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의사들에게 바란다
새내기 의사들에게 바란다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2.01.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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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내기 의사 3208명이 배출됐다. 치열한 경쟁을 거쳐 입학한 의대에서의 힘든 수업과정과 최종 관문인 의사국가시험을 통과해 독립된 의술 주체로서 의료현장에서 새 출발을 하게 된 이들 모두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지난 6년간 꾸준한 노력을 했기에 오늘의 영예가 주어졌음을 우리는 잘 안다.

존경받는 전문직업인으로서 더욱 발전해나갈 것을 기대하면서 한편으로 이들이 맞게 된 의료계 환경이 리베이트 파동에다 내부 싸움과 개원가인 동네 병원경영의 악화까지 겹쳐 전례없이 혼란스럽다는 점을 생각하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 리베이트에 연루된 의사가 1600여명에 이르고 한 병원장은 쌍벌제에 해당돼 사상 처음으로 유죄판결을 받는 등 지난 1년간 의사·병원계 비리가 끊이지 않고 터져나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의료계가 어지러울 때야말로 “나의 삶과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지켜가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의미를 되새겨야 할 때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은 그에 따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한다.

베토벤이 마지막 현악4중주곡 악보에 써놓은 “꼭 그래야만 한다”는 메모가 마치 자신들의 응답인 양 많은 의사들은 사회 곳곳에서 묵묵히 의술을 펴고 있다. 자기 자신조차 내려놓는 의사들 또한 드물지 않다. 이들은 의료인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육체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에 대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등대역을 하고 있다.

“의술을 순수하고 경건하게 지키겠다”

인천 고은여성병원의 고은선(43) 병원장은 화장실에서 아기를 낳은 미혼모 뉴스를 들은 뒤 10년 넘게 무료로 1000여명의 미혼모 출산을 도와 숱한 생명을 살려냈다. 지난 2000년부터 동료의사들과 함께 미혼모에게 생명의 빛을 안겨주었다.

가톨릭의대가 배출한 첫 캠퍼스 커플인 성태표(65)·김경애(63)씨 부부는 수원에서 녹십자요양센터를 운영하다 최근 100억원 이상에 매입하겠다는 제의를 거절하고 종교기관에 기부했다. 이들 의사 부부는 이 병원이 사랑 넘치는 병원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한다.

유학파 의사로서 대학병원 교수 자리를 마다한 채 노숙자 행려병자를 위한 요셉의원에서 20년간 의료봉사를 하다 암으로 타계한 고 선우경식 원장의 열정적인 삶은 꺼지지 않는 불꽃이다. 가족 없이 살면서 42만명의 소외된 이웃을 진료했지만 정작 자신은 병이 든지도 몰랐다.

의사로서 사제서품을 받고 아프리카 수단의 무의촌 톤즈에서 봉사활동을 하다 48세로 세상을 떠난 이태석 신부의 삶은 많은 이의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 숨쉰다.

의료계는 국민 건강을 일선에서 돌보는데다 국민들이 의무가입하는 건강보험 재정에서 진료비를 지급받으므로 공적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의료서비스는 단순한 직무가 아니라 봉사, 윤리적 측면에서 파악해야 한다.

환자와 눈을 맞추고 그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라는 미국 시카고대학병원 마크 시글러 박사의 ‘따뜻한 의사론’은 우리 의료계, 특히 새내기 의사들에게 시사하는 바 크다. 의사의 위로와 격려는 그 자체로 의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의사와 환자간의 소통이 원활할 때 치료효과도 더욱 커진다는 것이다.

의사에게 전문적인 의학지식과 의료기술이 중요하지만 좋은 인성도 이에 못지 않다. 강대희 신임 서울대의대 학장도 최근 “학생 선발과정에서 인성평가를 반영하고 봉사활동을 필수학점으로 이수토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올바른 방향설정이다.

의사는 환자이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윤리지침과 궤를 같이하는 얘기다. 새 의사들도 앞으로 진료과정에서 이같은 점들을 새겨두기를 기대한다.

의사, 환자이익을 최우선 고려해야

이런 마음 가짐을 갖는다면 대형 종합병원 의사들 스스로도 문제라고 지적한 과잉진료를 하거나 환자본인 부담을 줄여주는 이른바 선택의원제를 반대하고 나서는 일도 없어질 것이다.

진료비 부당청구도 의료계에 만연된 악습이다. 사회적 책임이 더 무겁고 신뢰가 깊어야 할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강북삼성병원 등 빅 5마저 진료비를 더 받아낸 것은 실망스럽다. 중소병의원들은 말할 나위도 없다. 부당청구는 의사들의 주도 내지 협조하에 이루어지는 의료계 비리다.

여북했으면 정부가 관련법을 바꿔 허위청구 진료비가 1000만원 이상인 경우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했겠는가. 중소병의원들은 폐업률이 10%에 육박하고 수가가 낮아 더 이상 감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한다. 그렇다 해도 진료비 거짓 청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다.

아직도 국민 5명 가운데 1명은 이상을 느끼면서도 시간이나 돈이 없어 병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처지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특히 치과의 경우 이보다 더 심해  4명중 1명꼴로 치료를 받지 못해 많은 이들이 오복의 으뜸이라는 치아를 잃고 있다. 

의사협회에서 의사들이 편을 갈라 권력다툼을 벌이는 일도 꼴불견이다. 새 의사들은 이러한 싸움판에 끼어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의사협회가 최고의 엘리트 집단이라는 데 이의가 없다.

더구나 우리나라 의사들의 뇌경색, 자구경부암 진료는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중국 몽골 등 여러 나라 의사들이 한국의료기술을 배우러 오고 있는 터다.

그런 조직의 주인공인 의사들이 시정잡배처럼 계란을 던지고 멸치젓을 뿌리며 주먹질을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하는 일이 재발해서는 안된다. 불합리한 제도나 정책에 대해서는 의사단체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방안을 모색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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