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무임승차' 차단해야
건강보험 '무임승차' 차단해야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08.1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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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억원 이상의 재산이 있는 사람이 직장에 다니는 자녀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재돼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무임승차’ 행태는 참 분통 터지는 일이다. 또 억대의 외제차를 타고 수시로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으면서도, 1년 내내 병원 한 번 가지 못하는데다 월급 100만원을 겨우 받는 ‘적자 인생’들과 똑같이 월 2만원의 건보료를 내는 사회는 결코 공정하지 않다.

이러한 불합리한 현실은 어제 오늘 생긴 일이 아니다. 오래 묵은 문제였다. 주무당국의 태만으로 10여 년 이상 방치돼 왔을 뿐이다.

내 집 마련할 꿈도 꾸지 못하지만 이들보다 훨씬 많은 건보료를 꼬박꼬박 내온 상당수 직장인들의 불만이 터질 지경에 이르자 정부가 건보료 부과체계를 바꾸기로 했다. 헬스케어 산업을 규제하는 데는 단거리 선수인 양 재빠른 보건당국의 늑장행정의 표본을 보는 것만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뒤늦게나마 개선방안을 마련한다니 다행이라고 할까.

제대로 개선안을 만들어 시행한다면 건보료 부과를 둘러싼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고 건보재정 수입 증대라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새는 구멍을 찾아 막기만 해도 건보재정 건전성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보건당국은 깨달았을 것이다.

정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가 17일 의결한 ‘보험료부과체계 개편방안’의 핵심은 근로소득에 대해서만 건보료를 부과하던 것을 앞으로는 월급에다 금융소득, 임대소득, 연금소득 등도 합산해 보험료를 매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의 금융소득, 빌딩소유주의 임대소득 등이 아무리 많아도 건보료 산정에서 제외돼 실질 소득에 비해 훨씬 적은 건보료를 내 비판이 많았다.

그래서 100억원대의 자산을 갖고도 건보료는 달랑 월 2만원만 내는 직장 가입자가 140명이나 된다. 재산이 10~50억원이면서도 월급여가 100만원 미만으로 분류돼 보험료로 평균 2만2000원 정도만 내는 직장 가입자도 1만2124명이다.

월급의 5.64%(회사와 본인이 2.82%씩 부담)를 건보료로 내는 일반 봉급생활자로서는 여간 화나는 일이 아니다. 예를 들어 월급이 150만원인 직장인은 매달 4400만원의 빌딩 임대소득이 있어도 월 근로소득 150만원에 대해서 건보료 4만2000원만 내면 그만이다. 전체 소득대비 건보료 부담률이 0.09%에 불과하다. 다른 소득이 하나도 없는 직장인의 보험료 부담률 2.82%에 비해 아주 적다.

이는 직장 가입자 건보료를 재산 규모와는 상관없이 월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현행 건보제도의 허점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다. 미래위가 종합소득을 기준으로 보험료를 산정키로 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그간 당국은 깨진 바가지처럼 수입원이 줄줄 새는 것도 모르고 건보재정이 적자 난다고 좀 난리를 피웠나. 제약·바이오산업이 차세대 신성장 동력이라고 치켜세울 땐 언제고 건보 지출을 줄인다는 명분하에 단칼에 약값을 최대 26% 내려 연구개발할 여력조차 없게 만든 당국이다. 그러나 진료수가와 약제비를 통제한다고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복지부가 건보재정 적자를 걱정해 약값을 인하했다는 것은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규제권한이 있다고 해서 제약사에 짐을 떠넘긴 것이다. 보험료 부과대상이 되는 소득의 45% 이상이 누락돼 있다는 사실에는 애써 눈을 감았다. 이런 억지도 없다.

건강보험 재정은 2010년에 1조3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의료기술의 발전, 의료수요의 폭증으로 2015년에는 5조8000억원으로 늘어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이제 미봉책은 한계에 달했다.  재원확충 방안을 본격 논의해야 할 때다. 뭐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식이어서는 안 된다.  

보건당국은 이번 미래위 방안을 토대로 부과대상을 최대한 확대해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차단하는 한편 정치적 파장으로 보험료율 인상이 어렵다면 간접세를 통한 지원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정치권도 재원마련 대책도 없는 무상의료 공약을 거둬들여야 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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