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26년 반인권적 인식 바뀔 때 됐다"
"에이즈 26년 반인권적 인식 바뀔 때 됐다"
“격리 필요하다” 20년전 프랑스보다 6배 많아
  • 정리/김소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10.05 09: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국민들의 에이즈에 대한 인식

일반인이 연상하는 에이즈 = 성병, 죽음, 불치병

질병관리본부가 일반국민 대상으로 에이즈 인식에 대한 조사에서 ‘AIDS하면 최초로 연상되는 단어’를 알아본 항목이 있다. 2009년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적어낸 단어 1위에서 5위는 ‘성병-죽음(사망)-불치병-무섭다-전염병’ 순이었다.

이들 다섯 가지는 전체 응답에서 65.2%를 차지한다. 최근까지도 사람들이 인식하는 에이즈는 ‘성병’이자 ‘전염되면 죽는 무서운 불치병’인 것이다. 그래서 감염인들은 감염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표-1> AIDS에 대한 최초 연상 단어 1위에서 5위 (2009년)

순위

1위

2위

3위

4위

5위

기타

연상단어

성병

죽음/사망

불치병

무섭다

전염병

기타

응답자수

(총 673명)

143

105

95

58

38

234

65.2%

34.8%

* 자료:2009년도 AIDS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 조사(질병관리본부, P.55), 원희목의원실 재구성

국민 3명 중 1명,
‘에이즈도 치료하면 2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몰라

1987년 미국에서 HIV 감염증 치료제가 개발된 이후 현재 30여 가지 약이 개발되어 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는다면 10~12년 후에 사망한다고 하나 치료를 받게 되면 20~30년도 생존가능한 만성질환화 되었다.

그러나 국민의 에이즈 인식 조사 자료를 보면 ‘에이즈도 치료하면 장기간 생존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맞다고 대답한 사람이 몇 년 째 70%를 넘지 못한다. 국민 3명 중 1명은 여전히 에이즈에 걸리면 곧 죽는 병이라는 공포를 키우고 있다. <표-2 참조>

<표-2> ‘AIDS도 제대로 치료하면 오랫동안(20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정답률

연도

2005

2007

2008

2009

정답률

58.8%

68.7%

61.2%

63.9%

* 자료: AIDS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 조사 각 연도(질병관리본부)

‘사회적 격리 필요하다’인식 20년전 선진국의 6~7배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국민의 에이즈 인식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의식도 수년간 제자리이다. 외국과 비교해 차별의식이 현격히 높으며 그것도 십 수년 전 선진국의 몇 배나 된다.

가장 차별의식이 높은 항목인 ‘자녀와 같은 학교 불가’ 인식은 2003년 50.4%에서 2009년 45.3%로 완화되었지만 우리나라의 2009년 결과가 1992년 프랑스의 2.2배, 1993년 벨기에의 1.4배, 1999년 미국의 3배이다.

사회적 격리가 필요하다(35.5%)는 프랑스의 6.3배, 벨기에의 7.5배나 된다. 직장에서 추방해야 된다는 의견은 2009년에도 2002년 31.8%와 비슷한 수준인 28.5%이며 2006년의 영국(8%)보다 3.6배나 높다. <이상 표-3, 표-4 참조>

<표-3> 한국의 에이즈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의식 (단위:년, %)

구분

2002

2003

2005

2007

2008

2009

자녀와 같은 학교 불가

-

50.4

51.8

44.4

44.6

45.3

사회적 격리필요

48.7

48.5

40.2

36.5

41.5

35.5

함께 식사할 수 없음

-

-

44.1

-

39.9

33.9

직장에서 추방

31.8

28.1

15.5

26.7

30.3

28.5

가족에서 추방

-

-

26.9

24.3

23.7

24.5

*자료: AIDS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 조사 2005,2007,2008,2009(질병관리본부)

<표-4> 외국의 에이즈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의식 (단위:년, %)

구분

프랑스

벨기에

미국

영국

1992년

1993년

1999년

2006년

직장에서 추방

-

-

18.6

8.0

자녀와 같은 학교 불가

20.7

33

14.9

-

사회적 격리필요

5.6

4.7

 

 

*자료: Hubert et el(1998: 365); 2009년도 AIDS에 대한 지식,태도, 신념 및 행태조사

2. 20년 이상 생존자 59명

10년 이상 전에 감염된 사람 10명 중 6명 생존
- 20년 이상 생존자 59명

국내 에이즈 감염인들은 과연 장기간 생존해 있을까? 감염자들을 감염기간(확진일로부터 현재까지의 기간)별로 분류해 본 결과, 6,292명 중 확진일로부터 5년 이상 10년 미만인 사람들이 2,518명, 40%로 제일 많았다.

감염기간이 10년 이상 된 사람은 978명(15.5%)인데, 10년 전인 2001년까지의 감염인 수 1,607명의 60.8%에 해당한다. 따라서 10년 이상 전에 감염된 사람 10명 중 6명이 생존해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20년 이상 생존한 사람은 59명(20년전 감염인은 170명으로 이들 중 35%가 생존)으로 나타났다. 암생존율 60%(2008년)보다 높다 <이상 표-5 참조>

<표-5> HIV감염인 생존자들의 감염기간별 분포 (단위: 명, %)

감염기간

1년미만

1~2년

3~4년

5~9년

10~14년

15~19년

20년이상

6,292

196

1,236

1,364

2,518

675

244

59

( % )

(100%)

(3.1%)

(19.6%)

(21.7%)

(40%)

(10.7%)

(3.9%)

(0.9%)

 

 

978명

* 확진보고연도부터 2011년 9월까지의 감염 기간임.
* 자료: 질병관리본부(2011.9) 원희목의원실 재구성

1985년 확진 당시 29세 감염인, 26년째 최장 생존해 있어

20년 이상 생존자 59명 중 최장 기간 생존자 10명에 대한 확진연도를 살펴보니, 1986년 29세에 감염사실이 확인된 이후 55세까지 26년째 생존해 있다.

24년 생존자는 4명, 23년 생존자는 2명, 22년 생존자는 3명이다. 이들 10명 중 현재 최고령은 62세며 22년 됐다. <이상 표-6 참조>

<표-6>최장 생존자 10명의 확진연도와 나이 (단위:년, 세)

번호

확진연도

감염확진 당시 나이

현재나이

생존기간

1

1985년

29

55

26년

2

1987년

23

47

24년

3

9

33

24년

4

27

51

24년

5

16

40

24년

6

1988년

37

60

23년

7

29

52

23년

8

1989년

26

48

22년

9

33

55

22년

10

40

62

22년

* 만나이 기준 * 자료: 질병관리본부(2011.9) 원희목의원실 재구성

84세 최고령 감염인 4명

20년 이상 생존자와는 별도로, 현재 최고령 감염인의 나이는 84세며 4명이 생존해 있다. 이들의 확진연도는 각각 2003년, 2007년, 2006년, 2010년이다. 우리나라 2010년 평균 수명 79세(남자 76세, 여성 83세)보다 5살이나 많다.

3. 에이즈 감염되면 가족과 단절, 직장포기, 빈곤층 전락

감염인들, 3명 중 1명은 가족관계 손상 또는 단절(33.2%)

<표-3>에서 일반인들이 에이즈 감염인은 가족이라도 함께 지낼 수 없다는 비율이 24.5%였다. 실제로 2009년 질병관리본부에서 에이즈 감염인들을 조사한 결과, 감염 후 33.2%는 가족관계가 손상되거나 단절됐다. <이상 표-7 참조>

<표-7> 에이즈 감염 후 가족관계 변화양상

구분

큰 변화 없음

함께 거주하나 지지와 보호 없음

함께 거주하나 별거 원함

별거하며 특별한 날만 왕래

별거하며 일부가족 가끔 만남

별거하며 가족관계 단절

기타

239

18

5

15

12

36

33

(%)

(66.8)

(5.0)

(1.4)

(4.2)

(3.4)

(10.0)

(9.2)

* 총 358명  * 자료: 에이즈 감염인의 생활 및 지원 실태 조사 (2009; p.85)

 

감염 때문에 사직한 경험 5명중 2명(43.8%)
사직자 둘 중 한 명은 건강상태 상관없이 스스로 직장 포기

또한 감염인 생활 실태 조사에서, 감염으로 인해 직업을 그만 둔 경험은 5명 중 2명 꼴인 43.8%나 있었다. 그 이유는 몸이 불편한 경우가 38.8% 로 가장 많다. 그러나 ‘자포자기 심정’과 ‘동료들에게 알려질 것이 두려워 스스로 포기함’이 각각 24.2%와 23.6%였다. 스스로 포기한 두 경우의 합이 47.8%나 되, 둘 중 한명은 건강상태와 무관하게 스스로 직업 활동을 포기한 셈이다. <이상 표-8, 표-9 참조>

<표-8> 감염 때문에 사직한 경험

구분

있다

없다

감염 전에도 무직상태

%

43.8

49.2

7.0

* 자료: 에이즈 감염인의 생활 및 지원 실태 조사 (2009; p.78)

<표-9>감염 때문에 사직한 경험이 있는 경우 그 주된 사유

구분

몸이불편

자포자기 심정

알려질 것 두려워 포기

관련법상 취업금지 직업 종사

사직 압력

동료들의 따돌림

기타

%

38.8

24.3

23.6

5.5

3.6

0.6

3.6

* 자료: 에이즈 감염인의 생활 및 지원 실태 조사 (2009; p.78)

 

둘 중 한명은 정기수입 없거나 50만원 미만

생활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들의 월 평균 소득수준은 48.9%가 정기수입이 없거나 50만원 미만이었으며, 100만원 대 25.8%, 50~99만원 10.6%, 200만원 대 8.3%, 300만원 이상이 6.3%였다. <이상 표-10 참조>

<표-10> 감염자들의 월평균 소득수준

구분

%

소계(%)

월 평균소득

(총360명)

정기수입이 없다

139

38.6

48.9

50만원 미만

37

10.3

50~99만원

38

10.6

10.6

100~149만원

44

12.2

25.8

150~199만원

49

13.6

200~·299만원

30

8.3

8.3

300만원 이상

23

6.4

6.3

* 자료: 에이즈 감염인의 생활 및 지원 실태 조사 (2009; p.80)

 

감염인 5명 중 1명은 가족과 단절된 기초생활수급자
6년 만에 비율 배로 늘어

위의 감염인들의 소득수준 조사 자료를 보면 기초생활수급자 비율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2009년 생존 감염인의 20% 는 기초생활수급자였다. 이는 2003년의 11%에서 배나 올라간 비율이다. <이상 표-11 참조>

<표-11> 에이즈 감염인 기초생활수급자 수

연도

2003

2004

2005

2006

2007

2008

2009

기초생활수급자 수(명)

225

419

641

698

821

962

1,128

%

(11.1)

(16.6)

(20.6)

(18.6)

(18.9)

(19.1)

(19.9)

생존자 수

2,023

2,519

3,108

3,748

4,339

5,032

5,668

* 자료: 질병관리본부 (2011.9) 원희목의원실 재구성

기초생활수급 감염인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감염인들이 빈곤층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한 가족과 단절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의미도 있다. 에이즈 감염인이 기초생활수급자가 될 때는 일반수급자와 달리 부양의무자의 부양능력은 따지지 않는 대신, “가족과 단절되어 생활하는 자”라는 조건이 붙기 때문이다.

[정책 제언]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지원정책은 의료비지원, 의료기관을 통한 감염인 상담 감염인지원센터(1개소), 쉼터(2개소), 요양호스피스(1개소), 장기요양시설(1개소)지원 정책 등이 있다. 모두 치료에만 집중된 대책들이다. 그러나 가정과 직장에서 소외되는 문제에 대한 프로그램이나 대책이 아직 없다. 이들의 직장과 사회생활을 유지하는 대책이 필요하다.

그나마 가정에서 소외되는 감염인들이 머물렀던 쉼터 예산도 점점 줄어 입소인원이 2007년 1만 명 정도 되던 것이 2010년 4,000명 정도로 줄었다. <이상 표-12 참조>

<표-12> 에이즈 쉽터 예산 및 입소인원

구분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6

입소인원(연인원)

16,450

9,898

2,383

3,582

3,977

1,387

예산(백만원)

904

600

190

165

104

85

* 자료: 질병관리본부 (2011.9)

일할 능력과 의사가 있음에도 사회적 차별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는 것은 인권의 큰 문제가 된다. 선진국은 에이즈 감염인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은 물론 사회적 불평등을 개선하는 사회정책과 결합해 실행하고 있으므로 우리도 정책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미국, 영국. 일본 등은 에이즈 감염인에게도 법적으로 ‘장애인’과 같은 사회적 배려를 해주며 고용에서의 차별을 금지한다. 영국은 감염인을 위한 사회적 지원에 감염인 수발자와 가족에 대한 지원도 포함시킨다. 호주는 정부와 감염인, 지역사회 간의 협력관계를 통해 정책 개발과정에 감염인들을 적극 개입시키는데 힘썼다. 에이즈를 장애인으로 등록하는 문제도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최장 생존자 10명을 보면 30대 이전에 감염사실을 알게 된 사람들이다. 에이즈 수검률을 높이는 프로그램을 통해 조기 발견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영국이 전국의 비뇨기과 클리닉은 물론 일차의료시설에서 에이즈 무료검사를 일반화한 것이 한 예가 될 것이다.

[본 콘텐츠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 원희목 의원실의 국정감사 보도자료이며, 본지의 편잡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