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항생제 소비 OECD 1위
부끄러운 항생제 소비 OECD 1위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10.17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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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주도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항생제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체제를 구축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아시아지역 보건향상을 위한 우리 의료계와 보건당국의 오랜 노력이 거둔 결실이다.

우리 보건의료외교의 개가라고 평할 수 있다. 자살률과 결핵환자 발생률과 더불어 항생제 소비량에서 OECD 1위라는 불명예를 다소 씻어줄 수 있는 반가운 소식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중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APEC 11개 회원국 민관 전문가 40여명이 엊그제(15일) 서울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제2차 항생제 내성 포럼을 열어 항생제 내성의 현황을 진단하고 국제적 공조체제를 구축키로 합의한 것은 뒤늦었지만 다행스런 일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질병관리본부와 (재)감염재단이 주도적으로 나서 역내의 공동연구와 대응전략을 마련키로 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국제공조체제의 토대를 마련해 역내 보건 향상에 공헌하려는 시도는 우리의 높아진 국가위상과 경제력에 비추어 마땅히 취해야 할 조치라고 하겠다.

이에 따라 APEC(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기구)이 아시아 태평양지역의 가장 심각한 보건 문제의 하나인 항생제 내성 및 감염질환 관리를 위한 민관 공동의 대응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이 지역은 주요 세균의 항생제 내성 발생 빈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런데도 이 지역 국가들의 일반인은 물론 의료인들조차 올바른 항생제 사용과 항생제 내성에 대한 인식이 매우 낮다. 항생제 내성문제가 심각한 상황인데도 대부분의 나라에서 거의 방치하다시피 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급기야 WHO(세계보건기구)가 올 세계보건의 날 주제를 ‘항생제 내성’으로 정한데 이어 아시아 태평양 역내 국가들에 대해 종합적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권고하기에 이르렀다. 그만큼 상황이 위중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시아 국가들은 항생제 내성문제의 진원지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항생제 오·남용이 심각하다. 주요 세균에 대한 항생제 내성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 3배 이상 높다는 놀라운 조사도 있다.

의약분업이 이루어지지 않은 국가의 항생제 오남용이 가장 심각하다는 사실이 이날 포럼에서 아시아· 태평양 감염재단 송재훈 이사장의 주제발표에서 밝혀졌다. 인도의 경우 1,2차 의료기관의 항생제 처방률이 82%나 된다.

인도네시아는 입원환자의 84%, 중국은 78%에 항생제를 투여한다는 것이다. 터키에서는 모든 의약품 중 항생제 비중이 22%로 가장 많이 쓰이는 약으로 조사됐다. 항생제를 만능의약품으로 여길 정도라니 그 의약상식의 무지함이 놀랍다.

상기도 감염(URI)질병의 경우 항생제처방률이 일본 60%, 우리나라도 55%에 이른다. 환자 2명에 한명꼴로 항생제를 투여하는 셈이다.

자연 가짜 항생제가 광범위하게 유통되고 있다고 한다.  인도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가짜 항생제가 의약품 시장의 20~30%나 된다는 게 WHO 조사에서 드러났다.

의사들조차 항생제의 적정사용법에 관해 무지하기는 마찬가지다. 의사들이 적절한 항생제 용법을 알고 있느냐를 조사한 결과 아시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대만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는 ‘모른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일반인들과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우리나라도 항생제 오남용 위험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식약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가 우리나라의 항생제 내성문제가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항생제가 감기에도 효과가 있다고 믿는 사람이 51%, 집에 남은 항생제를 감기 증세에 복용한 적이 있다는 응답도 28%였다.

OECD 헬스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항생제 소비량은 31.4 DDD(성인 1000명이 하루에 31.4명 분의 항생제를 복용한다는 의미)로, 벨기에와 함께 OECD 회원국 중 1위에 올랐다. 항생제 소비량이 가장 적은 네덜란드(12.9 DDD) 국민보다 2.5배나 많은 양을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생제 내성은 바로 이런 잘못된 처방과 환자들의 요구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의료계는 과잉처방으로 더 이상 국민건강을 해쳐서는 안 될 것이다.

항생제 내성관리는 이제 단순히 의료문제만이 아니라 심각한 사회경제적 이슈가 됐다. 보건당국은 보다 철저하고 세밀한 항생제 오남용 규제기준을 마련해 강력히 시행해야 한다.

내성문제 해결 주도국으로서 제 나라 안방에서는 항생제가 범람하는데 남의 나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얘기한대서야 말발이 설리 없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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