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로 인한 연간 손실 3조원 … 국가가 나서라
자살로 인한 연간 손실 3조원 … 국가가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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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1.07.20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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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800억원과 13억원. 지난해 자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과 자살예방 예산 대비다. 자살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한 상황인데도 자살예방활동을 위한 정부예산은 이처럼 쥐꼬리만한 게 오늘의 현실이다.

자살은 더 이상 개인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로 진화했다. 정부도 자살이라는 질병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자살예방종합대책을 세웠으나 가용예산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관련부처간의 협력체제 부재로 탁상공론으로 끝나고 말았다. 정부는 올 11월말까지 ‘자살예방 5개년 계획’을 수립한다고는 하나 재정적 뒷받침이 없으면 이 또한 페이퍼웍에 그칠 공산이 크다.

대한의사협회가 어제(19일) 주최한 ‘자살은 병인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움에서는 자살 고위험군으로 분류되는 50만명에 대한 집중관리가 시급한데, 여기에는 5000억원의 재원이 소요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정부는 지금까지의 정책실패를 교훈삼아 재원확보 방안이 포함된 자살예방 청사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자살률이 10% 줄어들면 3900억원의 사회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10여년간 우리나라는 사회 유명인사들의 자살이 줄을 잇다시피해 보통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마치 18세기 후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발표된 후 젊은이들 사이에 권총자살이 유행처럼 번진 때를 연상시킬 정도였으니 말이다.

이는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방송 드라마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싸인’ ‘49일’ ‘선덕여왕’ ‘천사의 유혹’ ‘아내의 유혹’ 등은 하나같이 자살로 극을 끝낸다. 심지어 자살을 비장하고 아름답게 묘사하기도 했다. 막장드라마 논란을 일으킨 SBS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주인공의 자살로 최종회를 장식해 자살을 부추긴다는 비판을 받았다.

실제로 스타의 자살에 대한 선정적 보도나 방송 드라마에서 주인공이 자살하는 상황설정은 청소년 자살을 유발한다고 한다. 일반인의 자살보도 때보다 14배나 높은 모방자살(베르테르 효과)을 초래한다는 연구도 있다니 국내 언론과 오락방송은 부지불식간에 자살의 방조자 역을 한 셈이다.

자살은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에 이어 우리나라 사망원인 4위에 올라있다. 특히 생산가능 연령대에서는 사망원인 1,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하다. 외환위기를 기점으로 자살자가 크게 늘어난 탓이다.

2010년 기준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31명으로 자살로 인한 사망자는 1만5000명을 조금 넘는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치(11.2명)의 2.5배가 돼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중 자살 1위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이젠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7150명의 2배 이상이다.

선진국들의 경우 자살은 사망원인 10위권 밖이다. 또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높던 핀란드 헝가리 덴마크 등의 자살률은 줄어드는 추세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계속 늘고 있다. 그 결과 10여년 전 사망원인 8위였던 자살이 4위로 껑충 뛰었다. 2000년대 들어 자살률이 올라가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고 한다. 특히 10~30대에서 자살이 사망원인 1위라는 조사는 매우 충격적이다.

고령화사회에 접어든 마당에 60대 이상의 고령 자살자가 전체의 3분의 1이라는 사실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든다. 80대 이상의 자살률이 10만명당 100명이 넘기는 유사이래 처음이다. 우리로서는 65세 이상 고령자의 자살이 20년 전에 비해 5배나 급증한데다 이들 고령자 자살률이 젊은 층의 3배나 된다는 사실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게 됐다. 

자살은 이제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국가차원의 문제가 됐다. 이런 상태라면 자살은 사회나 국가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작가 박경리 선생은 생전에 “영웅같이 죽는 것보다 초근목피로 삶을 이어가는 것, 그것이 진리다. 사는 것 이상의 진실은 이 세상에 없다”고 강조했다. 너무나 옳은 말씀이다.

정부는 원론적인 정책이 아니라 현실적인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 구체적인 자살예방대책은 이미 다 나와 있다. 이제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을 해야 할 때다. 더 늦기 전에.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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