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제약업체 관계자들로부터 의약품 납품대가로 수십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으나 파장은 오래가지 않을 전망이다.
수사를 확대하겠다는 경찰 발표와 달리, 실은 사건이 마무리 단계에 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7일 경찰 및 의약계에 따르면 이번에 사건이 된 조영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수사를 벌여왔다.
경찰은 그동안 종합병원 의사들의 해외 골프여행과 의사가족들의 해외여행 및 의사부인의 미국 항공료 대납, 무리한 PMS(의약품 시판후 조사) 사례비 지급에 이르기까지 의약품 납품을 대가로 한 제약사들의 의료계 로비 실태를 여러 각도에서 포착해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여기에는 의사의 대리운전비와 신발세탁비 대납, 심지어 출입문 틈막이 수리비 지원 등 자질구레한 비용까지 포함돼 있다.
하지만 수사는 더 이상 확대되지 않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약계 인사는 "경찰은 그동안 PMS뿐만아니라, 조영제와 관상동맥 스텐트 시술등 순환기계 전반에 걸쳐 수사를 벌여왔다"며 "의사들에 대한 불구속 입건은 수사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의료기관이 하나에 수백만원하는 자사 스텐트를 납품할 때마다 의사들에게 현금 50만원씩을 전달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사건 연루자들이 의사라는 특별한 신분임을 감안해 불구속 입건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만일 경찰이 수사를 확대한다면 대한민국 의사들 살아남을 사람 몇이나 있겠느냐"며 수사확대는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내비쳤다.
한편 서울경찰청 수사과는 26일 X선 등 촬영에 쓰이는 조영제(造影劑)를 납품받는 대가로 제약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의사 355명과 X선 기사 2명을 적발해 이 중 모 국립병원 이 모 원장 등 의사 44명과 X선 기사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