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대한 전의총 입장
[성명] 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대한 전의총 입장
  • 정리/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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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9.0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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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약가인하 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

정부의 약가인하정책에 제약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제약업계는 역사상 전례가 없는 무차별 약가인하로 인해 국내 제약산업이 존폐위기에 처해있다고 주장하면서 정부의 과도한 약가인하정책이 제약산업을 말살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바라보는 의사들은 허탈한 분노의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1. 국내 제약사들의 이중적 태도에 분노한다

불과 1년 전 정부는 전체 약가의20%가 의료진들에게 리베이트로 전달된다고 주장하면서 우리나라 제약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이유가 의사들에게 제공되는 리베이트라고 규정하였다. 그리고 제약회사들은 그러한 정부의 판단이 옳다고 화답하면서 의사들을 처벌할 것을 촉구하였다.

그 결과 리베이트를 수수하는 의사들을 형사적으로 처벌하는 법안인 소위 ‘리베이트 쌍벌제’가 압도적인 표차로 국회에서 통과됐고 2010년 11월 28일부터 시행되었다. 정부의 리베이트 근절의지가 워낙 강력하니 대한민국 모든 의사들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만든 이 법안으로 인하여 리베이트는 사라질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와 제약업계의 주장대로 약가 비용 중20%의 비용이 절감되어 원가가 줄어들 것인데, 약가인하로 인해 제약업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2. 제약협회의 주장은 옳다

정부가 약가인하정책을 밀어붙이는 경우 국내 제약업계가 경쟁력을 잃는 것은 물론, 존폐 자체가 위태롭다는 제약업계의 주장은 전적으로 옳다. 제약산업은IT산업의 뒤를 이어 정부가 집중하여 육성해야 할 바이오헬스산업의 중심분야임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정부는 일관되게 국내제약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정책을 펴왔다.

즉, 정부의 비호 아래 높은 약가를 유지하면서 아무런 신약개발에 대한 능력을 갖추지 않고서도 리베이트를 통해 성장해 왔기 때문이다. 신약개발이 아니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절박함에 세계적 대형 제약사들도 앞다투어 개발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M&A를 하고 있는 동안 국내 제약사들은 가족끼리 대물림을 하면서 높은 이익구조로 인해 만들어지는 리베이트로 생존해 왔던 것이다.

즉, 리베이트는 의사들의 요구에 의해 탄생된 것이 아니라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해 필연적으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던 제약사들의 생존수단이었던 셈이다.

3. 정부의 잘못이다

정부가 리베이트를 없애고 의약품의 유통질서를 투명하게 만들고자 하였다면, 리베이트 쌍벌제를 만들어 의사들을 범죄자로 만들 것이 아니라 제약사들에게R&D비중을 높이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기간을 먼저 주었어야 한다. 충분한 예고기간을 거치면서 제약사간의M&A를 유도한 후 약가를 인하했어야 한다.

오랜 기간 동안 제도로 비호하면서 경쟁력이 약해져 체질개선이 되지 않은 제약회사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약가를 인하하겠다는 통보는 마치 살찐 돼지에게 운동도 시키지 않고서 강제로 경주에 내보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이번 약가인하조치 예고에서 알 수 있듯이, 약가의 결정권을 가진 이는 제약회사가 아니라 정부다. 즉 현재의 높은 복제약가 구조가 유지된 것은 정부가 방치했기 때문이다.

4. 국민과 정부에게 고백하고 의사들에게 사과하라. 그리고 체질을 개선하라

국내 제약회사들은 이제 정부와 국민 앞에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 제약사들의 경쟁력을 좀먹은 것은 정부의 주장처럼 의사들이 아니라 안이한 경영이 가능하도록 방치해 놓았던 정부의 정책이라는 사실과 외국기업과 경쟁할 생각은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안주하면서 대물림의 경영을 지속해 온 제약사 자신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고백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신망을 받아야 할 의사집단을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매도한 것에 대하여 깊이 사죄해야 할 것이다.

국민은 의사들에게 ‘좋은 약’을 써줄 것을 요구한다. 복제약에 대하여 약효동등성 실험을 하지 않고 오직 흡수율의 동등성만을 검사하여 허가를 내주는 현 상황에서 의사들이 믿고 쓸 수 있는 ‘좋은 약’은 오리지널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국내 제약사들이 생산하는 복제약을 처방하는 이유는 정부의 간섭과 강요도 있지만, 리베이트 때문이 아니라 알량한 애국심 때문이다. 국내제약사들이 속히 성장하여 외국의 제약사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업으로 발전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한 의사들을 부정한 집단으로 매도해 온 제약사들이 택해야 할 길은 더 이상 높은 복제약값에 안주하지 말고 이제라도 외국사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서두르는 것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제약협회가 주장하듯이 제약산업의 몰락은 필연적으로 따르게 될 것이고 의료계가 이를 동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2011. 9. 6.

전국의사총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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