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규 중징계, 민초의사들의 총의인가
노환규 중징계, 민초의사들의 총의인가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3.28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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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중앙윤리위원회가 노환규 차기 의협회장 당선자에 대해 회원 권리정지 2년이라는 중징계를 결정하고 27일 본인에게 통지했다고 한다.  새 회장을 뽑은 지 이틀 만에 당선자 자격을 박탈하는 것과 같은 조치가 의협내에서 이루어진 사실에 의료계는 황당해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 징계조치가 확정되면 노 당선자는 회장직 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된다. 의료계는 당장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혼미상태에 빠지게 됨은 물론이다.  더불어 화합과 단결을 간절히 바라던 회원들의 뜻과 달리,  내부 갈등과 분란이 증폭되면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에 앞서 이번 사태는 의료계 내외의 모두에게 불행스런 일이다. 우리 사회 최고 엘리트 집단이라는 의사사회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을 수 없는 불상사다.

이번 사태는 아직 어떻게 번져나갈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이런 기상천외한 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의사 집단 내 어느 파벌이 아니라 의료소비자인 국민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그야말로 고래싸움에 애먼 새우등이 터지는 꼴이다.

이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의료소비자인 국민

당선자의 당선 자격과 윤리위의 징계결정, 이 상반되는 두가지 요소가 모두 중대한 사안이기에 해결책을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이번 사안은 의사회관을 떠나 법정으로 옮겨져 몇 년이 걸리지도 모를 지리한 소송전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미 노 당선자 측은 윤리위의 징계결정이 당선을 무효화하기 위한 반대파의 ‘꼼수‘라고 비판해 불복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규정대로 재심을 청구하고 동시에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겠다고 했다. 윤리위의 초강수에 정면돌파로 맞서겠다는 뜻이다.

재심을 청구하면 윤리위는 30일 이내에 회의를 소집해서 최장 90일내에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 윤리위의 성향으로 보아 노 당선자가 회원자격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 이하의 징계수위 완화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법정 다툼으로 결판을 낼 수밖에 없다는 말이 나온다.

이는 모두를 힘들게 하는 경우지만 현재로서는 다른 뾰족한 해결책이 없기에 더욱 안타깝다. 올 봄 새로 뽑힌 각 시도 신임 의사회장들이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지만 거기서도 솔로몬의 묘책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러다가 노 당선자가 대표를 맡고 있는 전국의사총엽합회 회원 수 천명과 지지의사들이 단체행동에 나선다면 물리적 충돌마저 피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치달을 수 있다. 우선은 이런 상황악화만은 막아야 할 것이다.

윤리위의 노 당선자에 대한 중징계는 지난해 12월 10일 의협 임시 대의원 총회에서 경만호 회장에게 계란과 액젓을 던지고 폭행한 그와 일부 전의총 회원들을 의협 상임이사회가 윤리위에 제소하고 형사고발한 것이 배경이다. 의협과 경 회장은 노 당선자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함께 제기할 정도로 양측은 불화를 이뤘다.

지난 1월 노 당선자는 전의총 대표로서 보도자료를 통해 임총 폭력사태에 대해 사과를 했다. 이어 지난 3월 윤리위 청문회에 나와 계란투척 행동에 대해 후회되는 부분이 있다며 자세를 낮췄다.

그러나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부족했다. 윤리위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수위가 높은 중징계조치를 내렸다. 

물론, 노 당선자가 대의원 임총회의장에서 벌인 폭력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정당화될 수 없다.  거기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그는 벌써부터 자신의 폭력행위에 대해 수사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그렇지만 며칠 전 선거인단들의 투표로 회장에 뽑힌 그를 윤리위원들이 회장업무를 수행할 수 없게 2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윤리위는 그가 폭력을 행사한 지 100일 이상이 지나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돌아볼 일이다.

그가 회장 후보로 입후보하고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수수방관하다가 회장에 당선되자마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징계방망이를 두드린 것은 누가 보더라도 당당한 처사라고 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중징계 조치를 둘러싸고 의협 내외에서 권력투쟁설, 음모설 등 좋지 않은 소문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의협 집행부·윤리위, 회원들의 뜻 잘 헤아려야 

당선자격 박탈에 가까운 중징계를 할 정도의 사유라면 진즉에 징계를 하든, 입후보를 할 수 없게 하든 무슨 조치를 취했어야 옳다. 더구나 노 당선자는 예상을 깨고 1차 투표에서 60%에 가까운 압도적 지지를 얻어 강한 상대들을 꺾고 회장에 당선됐다. 그게 바로 의사회원들의 총의다.

유권자인 선거인단들도 노 당선자의 폭력행위를 잘 알고 있을 터이다. 또 그의 일부 돌출행동도 맘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의 허물을 알면서도 지지를 보낸 것은 그가 제시한 비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바람을 일으켰다. 변화를 요구하는 민초의사들의 소리없는 아우성을 그가 듣고 그에 따르겠다고 응답해 얻은 결과가 그의 당선이다.

국가나 사회단체를 막론하고 법과 규정이 지향하는 최고의 가치는 조직의 안정성이다. 유권자의 선택을 그 하부조직이 유권자의 뜻과 다르게 뒤엎는 것은 순리에 어긋난다.

의협 집행부와 윤리위는 유권자인 의사회원들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깊이 헤아려야 한다. 이에 맞게 원상회복 조치를 취하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아울러 노 당선자도 이번 사태를 언행에 신중을 기하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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