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약, '한강 괴물’ 부메랑 될지도
버려진 약, '한강 괴물’ 부메랑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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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2.29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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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영화 ‘괴물’은 한강에 무단 방류한 다량의 포르말린으로 인해 돌연변이로 태어난 괴물이야기다.

인육을 탐하면서 한강 일대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어 놓는 이 괴물은 인간이 낳은 ‘부메랑 몬스터’다. 봉감독은 사람들이 무심코 버린 화학약물들로 인해 생태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보여주고 싶었을 것이다.

2002년, 미국 지질조사소(USGS)는 13개 강에서 95종의 의약물질과 호르몬, 유기오염물질 함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주요 오염원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환경, 즉 인적이 드문 지역에서까지 항생제, 소염제 등의 성분이 검출됐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 정신병동 인근 하천에서는 환자들이 몰래 버린 약으로 인해 항우울제 성분이 다량 검출된 적이 있었으며 2007년, 국립환경과학원이 27종의 의약물질 잔류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강 등에서 15종이 검출된 바 있다.

2007년 미국의 한 연구팀은 EE2라는 에스트로겐 활성화 물질을 커다란 호수에 저농도로 녹여 물고기에 노출시키는 실험을 실시했더니 2~3년간 물고기가 멸종됐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전세계적으로 약물의 무차별 덤핑으로 인한 피해는 갈수록 늘어날 추세다. 일부 사례에서 보고된 피해는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물고기 등에 대한 생태계 교란은 우려할 만하다.

더군다나 불용의약품들이 소각되지 않고 일반쓰레기에 섞여 버려져 매립되는 경우, 세균의 내성을 키우는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어 더욱 심각하다.

환경부는 28일, 지난해 '가정 내 폐의약품 회수 처리사업'을 벌여 라면박스 5만 8000 상자에 해당하는 348톤을 수거해 소각했다고 밝혔다.

어마어마한 물량도 놀랍거니와 이는 지난해 수거된 227톤에 비해 약 53% 증가한 것이어서 더욱 충격이 크다.

이 문제는 특히 항생제 처방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처지에서 볼 때 결코 가볍게 넘어갈 사안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의약물질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명확하고 세세하게 검증된 적이 거의 없어 잠재적 위험요소에 대응할 방향조차 찾지 못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 무차별하게 쓰레기로 처리하는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일부 의사나 약사들조차 버려진 약이 우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우습게 안다고 한다.

2차적 책임은 생산업체와 판매업체, 즉 제약사와 병원, 약국 등에 있다. 제약사의 경우, 설사 제조물책임법에 해당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제조물 회수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을 져야 할 것이며 이는 병원과 약국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제약사, 의사, 약사, 소비자 모두가 함부로 버리는 약에 대한 위험성을 성찰하고 분리수거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정부는 불용재고약을 약국으로 되가져가 회수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확대하고 시스템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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