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나고야 의정서' 방심하다 큰 코 다쳐
제약업계, '나고야 의정서' 방심하다 큰 코 다쳐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12.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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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자원에 대한 주권을 핵심 내용으로 한 국제조약인 ‘나고야 의정서’가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발효될 전망이다. 18년간의 긴 논쟁 끝에 지난해 탄생한 나고야 의정서는 외국의 유전자원을 이용하려면 먼저 그 나라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여기서 이익이 나면 원산지 나라와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제약업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010년 10월30일 자정을 넘긴 시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 총회에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공유(ABS)에 관한 의정서(일명 나고야의정서)’가 채택되면서 또 하나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그래서 나고야의정서는 총성없는 전쟁을 촉발시키는 도화선이라는 비유까지 나왔다.

생물자원의 원산지 국가에 로얄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국내 산업계, 특히 해외원료에 크게 의존하는 제약업계에는 적잖은 부담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가뜩이나 약가인하로 고전하는 제약업계로서는 엎친데 덮친격이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개문발차(開門發車)하는 어리석음은 어떤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할 것이다.

생물유전자원은 바이오-제약 산업의 필수소재다. 생명공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그린골드(green gold)로까지 불릴 정도다. 생물유전자원 확보는 바이오 제약업계에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생물유전자원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생물자원을 둘러싼 국가간 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도 등 자원부국들은 이미 나고야 의정서 이행을 위한 국내법제를 정비한 상태이며 일본, EU 등도 나고야 의정서 협상 때부터 국가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해외생물자원 사용료 연 1조5000억원

반면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생물자원 보전 관리 및 이용 마스터 플랜(11~20)’을 마련했을 뿐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는 답보상태다. 생물유전자원이 풍부하지 못한 우리는 벌써부터 해외 생물자원의 사용대가로 매년 1조5000억원의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다.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되면 국내 바이오 제약업계의 금전적, 비금전적 부담은 크게 가중될 전망이다. 어떤 물질이 외국에서만 자생하는 생물자원에서 유래됐을 때 나고야의정서가 발효되면 그 자원 사용에 대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은 지난 12일 주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나고야의정서는 현재 약가인하 이슈에 가려져 있지만, 케미칼 합성 의약품 가운데 60% 이상이 천연물에서 나온 점을 고려할 때 나고야의정서 발효시에는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처럼 방심하고 있다가는 큰 코 다친다는 경고다.

유전자원을 이용하는 국내의 대표적인 50개 기업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 규모가 연간 2000~25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자료도 공개했다. 전 업계차원에서는 이보다 두배가 넘는 연 5000억원의 추가부담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중소제약사 “나고야의정서가 뭐죠?”

의약품 생산에 사용되는 천연물 중 상당수를 수입하는 국내 제약업계 특성상 원료 수출 국가에 별도의 로열티를 지급하고 이익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눈 앞에 닥쳐오는데, 약가인하 직격탄을 맞은 제약업계는 여전히 강 건너 불구경이다. 중소업체들은 나고야의정서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형 제약사들도 대비책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없는 생물자원은 불가피하게 수입해야 하지만 우리 것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자기 것을 지키지 못하고 뒤늦게 후회하는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우리의 자생생물인 구상나무는 20세기 초 유럽으로 반출된 후 크리스마스트리로 애용되고 있다.

또 하늘말나리, 털중나리 등도 반출된 후 네델란드에서 역수입되고 있는 현실이다. 여기에 연간 400만달러가 들어간다. 생물자원전쟁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10만여 종으로 추정되는 국내 생물자원에 대한 체계적 관리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우리 고유종 발굴사업에 박차를 가해야 함은 물론이다.

전통 민간요법 등에서 생물자원을 이용한 사례를 수집해 DB화해 사업화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해외 생물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국제적 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제약업계도 일괄 약가 인하에만 신경쓰다 나고야의정서에 발목을 잡히는 일이 없도록 천연물 개발에 적극 나서는 등 대응책 마련에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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