.

국민들도 노 회장이 그간 의협 현안들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표명한 만큼 그의 행보에 깊은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

노 회장은 지난해 12월 의협 임시대의원 총회에서의 폭력사태로 중앙윤리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아 회원 자격유지조차 불투명했으나 신구 집행부가 원만한 해결을 모색해 차질없이 업무인수를 하고 회장에 취임한 것은 다행스런 일이다.

노 회장은 두 번 다시 그 일을 생각하기도 싫겠지만 그간의 과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했을 것이라고 본다. 내 생각만 옳고 내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 언제나 최선인 것은 아니다.

핏대를 세운다고 세상사가 내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는다. 모든 일에는 상대가 있는 법이다.특히 조직의 장에게는 남의 얘기에 귀를 여는 거만큼 중요한 게 없다. 어떤 때는 몇 발짝 물러서서 최선이 아니라 차차선책이라도 도출해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상대방의 주장에 귀 기울여야

노 회장은 그동안 주변과의 마찰로 인해 생긴 싸움 닭 이미지를 벗어버려야 한다. 우리 사회 최고의 전문가요 엘리트 집단인 의사협회 수장으로서 거칠게 남과 충돌하는 언행은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남을 이해하고 설득하는 원숙한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

가뜩이나 의협은 내우외환에 시달려온 터다. 내부적으로 상호 고소-고발할 정도로 세대간, 진료과목 간에 불신과 불화가 깊다. 포용하는 마음 없이는 이를 치유해 정상조직으로 바꾸기가 쉽지 않다.

외부적으로는 가장 소통이 잘 돼야 할 정부, 건보공단, 약사회, 한의사회 등과 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않은 채 강경노선만으로는 이해가 얽힌 현안들을 풀 수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의협이 의사회원을 위한 직종단체이지만 직역 이기주의를 넘어 올바른 의료제도 정착이라는 더 큰 목표를 향해 노력할 것을 권한다. 이런 자세야말로 노 회장이 강조하는 의료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판단한다.

의사회원만을 의식하다가 의료소비자인 국민의 뜻을 저버리는 어리석음을 범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지금 의료계는 참으로 어지럽다. 의료윤리의 실종시대라는 평마저 나오고 있다. 과잉진료, 의료비허위청구, 환자조작, 리베이트 수수 등 의사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의사의 위상이 지금처럼 실추된 적이 없을 것이다. 히포크라테스 정신을 입에 올리기가 부끄러울 지경이다. 의사들의 이해를 챙기기 전에 먼저 의료윤리를 바로 세우려고 시도하는 게 더 시급한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의료윤리 바로 세우는 일 시급

그런 연후에 의료계에 불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의료기관 수익성 제고를 위한 주장을 하는 게 순서일 것이다. 그런데 의협에서는 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만성질환관리제만 해도 그렇다. 노 회장은 당선자 시절 시도의사회장 회의를 갖고 만성질환관리제를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일차의료를 활성화하고 급증하는 만성질환자들에게 진료비 감면혜택을 주기 위해 도입한 이 제도를 부정하는 논리는 환자입장에서 이해되지 않는다.

의협은 환자 개인정보 누출위험, 의사 진료권 침해, 보건소 개입 여지 등을 이유로 들지만 실제로는 기존 병의원의 수입감소 때문은 아닌지 되돌아볼 일이다. 환자들이 만성질환제 적용을 받지 못하도록 설득시키라는 행동지침을 내린 것은 도를 한참 넘었다.

시행하는 데 문제가 있으면 시정하면 될 일이다. 환자들이 반기는 제도자체를 상대에 대한 설득 없이 거부하면, 의사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환자단체와 법정다툼으로 갈 수 있는 이 제도에 대해 노 회장의 유연한 대처가 요구된다.

소득이나 사회적 대우에서 선택받은 사람들로 인식되고 있는 의사들이 ‘노블레스 오블레주’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무과실 산과의사에 보상책임을 지운 의료분쟁법에 대한 산부인과의사들의 거센 반발, 동네의원의 심각한 경영난, PA(의료보조인력) 양성화 방안 등 의료계 총의를 모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보건의료는 어느 분야보다 공적 성격이 강하다. 눈앞의 이해에 얽매이다가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노 회장이 취임사에서 강조한 “의사가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료환경”은 바로 봉사하는 의사상이 전제돼야 완성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의사들이 국민의 신뢰와 존중을 받을 수 있다.

의료정의를 세우는 일이 어렵지만 반드시 이루겠다는 노 회장의 비장한 각오에 전적으로 공감하며 격려를 보낸다.

이제 막 닻을 올린 노환규 집행부가 합리적인 업무 수행을 통해 순항할 것을 기대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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