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업용 불량 소독제를 장병에 사용하는 나라
공업용 불량 소독제를 장병에 사용하는 나라
  • 주민우 기자
  • 승인 2011.09.23 0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1차 세계대전까지만 해도 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은 물론이고 일반인들도 마취제의 혜택을 받기 어려웠다.  그 이전에는 팔다리를 자르고 난 다음 뜨거운 기름을 붓거나 촛농으로 출혈을 방지하기도 했다.

당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하면 측은지심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비인간적 수술 말고 그나마 현대적 수술이 가능하게 만든 것은 마취제의 개발이다. 전신 마취제는 에테르가 처음 이용되었지만, 전쟁터같이 응급상황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마취제는 코카인이다.

마취제로 코카인을 이용하기 시작한 크림전쟁(Crimean War)은 역설적으로 의학발전 역사에 크게 공헌했다. 나이팅게일이 활약한 것도 이 전쟁이었다.

코카인은 중독성으로 사용이 금지되었으나 이를 계기로 마취제 연구가 크게 늘어났으며 그 결과, 1905년 독일 화학자 알프레드 아인호른이 ‘노보캐인(Novocaine)’을 발명했다. 

이후 인류는 큰 고통 없이 상처를 치료받기 시작했으며 오늘날에는 마취제의 종류가 늘어나고 기술 또한 발달하여 부작용도 거의 없는 편이다.

이런 마취제 못지않게 인류의 건강을 지켜 주는 것이 소독제다. 미생물을 살상시키거나 생장을 억제하며 감염 예방 목적으로 사용되는 소독제는 인류의 질병확산 방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군당국이 공업용 메탄올이 섞인 불량 소독약을 납품받아 이를 장병들의 수술 부위 소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니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상천 의원에 따르면 모 제약회사는 제조단가를 낮추기 위해 소독약에 사용이 금지된 공업용 메탄올을 7∼40%씩 섞은 뒤 이를 에탄올과 정제수로만 만든 것처럼 허위 표시해 납품했다.

공업용 메탄올은 페인트, 부동액 등 산업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으로 피부나 상처를 통해 체내에 흡수될 경우 시력 장애,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최근 군 보급품과 전투장비 등의 허술한 관리문제가 자꾸 터지고 있다.

이는 군의 사기문제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군의 절대적 품격까지 떨어뜨리는 일이다.

나이팅게일은 인류애로 병사들을 대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녀가 진정 원했던 것은 무능한 군부에 대한 개혁이었다. 그녀는 야전 병원의 조직 개혁에 앞장섰고 끝까지 설득해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우리 군의 의료시스템이 160년 전 나이팅게일 시절을 반추해야 할 정도로 엉망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번 일을 보면 뭔가 찜찜하고 불안한 마음을 버릴 수 없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
여론광장
오늘의 단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