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병원들도 진료비 허위 청구하는 현실
대형병원들도 진료비 허위 청구하는 현실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09.2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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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들이 환자개인으로부터 본인부담금을 과다하게 받고 건보공단에 진료비를 허위-부당 청구하는 사례가 줄기는커녕 갈수록 그 수법이 지능화되고 다양해지고 있는 사실이 이번 국감에서 생생하게 드러났다. 대형-대학병원들조차 버젓이 이같은 명백한 불법행위를 했다니 의료계의 모럴 해저드 현상이 어느 지경에까지 추락했는지 가늠하기도 두렵다.

복지부는 20일 국감에 제출한 자료에서 지난해 서울대병원, 삼성의료원, 아산병원, 연세세브란스병원, 이대목동병원, 가톨릭대서울성모병원 등 국내 대표적 대형병원 10곳을 대상으로 본인부담금 징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환자 10만명에게서 31억3000만원을 부당하게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진료비 명세서 기준으로는 부당하게 작성된 것이 무려 12만건에 이른다.

병원운용 시스템을 국내에서 제일 잘 갖췄다는 대표 선수급 병원들이 이 정도라면 나머지 병원들은 더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이번에 확인된 부당징수 실태는 10개 대형병원만을 조사한 것이어서 국내 전체 병원을 다 따져보면 내지 않아도 될 본인부담금을 낸 환자들과 그 금액은 훨씬 클 것으로 추산된다.

10개 대형병원의 사례는 겉으로 드러난 빙산의 일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건보공단이 공익신고 포상금 제도를 도입했지만 병원들의 불법행위는 여전하다. 여북하면 진료비 부당-허위청구는 의료계의 골수에 깊이 스며든 불치병이라, 명의 화타가 10명이 온다 해도 고칠 수 없다는 비아냥까지 나왔겠는가.

환자가 선택한 의사가 진료를 하지 않았는데도 선택진료비를 부당하게 징수한다거나 의약품이나 치료재료를 허가받은 범위 이외에 사용한 후 병원 맘대로 비보험(비급여)으로 처리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병원들이 환자 개인에 대해 본인부담금을 부당하게 많이 받은 사례 외에 사용한 치료재료를 허위로 꾸며 부당 이득을 챙겨온 사실도 드러났다. 복강경 투관침처럼 재사용이 금지된 1회용 치료재료를 재사용한 후 새 것을 쓴 것처럼 청구하거나 싼 치료재료를 쓰고도 비싼 치료재료로 둔갑시켜 청구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기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결과 최근 3년간 334개 의료기관이 치료재료 부당청구로 적발됐으며 이에 따라 부당이득금 26억원을 환수당한 것으로 국감에 보고됐다. 이런 수법은 주로 종합병원과 상급종합병원에서 이루어졌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꼴이다.

이러한 비위나 불법행위를 적발, 시정 조치해야 할 심평원은 특히 대형병원들의 비리를 적발하고도 감싸기에 급급했다. 심평원은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적발내용을 공표하지 않았다. 가재는 게편이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심평원은 진료비를 확인해 달라는 민원이 급증하거나 부당금액이 큰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고질적 비리는 형식적인 조사만으로는 뿌리를 뽑을 수 없다.

대형병원 전체와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는 병원 모두에 대해 정밀 현장조사를 실시해 비리 전모를 파악하고 개선안을 마련해야 한다.  비리 병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처럼 부당 진료비를 환수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과징금 등 비리에 상응한 처벌을 해야 한다. 현행법에 미비한 점이 있다면 법령개폐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진료비 부당청구나 본인부담금 과다징수는 병원 행정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고 경영인 및 간부의사들의 묵인 내지 조장이 있지 않고서는 이렇게 관행화되다시피 될 수는 없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병원들은 비급여 항목은 현장조사를 하지 않으면 부당행위를 적발하기 어렵고 심평원의 진료비 심사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니 자율정화를 기대하기보다 외부의 수술이 필요하다고 본다.

스위프트의 풍자소설 ‘걸리버 여행기’의 주인공 걸리버는 네델란드의 유명의대서 학업을 마친 후 고향 런던으로 돌아와 개업을 했다. 그러나 그는 주위 동료의사들의 나쁜 관행을 따를 수 없어 결국 다시 배로 돌아가 선상의사가 돼 남태평양서 인도로 항해 중 난파당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걸리버와 같은 양심적인 의사들이 나와 자정활동을 하기를 기대하지만 병원들은 수입 극대화의 욕심을 떨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비위행위에 대해 보건당국의 강력한 단속과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사람은 출생에서부터 사망할 때까지 보건의료의 틀속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보건당국은 국민들이 진료받는 행위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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