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국정감사를 의사 매도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
[성명] 국정감사를 의사 매도의 도구로 악용하지 말라
  • 정리/배지영 기자
  • admin@hkn24.com
  • 승인 2011.09.21 15: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11년 국정감사가 시작되었다. 올해도 여러 국회의원들이 악의적인 의사 매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과 국회의 잘못된 입법으로 대한민국 의료계가 만신창이가 되었다는 문제의 핵심은 외면한 채, 지극히 말초적인 사안에 매달리며 여전히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예의 부당청구, 잘못된 처방 운운하며 고장난 축음기 마냥 몇 년째 같은 내용을 반복하며 의사들을 공격하고 있고, 특히나 약사 출신과 한의사 출신 국회의원 마저도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실로 어처구니가 없을 뿐이다.

약사회장 출신 원희목 의원(한나라당)은 병원급 의료기관보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스테로이드 처방이 많다며 이의 개선을 주장하였다. 그러나 이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 특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무지의 소치에 불과하다. 특히 스테로이트 투여에 있어 중요한 처방양은 고려하지 않은채 처방횟수만을 고려하여 스테로이드 투여가 많다고 규정하는 것 자체가 주장의 신뢰성을 의심하게 한다.

스테로이드가 마치 독약이라도 되는 양 호들갑을 떨며 의원급 의료기관을 비난하고 국민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는 것이 과연 약사 출신 국회의원이 보여야 할 행동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스테로이드 투여가 그렇게 문제라면, 진단적 판단도 못하면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무분별하게 판매하고 있는 약사들의 행태를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이다.

한의사 출신 윤석용 의원(한나라당)의 주장은 더욱 황당하다. 남성의 전립선 치료제가 여성들에게 처방되었다며, 처방한 의사에게 그 약을 먹이라며 비아냥대었다고 한다. 그가 정말로 의료인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전립선 치료제는 알파차단제,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등이 있으며, 알파차단제의 경우 고혈압 및 여성의 배뇨장애 등 여러 질환에 투여가 가능하다.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 역시 모낭에 특이적으로 작용하여 폐경기 이후 여성탈모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고, 이에 대한 논문도 전세계적으로 다수 발표되었다. 우리나라 유명 대학에서도 여성탈모에 투여하여 효과를 보았다는 논문을 발표하였으며, 일부 논문에서는 임신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경우 폐경기 이전 여성탈모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이렇듯 이 약제 역시 여성에서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음에도, 마치 전립선약이 오로지 남성에게만 투여해야 하는 약인 양 주장하고 있으니 그가 정말 의료인인지 참으로 의아할 뿐이다.

윤석용 의원이 의료인으로서의 최소한의 소명의식이 있다면, 안전한 의약품 사용을 위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았고 중금속 오염의 위험이 큰 한약의 사용부터 자제하라고 주장해야 할 것이다.

더욱이 소위 “약침”이라 하여 식약청이나 복지부에서도 전혀 파악되지 않는 성분의 액체를 환자에게 주사기로 주입하는 황당한 행태에 대해 침묵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의약품은 작용기전에 따라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이 되면 허가기준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허가기준만이 금과옥조인 양, 이 기준을 벗어나면 환자에게 해가 되는 치료라고 주장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특히나 그 주체가 약사나 한의사라면 더욱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의사라는 직역을 비난하기 위한 악의적 의도가 숨겨진 것은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지난 10여년간 의원급 의료기관의 건강보험재정 점유율은 지속적으로 낮아져 이제 20%대에 이르고 있고, 의료전달체계가 붕괴되어 의원급 의료기관은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병원급 의료기관의 수익 경쟁으로 인해 외래진료의 외형이 커진 것도 원인이나, 과도한 의사 매도로 인해 의사 자체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 의사 개인 보다는 병원의 외형이나 브랜드 인지도에 따라 큰 병원을 선택하는 의료소비에도 그 원인이 있다. 잘못된 정책을 인정하지 않고 그 책임을 의사에게 전가하며 끊임없이 의사들을 악의적으로 매도했던 정부와 정치인들에 의한 결과물이다.

국정감사를 통해 잘못된 의약분업과 건강보험재정 악화, 이로 인해 누더기가 된 의료제도를 바로 잡을 생각은 하지 않고, 단편적 포퓰리즘으로 말초적이고 선정적인 사안을 지적하며 의사 매도에 앞장서고, 더 나아가 의사와 환자의 신뢰를 더욱 악화시키는 약사와 한의사 출신 국회의원들의 행태를 보며 본 회는 극심한 분노를 느끼는 바이다.

이에 본 회는 국정감사를 의사 매도의 도구로 악용하는 행태에 대해 더 이상 침묵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바이며, 약사와 한의사 출신의 국회의원이 지속적으로 의사 매도에 앞장선다면 그 국회의원이 속한 직역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는 바이다.

2011년 9월 21일

대한의원협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회사명 : (주)헬코미디어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2길 45, 302호(상암동, 해나리빌딩)
  • 대표전화 : 02-364-2002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슬기
  • 제호 : 헬스코리아뉴스
  • 발행일 : 2007-01-01
  • 등록번호 : 서울 아 00717
  • 재등록일 : 2008-11-27
  • 발행인 : 임도이
  • 편집인 : 이순호
  • 헬스코리아뉴스에서 발행하는 모든 저작물(컨텐츠, 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복제·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이슬기 02-364-2002 webmaster@hkn24.com
  • Copyright © 2024 헬스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dmin@hkn24.com
ND소프트
편집자 추천 뉴스
베스트 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