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에 대한 사전적 의미는 친목을 도모하거나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잔치나 모임이다. 국어순화학자들은 ‘잔치’라는 말로 순화하여 사용하자고 했다.
파티는 유사 이래 인류공통의 행위이며 집단적 언어소통의 자리이기도 했다. 그리스 로마는 물론 인류사의 파티(festival)는 이른바 ‘승리’에서 유래됐다. 사냥전이나 후에 의식을 통해 자연에 신성함과 고마움을 찬양하고 함께 즐기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었던 것이다.
인류학자들은 계절적 변화와 새로운 생명의 순환을 알리는 신년제가 아마 전세계 모든 파티 중에서 가장 먼저 시작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원초적 삶의 욕구와 그 충족으로부터 시작된 파티는 점차 절대자에 대한 숭배, 사회 불만 해소의 창구 등 여러 목적을 가진 다양한 형태로 분화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파티는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장터이며 여기에는 무엇에 대한 간절한 기원과 소원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즐거움과 기쁨, 슬픔과 노여움, 아쉬움과 회한 등을 용광로처럼 녹여 융화시키는 것이 공통점이다.
최근 서울대병원 수술부(Operation Room)가 송년회(OR파티)에서 선보일 간호사 댄스공연을 놓고 논란을 빚고 있다고 한다.
노조는 "의사는 군림하고 간호부 관리자들은 그런 상황을 지원해 결국 평간호사들만 희생하는 병폐가 다시 나타났다"며 문제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측은 "간호사들만 억지로 장기자랑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고 모든 구성원들이 골고루 참여한다"며 "병원의 화합을 도모하는 목적의 장기자랑을 간호사들의 재롱잔치라고 평가하는 것은 편향된 시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누구의 주장이 사실인지 먼발치에서 잘 알기는 어렵다. 노조의 주장처럼 간호사들이 강요된 상황에서 기쁨조 역할을 하는 것이라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병원의 주장대로 병원화합과 한해 노고를 서로 나누고 즐기기 위한 것이라면 파티를 폄하해서는 안될 것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는 파티를 통해 함께 살아간다는 유대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받은 아픔과 슬픔, 기쁨까지도 함께 녹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