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계의 등대 역할에 충실할 것
보건의료계의 등대 역할에 충실할 것
헬스코리아뉴스 창간 5주년 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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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1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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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계는 지금 격변의 한 복판에 서있다. 안팎의 거센 도전에 일부 분야는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롭기까지 하다.

보건복지부가 2월 마지막 날 퇴근시간을 넘겨 일괄 약가인하를 전격 고시한 게 그 한 가지 사례다. 제약업계가 단계적 인하를 수차례 건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제약업계도 여기에 맞서 소송 제기 등 강력 대응할 태세여서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판이다.

업계 차원에서 주무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것은 지금까지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앞을 가늠할 수 없는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제약업계는 이 조치를 그만큼 생사가 걸린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약가인하조치를 두고 정부와 업계가 느끼는 온도차를 넘어 21세기 성장동력이라는 제약산업의 미래를 위해 2인3각 경주를 해야 할 두 당사자가 충돌한다니 참으로 답답하다.

이외에 리베이트 합동단속 연장, 쌍벌제 강력 시행, 한미FTA 발효 등 엄청난 파괴력을 지닌 사안들이 한꺼번에 닥쳐오는 형국이 바로 오늘의 보건의료계 현실이다.

안으로 눈을 돌리면 직군별로 서로의 이해에 따라 나뉘어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다. 약사회 내분, 의사 사회의 분열, 나아가 진료과목별로 내 몫 찾기에 나서 반대편을 비난하는데 목청을 돋우고 있다. 과거 왕조시대 사색당쟁을 연상시키는 상황이다.

보건의료계 등대 역할에 충실할 것

이 혼돈의 시기에, 낡은 것이 물러나고 새로운 상황이 벌어지는 신구 교체의 분수령에서 헬스코리아뉴스는 2일 창간 5주년을 맞았다. 우리는 오늘의 어지러운 현실을 돌아보며 창간 5주년을 자축하기에 앞서 의학전문지로서 보건의료계의 향도와 같은 등대 역에 충실할 것을 다짐한다.

목적지 알렉산드리아 항의 위치를 알리기 위해 불빛을 비추는 세계 최초의 파로스 등대처럼 보건의약계의 미래 방향을 제시할 것이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창간이래 사실보도와 왜곡된 현상에 대한 비판에 앞장서 왔다.

그러나 이제 글로벌 의약계의 거대한 흐름이 바뀌는 전환기를 맞아 현상분석과 함께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우리가 나아갈 길을 모색하고 제시하는 데 보다 중점을 둘 작정이다.

보건의료계는 원하든 원치 않든, 익숙한 것들과 결별하고 지병을 스스로 치료하며 낯선 길에서 살 길을 찾아야 하는 힘든 자력갱생의 시대를 맞고 있다. 또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시장을 장악하려는 특허전략과 함께 리스크가 큰 글로벌 신약개발보다 개량신약 내지 특허만료된 복제약 출시에 비중을 두는 등 전략을 조정하는 추세다. 국내 제약사들이 그동안 다소 쉽게 공략했던 복제약 시장에서도 격전을 치러야 할 판이다.

이를 감안한 정부정책과 제약사의 경영방침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판단한다. 한미FTA 내용 중 중요한 제도적 변화는 특허-허가 연계제다. 이로 인해 특허분쟁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다국적 제약사들의 특허전략을 극복하기 위해 한 차원 높은 개량 신약 또는 퍼스트 제네릭 개발이 필요하다. 헬스코리아뉴스는 전문가 그룹과 머리를 맞대고 국내 제약산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제약산업이 국내 총소득(GN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9%,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95%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우리나라는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로 진행하고 있으므로 의약품 수요의 증가에 따라 제약산업 및 의료산업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것이다.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발돋움해야 할 이때 일괄약가인하조치는 제약산업체에 충격적이다. 약가인하를 앞두고 제약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투자와 영업활동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소극적 경영을 해왔다.

제약업계, 올해도 우울한 전망

그 결과 상위 제약사들도 지난해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창사 67주년을 맞은 중외제약조차 35년 이어온 흑자행진을 멈추고 1976년 상장이래 처음으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을 정도다. 녹십자와 유한양행은 당기순익이 크게 줄었다. 올해 제약사들은 경영난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다.

국내 상위 10대 제약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0.2%로 글로벌 제약사(2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러니 국내업체들은 골리앗과의 경쟁에서 더 밀릴 수밖에 없다.

제약사들이 벼랑끝으로 내몰리면서도 신약개발로 활로를 뚫으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다행스럽다.

중외제약의 경우 표적항암제 개발을 위해 해외서 임상시험에 나서고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녹십자는 수출비중을 2020년까지 50%로 높여 해외매출 2조원을 달성한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대웅제약은 80여개의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특히 세계시장규모가 20억달러에 이르는 신경변증성 통증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이어서 현재 임상2상 단계에 와있어 전망이 밝다.

임채민 복지부 장관은 지난달 한국제약협회 정기총회 축사에서 “제약업계가 우수 약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언만으로 이루어지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필요한 것은 테오리아(말)가 아니라 프락시스(실천)다. 그동안 복지부는 여러번 제약산업에 대한 지원을 약속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조치가 뒤따르지 않고 있다. 임 장관의 이날 공언이 허언이 아니되길 바란다.

정부는 말뿐이 아니라 실행에 나서야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제약업계의 잘못된 과거 관행을 뜯어고치겠다며 현실을 무시한 과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매우 아쉬운 대목이다. 수술이 필요한 질병이라도 체력이 떨어지는 환자에게는 칼을 대지 않는 게 명의의 처방이다. 지금 같아선 소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어리석음을 저지르는 꼴에 다름아니다.

보건당국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우리 속담에서 지혜를 찾아볼 것을 권한다. 독일의 ‘느린 게 빠른 법’이라는 격언도 마찬가지 뜻이다.

“여기서 떠나라! 앞을 향해 나아가라!”는 어느 긍정의 철인이 외친 것처럼 제약업계는 이미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R&D로 정면승부를 겨루겠다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지 않은가.

-대한민국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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