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를 물가관리 희생양 삼지 말아야
제약업계를 물가관리 희생양 삼지 말아야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09.05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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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거래위원회가 또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들을 적발해 과징금을 매겼다는 소식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병원, 의사측에 의약품처방 등의 대가로 50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주었다고 공정위가 오늘(5일) 발표했지만 월례행사려니 하고 흘려듣는 이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비리를 조사해 처벌했다는 데에도 시니컬한 반응이 나온다니 우리 사회 전체를 위해서도 매우 좋지 않은 시그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정부 정책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이번엔 토종제약사가 1개사뿐이고 나머지 5개사는 외국사인데도 의료소비자들의 반응을 보면 잘했다는 박수소리는 잘 들리지 않고 무덤덤하기까지 한 게 전반적인 분위기인 듯싶다. 또 고장난 레코드판을 트는 거냐는 비아냥마저 나왔다.

정부가 제약업계와 의료기관 사이에 만연된 불법 의약품 리베이트를 근절한다며 검찰, 국세청까지 동원해 6개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대대적인 단속에 나선 게 지난 4월 초다. 이후 리베이트 수수행위를 적발해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보도가 이어져 이번이 몇 번째인지도 모를 지경이다.

이는 우리 제약-의료계에 리베이트 수수관행이 그만큼 뿌리깊게 박혀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같은 인식에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의 후속조치는 아마추어 행정의 전형적인 모습이요 무슨 복선이 깔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낳기에 충분하다.

우리는 정부가 의약품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작심하고 범부처차원에서 집중단속에 나섰으면 적어도 1차 조사라도 끝난 뒤 제약-의료계의 리베이트 수수를 둘러싼 비리, 불법행위 전반을 파악해 행정처벌을 내리고 개선책을 마련해 발표하는 게 바람직한 보건의료 행정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 움직임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비친다. 지난 몇 달간 정부가 발표한 리베이트 비리는 작년 11월 리베이트 쌍벌제가 실시되기 이전의 행위들이다. 형사범이 아니어서 행정처벌로 끝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효가 있는 것도 아닌 터에 서두를 일이 아니라 종합해서 처리하고 마무리짓는 게 효율적인 처리일 것이다.
 
리베이트 수수행위들을 여러 번 나누어 찔끔찔끔 발표한 것은 혹 제약업계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마침 정부는 약값인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이에 대해 제약업계가 강력 반발하자, 제약업계의 입막음용으로 여론몰이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불행히도 정부의 전방위 물가안정대책의 하나로 보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이미 정유사, 통신사들에 대해 요금인하를 강력히 유도하고 나선 전력이 있기에 더욱 그러하다.

정부가 리베이트 사례들을 빌미로 제약업계에 약가인하 정책을 받아들이라고 무언의 압박을 가할 속셈이라면 참으로 당당치 못한 태도다. 다국적 제약사들의 리베이트 제공 수법 못지않게 교묘하다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약학계의 분석에 따르면 정부의 8.12 약가 조정방안이 시행되면 약값을 23.4% 내리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제약업계 전체 영업이익을 훨씬 초과하는 규모로 제약산업의 근간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자아낸다. 이제 막 스퍼트를 내기 시작한 제약업계의 신약개발과 R&D 투자 확대가 물 건너가게 되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지금 제약업계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고 전전긍긍하는 입장이다. 마침 14년전 9월6일은 팝가수 엘튼 존이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장례식에서 추모곡으로 ‘바람 앞의 등불’을 부른 날이다. 마치 한국제약산업의 오늘을 예견이나 한 듯이 말이다. 이 노래가 국내 제약산업의 장송행진곡으로 불려지지 않기만을 바랄 따름이다.

정부가 기업의 정상적 경영을 불가능하게 할 정도로 엄청난 충격을 주고 산업의 현실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는 약가인하가 제약산업에서 ‘백조의 노래(마지막 작품)’가 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나아가 내용을 대폭 보완하는 등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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