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증과 알몸투시기
관음증과 알몸투시기
  • 주장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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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12.26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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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루(see-through)’ 패션은 욕망의 탈출구인가 하면 엿보고자 하는 인간심리를 상업화한 경제적 장치다. ‘하의실종’이나 SNS를 통한 은밀함의 커밍아웃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아름다움을 한층 더 나타내기 위해 피부를 드러내는 패션’이라는 사전적 정의처럼 여성의 몸을 은근 슬쩍 비쳐 드러내 보이는 시스루는 노골적인 드러냄보다 더 유혹적이다.

타인의 몸을 혹은 여러가지 행동 특히 섹스장면을 훔쳐본다는 것은 인류 역사 속에서 늘 존재해 오던 원초적 본능(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이다. 이는 프로이드가 훔쳐보기가 삶과 죽음의 본능이 결합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어느 정도 이론적 토대까지 확보하고 있다.

목욕하는 여인을 훔쳐보고 강간하고 마는 다윗왕의 이야기를 화폭에 담은 ‘밧세사의 목욕’이나 김홍도의 ‘빨래터’, 신윤복의 ‘계변가화’ ‘정변야화’ 등도 모두 관음증을 서정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그림들이다.

시스루 단계가 지나면 노골적 나체가 등장한다. 나치독일에서 유명했던 한스 주렌의 소설 ‘인간과 태양’은 나체 남녀의 사진들을 삽화로 하고 스트레칭과 나체로 스키타는 법, 남성 페니스를 찬양하는 내용들로 그려져 있다.

한때 우크라이나 지방에서 여성들이 매춘관광에 반대하는 나체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수많은 관중이 모인 축구장에 나체로 진입을 한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위해, 또 어떤 사람들은 환경파괴를 막는다는 이유나 동물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나체시위로 저항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나체는 호기심을 끄는 데 극적인 효과가 있다. 최근 테러 방지를 위해 세계 각국의 공항에 설치된 전신투시기가 금지 논란을 빚고 있다.

알몸검색기로 불리는 전신 투시기는 지난 2009년 미국 노스웨스트 여객기 테러기도 사건 이후 본격적으로 도입됐다. 미국이 가장 먼저 설치한 뒤 EU 회원국으로 확대됐다.

그러나 이게 인권침해에다 방사선 피폭우려로 말썽을 빚고 있다. 미국은 하원이 신체가 확연히 드러나는 검색기의 보완을 요구하자 78개 공항에 설치된 기기 교체작업을 마쳤다.

▲ 소설가, 칼럼니스트, 본지 객원논설위원
지난달 유럽연합(EU)은 “방사능으로 인한 발암 위험이 있다”며 공항에 설치된 전신투시기 사용을 한시적으로 금지했다.

국내공항에도 지난해 10월부터 인천국제공항 3대와 제주, 김해, 김포공항에 각각 1대 등 총 6대의 전신투시기가 운용 중인데 시민단체 등은 “개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침해는 물론, 암발병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누가 일부러 알몸을 보기 위해 전신투시기를 도입했으랴마는 암유발 우려 및 사생활 침해와 테러방지라는 두 개의 이질적 요소는 인류가 살아있을 때까지는 결코 한배에 타지 못할 것 같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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