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자존심이 살아야 의료가 바로 선다
의사의 자존심이 살아야 의료가 바로 선다
  • 노영조 논설주간
  • 승인 2011.08.05 1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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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이상의 치료행태는 지양되어야 하지만, 의사들이 행하는 의료 서비스에 합당한 진료수가를 보장하는 것은 양질의 진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다.

그러려면 리베이트나 과잉진료 등 병원이나 의사들의 수입극대화 동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진료비 지불 메카니즘이 필수적이다. 행위별수가제(FFS)든 포괄수가제(DRG)든 의료보험수가가 핵심 이슈다. 수가는 의료체계의 알파이자 오메가라할 수 있다.

그런데 복지부 자문기구인 보건의료미래위원회는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안을 논의한다 해놓고도 정작 의료논쟁의 핵인 현행 수가가 적정한지에 대한 검토는 건너뛴 채 맹장수술 등 7개 질병군에 대해 단계적으로 전면적인 포괄수가제를 시행하는 한편 신포괄수가제도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복지부는 이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안을 오는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확정키로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료계가 벌써부터 반발하고 나서 건정심에서 개편안을 확정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료계는 지금과 같은 저수가체제하에서 신포괄수가제가 실시되면 심각한 경영손실이 우려된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의료보험수가 결정처럼 복잡하고 민감한 사안은 없다해도 무리가 아니다. 의보수가 결정구조는 이해관계자인 보험가입자, 의료공급자, 정부 등 3자가 서로 다른 가치와 목표를 지니고 있어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점철돼 왔다. 

이처럼 여러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복잡한 거버넌스 구조에서는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결국 열쇠는 정부가 쥐고 있다고 하겠다.

지난 10여년간 진료수가는 소비자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으로 통제됐다. 2001~2009년 사이 소비자 물가가 27.1% 오른데 반해 수가는 16.6%로 억제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수가통제는 태생적으로 한계가 있다. 의료공급자들이 낮은 수가를 보전하기위해 진료행위를 늘리거나 필요이상의 다른 검사 등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수가통제는 결국 풍선효과라는 부작용만 낳았다. 이는 같은 기간동안 급여비가 123%나 급증한데서 알 수 있다. 수가가 낮으면 진료행위가 늘어나는 악순환이 반복돼왔다고 할 수 있다. 진료비지불제도 개선의 핵심은 일정 수준의 진료서비스를 담보하는 범위안에서 적정한 수가를 인정해주는 것이 되어야 한다. 

의료수가는 의료공급자들에게 제도적, 공식적 수입으로 직결되는 만큼 '적정수준으로의 수가조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의료계도 수가가 낮다며 무조건 올려달라고 하기보다는 의료서비스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환자에게 제공하는 등 동기를 부여해 준다면 훨씬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의사의 자존심은 곧 진료의 자존심이다.  의사의 자존심이 살아야 의료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은 두말할나위가 없다.  

지금처럼 일부 의사들의 행위를 두고 마치 전체 의사가 비리집단인 것처럼 인식되는 사회는 의사의 자존심뿐아니라, 한국 의료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의사의 고유권한인 처방권을 흔드는 어떠한 행위도 있어서는 안된다.  진료행위는 전문지식을 갖고 면허가 있는 의사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이다.

의약품재분류 작업이나 처방전 리필제, 성분명 처방,  만성질환관리제 등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이슈는 그렇지 않아도 주눅이 든 의사들을 더욱 패배감에 빠지게 하고 벼랑으로 내모는 것에 다름아니다.

의약품 재분류는 안전성에 관한 중요한 사안이지 일부 의약품 판매를 슈퍼에 빼앗겼으니 우리도 전문의약품을 빼앗아오고 처방전 리필제를 도입해 손실을 만회하자는 측면에서 다룰 일은 결코 아닌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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