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그 치명적 유혹
흡연, 그 치명적 유혹
  • 주민우 기자
  • 승인 2011.10.07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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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여, 비너스여, 머큐리여, 도둑떼의 수호신이여, 제발 비오니
내게 주시옵소서. 조그마한 담배 가게 하나를.
선반 위에 산뜻하게 쌓여진
작고 예쁜 상자갑들도 주옵고
물렁물렁하고 향기로운 당밀의 씹는 담배와
독한 살담배도 주시옵고
화려한 유리 케이스 아래 흩어진
화려한 버지니아 담배도 주옵고
너무 매끄럽지 않은 저울도 한 개 주시옵고
그리고 수작을 하거나 머리를 좀 빗으려고
지나가다 들러 한두 마디 씨부릴
매춘부들도 주시옵소서.
오 신이여, 비너스여, 머큐리여, 도둑떼의 수호신이여,
조그마한 담배 가게 하나를 빌려라도 주시던지
아니면 다른 일자리라도 주소서,
쉴 새 없이 머리를 써야 하는
이 빌어먹을 글 쓰는 일만 아니라면.
-에즈라 파운드의 ‘호수의 섬’

이 시에서처럼 인류사 수많은 시인묵객들이 콜럼버스가 유럽으로 담배를 수입해 왔을 때부터 담배에 환호했다. 글을 쓰다가 원고뭉치를 내던질 때, 그림을 그리다가 붓을 내동댕이 칠 때, 담배는 어김없이 위안을 해주는 친구요 동반자였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담배는 인생의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는 동반자다. 담배에 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기록은 인조실록이다.

여기에 "담배는 서기 1616~1617년에 바다를 건너 들어와 이를 복용하는 자가 간혹 있었으나 그다지 성행하진 않더니 1621~1622년에 이르러서는 복용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쓰여 있다.

이밖에 지봉 이수광의 ‘지봉유설’과 장유의 ‘계곡만필’에도 담배 이야기가 비친다.

이처럼 담배가 우리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었지만 수많은 농민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했다. 조선총독부가 1921년 4월 '연초전매령'을 제정하여, 허가 없이 담배를 경작하거나 판매하지 못하게 하자 농민들은 데모까지 했다.

1940년대 이전에는 담배가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뤘다. 당시 신문은 ‘담배독이 살균력이 강해서 충치를 방지’(1936년 8월 30일자)한다는 치과의사들의 의견을 보도했고, ‘담배를 몹시 피우는 사람은 니코친에 참는 힘이 생겨서 위장에 별로 고장을 이르키지 안습니다.’(1939년 4월 18일자)라고 전하기도 했다.

흡연의 치명적 해독을 알리는 기사는 1920년대 후반부터 나타난다. 조선일보 1929년 9월17일자에 “담배 먹는 여자는 쉽게 늙습니다”라는 기사가, 1937년 1월 13일자에는 “무서운 담배의 해독/위암 설암에 걸리기 쉽다”고 전한다. <조선일보에 비친 '모던 조선'  인용>

최근 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상식이 됐다. 그러나 아직도 폐암, 설암, 후두암등 각종 치명적 암을 유발한다는 경고를 한 귀로 듣고 다른 한 귀로 흘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인류는 한때 수은 같은 독성물질이 여러가지 병에 좋다고 해서 붐이 일기도 했다. 무엇이든 잘못 알고 있거나 대충 지나칠 때 문제가 생긴다.

최근 길거리나 카페 같은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여성과 청소년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남성이 오히려 줄이는 반면, 이들 층에서 늘어나는 현실이 우려된다.

피부에 좋지 않고 주름이 생기며 이빨을 누렇게 만드는 등 미적으로도 좋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미(美)에 예민한 여성 흡연자가 늘어나는 것은 무슨 연유일까.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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