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지방의료시장까지 장악할텐가
삼성, 지방의료시장까지 장악할텐가
  • 헬스코리아뉴스
  • 승인 2011.07.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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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삼성병원이 천안아산에 지방분병원격인 건강검진센터를 세우기로 하자 지역 의료계가 강하게 반발, 대립이 격화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강북삼성병원은 삼성전자, 삼성코닝, 삼성SDI 등 천안 아산지역에 있는 계열사 임직원 및 가족들을 대상으로 복지차원에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건진센터를 설립키로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충남도 의사회와 지역내 병원을 둔 순천향의대, 건양의대 등은 서울 대형병원의 지방진출은 의료시장 장악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영세한 지역의료 인프라의 붕괴를 초래할 게 뻔하다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충남도 의사회 등은 19일 천안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천안아산 건진센터 설립계획을 비판하고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북삼성병원은 아산 신도시 조성지역인 천안아산 KTX역 맞은 편 Y몰 4층에 600평 규모의 종합건강검진센터 설립을 추진중이다. 4층 전체를 임대키로 한 이 건물은 KTX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북삼성병원측은 이 지역에 거주하는 삼성 계열사 가족들이 5만여 명인데 이들이 서울을 오가며 건강검진을 받느라 불편이 많았다며 삼성가족들의 복리후생차원에서 설립을 한다는 것일 뿐 지역 주민들은 의료서비스의 대상이 아니라고 해명한다. 삼성병원측의 이같은 설명에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계열사 가족들에게도 삼성병원의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키로 한 것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건진센터 설립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은 삼성도 잘 알겠지만  불을 보듯 뻔하다. 단순히 자사 직원에 대한 복지를 제공한다는 차원을 훨씬 넘어선다. 국가의료전달체제가 무너지느냐 하는 문제다.

이 건진센터는 문패만 건강검진센터지 실은 강북삼성병원의 지방분병원이나 마찬가지다. 검진과 진찰을 하다보면 치료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어디까지가 검진센터 영역이니 이 정도만 하겠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계열사 가족들의 건강을 위해서라지만 그런 논리라면 삼성은 계열사가 있는 전국 각지에 삼성병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겠는가.

또 검진만 하고 말 것이라면 구태여 온갖 오해를 받으며 엄청난 투자를 할 필요도 없다. 건강검진을 하는 데는 굉장한 의료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지역내 기존 병원들이 충분히 하고도 남을 일이다.

우리가 우려하는 바는 환자를 뺏고 빼앗기는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 대형병원의 건강검진센터는 지역의 의료수요를 흡수함으로써 의료쏠림 현상을 초래해 지역내 의료기관간의 불균형, 의료양극화를 심화시키는 부작용이다. 가뜩이나 지방환자들의 서울병원행이 줄을 잇고 있는 판인데 이를 더욱 촉진할 계기만 될 뿐이다.

병원간의 과열경쟁은 상대적으로 열세인 지역의료기관을 경영난에 빠뜨려 고사시킬 수도 있다. 또 지역주민들의 의료자치라는 대의에도 어긋난다. 대형병원이 건강검진까지 도맡겠다는 것은 대기업이 두부장사, 콩나물 장사를 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치에도, 도덕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정부는 의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기 위해 현재 의료기관 기능 재정립을 추진중이다. 동네병원 등 의원급에 대해서는 만성질환, 노인 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일차의료의 역할을 맡기고 병원은 전문병원화와 지역거점화를 통해 지역의 중심병원으로 육성하고 대형병원은 중증질환자에 대한 진료기능과 함께 연구기능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국내 ‘빅5 병원’인 강북삼성병원은 암 등 난치병 치료기술과 줄기세포를 비롯한 첨단 의료기술 연구와 응급센터 운영에 힘을 쏟아야 한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기에도 힘이 달릴 터다. 대형병원이 지방의 가벼운 질환자까지 싹쓸이하겠다는 발상은 참으로 시대착오적이다. 강북삼성병원의 시계는 벤자민 버튼의 시계처럼 거꾸로 가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의학전문지 헬스코리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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