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한류' 바람 불게 하려면
'의료 한류' 바람 불게 하려면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11.30 1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부가 29일 해외 환자를 유치하려는 의료기관의 설립, 재산처분과 유치기관의 등록을 허용키로 원칙을 정했다. 의료법을 바꾸어 약사법 등 다른 법령에 위반된 경우가 아니면 모두 허가해주기로 한 것이다.

외국인 환자 유치행위가 허용된 지 무려 2년6개월만의 조치다. 느림보 거북이 행정의 전형이지만 늦게라도 여러 겹으로 묶어놓은 민간병원의 해외 의료 비즈니스 활동에 숨통이 트였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그러나 아직도 유치활동과 관련해 규제를 완화해야 할 부분이 적지 않다고 의료계는 지적한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해외 환자 유치실적은 8만1789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9년 6만201명에 비해 무려 36%가 늘었다. 한사람이 여러 번 와서 치료를 받은 것을 감안하면 22만4000명에 이른다.

그러나 태국(156만명), 싱가포르(72만명)에 비하면 5~10%에 불과하다. 국제수준의 의료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면서도 의료관광의 주도국이 되지 못한 것은 각종 규제와 지원책 미비, 대외홍보 부족 때문이다.

국가 간의 의료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료관광을 주도하는 동남아 국가들에 이어 중국 일본까지 공격적인 해외 의료 마케팅에 나설 움직임이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마케팅은 경쟁국들에 비해 한참 뒤떨어져있다.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때가 경쟁국들을 추월할 수 있는 기회다.

여전히 행정기관이 쥐고 있는 규제조항들을 과감하게 풀고 나아가 의료기관의 해외 환자유치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 뒷받침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의료관광 규제 '전봇대' 뽑아야

우리나라는 우수한 의료인력과 첨단 의료장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의료기술 또한 뛰어나다. 위암, 피부, 성형 등 특정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래전 위암 수술을 받으러 미국 유수 병원을 찾았던 우리나라 기업인에게 “당신 나라 아무개 의사한테 가보라”고 했다는 것이다. 성형외과들이 몰려있는 서울 청담동은 의료선진국에서까지 성형수술을 받으려고 찾는 외국인을 만나는 게 흔한 일이 됐다. 

지난 주엔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보건청이 자국 환자를 우리나라에 보내고 싶다고 해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4곳과 환자유치 협약을 맺기까지 했다. 외국 정부차원에서 국내병원에 환자를 보내기로 약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의료수준과 서비스에 신뢰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금까지는 개별 병원이 에이전트를 통해 환자를 유치해온 탓에 중동환자는 1000명이 안될 정도로 미미했다. 국가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는 아부다비는 그동안 태국 싱가포르 영국 등에 환자를 보내왔다.

정부와 의료계는 이번 협약을 중동에 의료 한류바람을 일으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UAE는 암 등 만성질환의 발생률이 급증하는 추세고 한국의료인에 대한 면허도 인정하는 만큼 현지 진출도 적극 추진했으면 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병원을 비롯한 해외 유명의료기관들은 현지에 병원을 세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의료관광객 확보전략면에서도 훨씬 앞서가고 있다. 싱가포르 인도 등은 병원들이 협력파트너십을 맺어 공동광고를 하고, 이것은 환자유치로 이어지는 등 선순환되고 있는 사례도 눈여겨볼 만하다.

정부는 최근 크게 늘고 있는 중국인 의료관광객을 위해 비자발급요건을 완화했지만 일본 중국에 비해서는 아직 까다롭다. 자국병원 진료기록과 재산증명, 국내 병원의 예약확인증 등을 제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적지 않다. 접근문턱을 크게 낮추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의료기관의 높은 의료기술, 첨단 장비에 비추어 해외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여전히 ‘의료강국’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의료관광객들이 편하게 찾도록 불편한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일이 시급하다. 의료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자리잡게 하려면 우선 거추장스러운 규제말뚝을 뽑아내야 한다.

또한 의료관광객들이 찾아오기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 등이 네트워크를 구축해 해외에서 한국의료의 브랜드를 알리는 적극적인 전략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2015년 의료관광객 30만명 유치목표 등 단기 목표에 급급해 할 게 아니다.  ‘아시아 의료허브‘로 도약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필요한 때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